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 여수은
“독일 유학 시절 마지막 학기쯤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국립오페라단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창작 오페라 「시집가는 날」 세계 초연을 프랑크푸르트에서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날 무대는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독일 현지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공연 후 코리안심포니에서 활동하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비올라 수석 자리가 공석이고, 조만간 오디션이 있을 것이란 소식을 들어 학기 중에 오디션을 치렀고, 운 좋게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비올리스트 여수은은 2008년부터 코리안심포니의 수석으로 활동하기 시작해 4년 째 몸담고 있다.
지휘자 고 홍연택 선생에 의해 1985년 순수 민간 교향악단으로 출범한 코리안심포니는 특히 1987년부터 국립극장과 전속 관현악단 계약을 맺고 국립오페라단과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등의 오페라, 발레 공연 및 갈라 콘서트 등을 함께해 오면서, 오페라와 발레 전문 오케스트라로의 입지를 굳혔다.
여수은은 코리안심포니가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연주 외에 많은 오페라, 발레 공연 등을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에 단원들이 순발력 있고, 오케스트라 반주에도 강하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지난 해부터 젊은 최희준 선생님이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으면서 코리안심포니가 달라졌다”며, “젊고 열정적인 지휘자와 함께 하면서부터 연주력이 향상되었다는 평을 자주 듣고, 내부 분위기도 좋아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오케스트라에 나오는 비올라 독주 부분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발레 「지젤」을 소개했다. 뒷부분에 나오는 이 비올라 솔로는 악보로 여러 페이지에 걸칠 정도로 길기 때문에 ‘비올라 콘체르토’라고 불리기도 한다. 국립발레단이 매년 「지젤」을 무대에 올리고 있어 반주를 맡은 코리안심포니 역시 그 작품을 매년 연주하고 있으며, 여수은이 그 독주 파트를 도맡아 하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비올라는 바이올린의 높은 음역과 첼로의 낮은 음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지요. 이렇듯 오케스트라에서 두드러지진 않지만 중요한 내성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화성이나 음색적인 면에서 오케스트라의 분위기를 어떻게 이끌지 결정하는 중요한 악기이지요.”
솔직히 그는 한국에서 공부하던 당시 오케스트라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독일로 유학을 가 보니 오케스트라의 수준이 확연히 다른 것을 느껴 오케스트라 활동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고, 귀국 해 코리안심포니에서 활동하며 오케스트라의 매력에 더욱 빠졌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 디플롬과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한 여수은은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 단원과 홈부르크 심포니 객원단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올라 비올라 사운드(음악감독 오순화)에서 수석으로 활동하는 한편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화예중·고, 인천예고, 경기예고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현재 한예종에서 오케스트라에 입단하기 위해 필요한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그는 학생들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오케스트라 오디션의 심사위원으로 가 보면 음정이 틀리는 지원자도 있는데, 우선 음정이 완벽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 오케스트라마다 지휘자가 원하는 음색, 스타일 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입단하고 싶은 오케스트라가 있다면 객원 단원으로 들어가서 스타일을 파악한 후 그것에 맞춰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여수은은 올 겨울 올라 비올라 사운드의 정기 연주회에 출연할 예정이며, 내년 1월에는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한다. 독주회란 연주자가 배운 것, 알고 있는 것을 발표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청중과 함께 즐기고 교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레퍼토리를 구성해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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