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피아니스트 신봉애 / 음악춘추 2012년 8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8. 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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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신봉애
교수로서 선사하는 마지막 무대

 

1980년 연세대 음대에 전임강사로 부임한 후 32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수많은 후학을 양성해 온 피아니스트 신봉애 선생. 2013년 8월부로 33년 6개월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선생이 정년퇴임을 1년 앞두고 8월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교수로서의 마지막 독주회를 갖는다고 하여 선생과의 만남을 가졌다.
온화한 미소와 함께 기자와의 인터뷰를 시작한 선생은 “아무래도 이번 연주회에는 ‘마지막’이라는 말이 덧붙여지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이제 교수로서의 생활은 하나씩 정리해 나가야 하겠지만, 피아니스트에게 피아노가 주는 가치는 연륜이 더할수록 배가되고,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많은 위안이 되는 삶의 동반자이기에 연주자로서의 생활을 놓을 수는 없겠지요.”라며, 아쉬움과 더불어 여전히 식지 않은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러한 열정을 대변하듯 선생은 이번 독주회의 프로그램을 그 동안 무대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모차르트의 「환상곡 다단조 K.475」,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슈베르트의 「Sechs Moments Musicaux D.780」로 구성했다


“세 곡 모두 언젠가 연주를 해보고 싶었던 곡들인데, 더 이상 늦어지면 공부할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새로운 악보를 보고,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설레기도 합니다.”
또한 서울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시에서 독주회 및 협연, 실내악 활동을 가지며 지방 음악계의 발전에도 기여해 온 선생은 이번 독주회 역시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앞서 23일 오후 7시 30분 광주 유 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첫 선을 보인다.
“과중에서의 연주는 제가 2년간 학장으로 있는 동안에 음악대학이 광주에 초청을 받아 두 번의 공연을 갖게 된 것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당시 광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연세대 출신들이 클래식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계신 것에 감사했고, 청중 또한 자리를 가득 메워주셔서 매우 인상 깊었지요. 이번 독주회 또한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신봉애 선생은 6세 때 KBS가 주최하는 전국 소년 소녀 음악 경연대회에서 1위로 입상하며 어린나이에 이미 탁월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경기여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선생은 줄리어드 음대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학사 석사과정을 마쳤다. 선생은 귀국 후 교직생활과 더불어 서울과 지방에서의 독주회뿐만 아니라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대구시향 등과의 협연, 교향악 축제 및 서울국제음악제에서의 협연 등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연주활동을 이어왔지만, 무엇보다 교수로서의 맡은 바 책무를 가장 우선시해왔다.


“대학시절은 학생들에게는 한 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중요한 성장 시기이기에 책임감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었지요. 기초적인 음악을 다루는 방법, 태도 등에 대한 것은 변함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부터도 음악에 대한 해석이 계속해서 변하고, 고쳐나가다 보니 ‘예전에는 잘못 가르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래서 지금도 졸업생이나 유학하고 돌아온 제자들이 저를 찾아오면 ‘예전에는 내가 이렇게 말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라고 말하곤 해요. A/S인 셈이죠(웃음).
연세대 음대가 앞으로 차세대 연주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서 더욱 융통성 있는 교육과정을 개설하기 위해 학교에 대한 규정이 자유로워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한 신봉애 선생은 또한 기금 모으기 운동 등의 기부활동이 확산되어 학생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음악가로서 가장 행복한 것은 운동선수와 다르게 나이가 들수록 쇠퇴하지 않고 발전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힘으로 하던 것을 기술로 소화하고, 삶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깊은 해석이 가능해지니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고 도전하게 되지요.”
신봉애 선생은 독주회를 마친 후 제자들과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계획 중에 있으며, 이제는 음악에 대한 책임감을 내려놓고 조금 더 여유롭게 음악을 마주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글_박진하 기자 / 사진_ 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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