월간 음악춘추

2012 보스턴 트리오 정기 연주회 / 음악춘추 2012년 9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9. 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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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보스턴 트리오 정기 연주회
독특한 편성으로 선사하는 앙상블의 묘미

 

앙상블 단체가 창단되고, 장수하기 위한 비결 중 하나는 같은 학교 출신, 비슷한 또래로 구성되는 것이다. 지난 해 10월 영산 금요 초청 음악회로 활동을 시작해 이번에 두 번째 연주회를 갖는 ‘보스턴 트리오’ 역시 비슷한 시기에 보스턴 대학에서 수학한 세 명의 젊은 여성 연주자들로 구성된 팀이다.
클라리네티스트 변현조(용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 서울종합예술학교 겸임교수, 계원예고, 인천예고 출강), 비올리스트 김은정(국민대, 단국대, 단국대 대학원, 선화예중·고 출강), 피아니스트 신지연(한세대, 국립 강릉원주대, 영남대, 동국대 음악원, 대구 영재원 출강)으로 이루어져 있는 ‘보스턴 트리오’의 2012 정기 연주회가 9월 16일 오후 3시 금호아트홀에서 개최된다.
그들은 이번 정기 연주회의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트리오라고 하면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구성이 일반적이지만 우리 같은 편성의 팀은 드물고, 작품도 많지 않다”며 말을 이었다.


“네 곡으로 이뤄진 슈만의 「Fairy Tales Op. 132」는 ‘동화 이야기’라는 제목처럼 슈만이 동화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암베르그의 「Fantasiestucke Op. 12」를 살펴보면 슈만과의 연관성이 느껴지는데, 이 작품도 네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첫 번 째에는 슈만에게 헌정한다고 써있습니다. 또한 같은 제목의 슈만 작품 역시 작품번호가 12이지요. 후대 작곡가인 암베르그가 캐릭터 피스의 주도자인 슈만을 존경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또한 그들이 연주할 베토벤의 「Trio in B♭ Major, Op. 11」은 그의 초기 작품답게 모차르트적인 느낌이 많이 나고, 마지막 악장은 변주곡이라 청중과 연주자 모두에게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작품은 원래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를 위한 곡이지만 비올리스트 김은정이 첼로 파트를 비올라로 직접 편곡하는 색다른 시도를 했다. 그들은 원곡과 음역이 다른 악기로 연주한다는 점에서 실험적이고,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신지연이 “보스턴 트리오와 같은 편성의 트리오가 한국에 많지 않기 때문에, 이번 연주를 통해 관객들이 이런 편성에 보다 더 친근하고 익숙해지길 바란다”고 말하자 김은정은 “클라리넷, 비올라, 피아노 삼중주를 위한 레퍼토리는 별로 없는데, 보스턴 트리오가 넓혀 가는 의무를 지닌 듯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관악기는 관악끼리 연주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클라리넷은 현악기와의 앙상블도 잦은 편이고, 그럴 경우 비올라보다는 첼로, 바이올린과 함께 하는 곡이 많습니다. 비올라와 클라리넷의 음역이 비슷해서인데, 그래서 저는 오히려 두 악기의 소리가 잘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다른 편성의 트리오 작품이더라도 이번 베토벤의 경우처럼 편곡해 연주하거나,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위촉하는 등 꾸준히 레퍼토리를 넓혀갈 생각입니다.”(변현조)
이어 변현조는 “관악기끼리 연주할 때와 현악기가 함께 연주할 때는 다른 점이 많은데, 특히 음정을 맞추기 어려워 보스턴 트리오와 같은 편성이 잘 연주되지 않는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클라리넷, 비올라가 어우러지는 음색이 매우 아름답고, 현악기와 연주하며 음정, 음색, 타이밍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그녀는, “피아노는 음정 변화가 불가능하고, 관악기는 음정을 조절할 수 있는 폭이 좁아 현악기가 음정의 정확도를 높여가고 있고, 그래서 비올리스트인 김은정 선생님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자 김은정 역시 웃으며 “현악 4중주의 경우 음정이 달라지면 서로 음정을 높이고 낮춰 맞추는 것이 가능하지만, 보스턴 트리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므로 현악기 연주자로서 음정의 정확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보스턴이란 도시가 고전적인 면과 초현대적인 면이 공존하는 느낌인 것처럼, 보스턴 트리오도 고전작품을 편곡하는 등 색다른 시도를 하고, 과거의 음악을 현시대에 맞게 해석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맞게 나아가고자 합니다.”(신지연)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왼쪽부터 신지연, 변현조,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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