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정은
베토벤의 음악으로 청중과 대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오디션을 통해 2년마다 차세대 예술인을 선정하여 2년간 홍보와 연주 활동 등에 지원해 주고 있다. 이러한 ‘2011-201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가문화예술지원 차세대 음악 예술인’으로 선정되어 지난 해부터 독주회 및 두오, 트리오 등의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정은이 2012년 상반기 공연으로 독주회를 마련한다.
이번 독주회는 아르코 영아트 프론티어의 지원으로 6월 12일 오후 7시 30분 세종 체임버홀에서 개최되며, 프로그램은 베토벤의 3대 피아노 소나타라 불리는,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다단조 작품13 ‘비창’」, 「제14번 올림다단조 작품27-2 ‘월광’」, 「제23번 바단조 작품57 ‘열정’」이다.
“지난 해부터 연주회를 이어오며 ‘The Romantic Story’를 부제로 하여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무대를 선보여 왔기 때문에 올해는 고전주의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베토벤의 음악으로 시작해 보려 합니다. 또한 일반 대중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가장 대중적인 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지요.”
특히 이번 독주회에서 처음으로 해설에 도전해 보고자 한다는 김정은은, “마이크를 든다는 생각만으로도 벌써 떨리네요(웃음).”라며 긴장되는 마음을 내비치고는 다시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제가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진행하고자 하는 것도 친숙한 곡으로 프로그램을 선정한 것과 같은 이유라 볼 수 있지요. 연주회를 이어오다 보니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직 들락날락 하며 피아노 치는 모습만 보여드리는 것이 일반 대중들에게는 지겨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문적인 해설가는 아니지만 곡에 대한 에피소드나 해설들을 곁들여 연주회의 길잡이 역할을 시도해 보고자 합니다. 피아니스트는 연주하는 동안에는 관객들의 눈빛을 볼 시간이 없는데요, 이러한 시간을 통해 눈빛도 교환하고 서로가 더욱 즐길 수 있는 ‘수다떠는 음악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부산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김정은은 이후 도독하여 국립 칼스루에 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로버트 슈만 뒤셀도르프 음대에서 피아노 콘체르트 엑자멘 최고연주자과정과 피아노 실내악 콘체르트 엑자멘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한·독 브람스 피아노 콩쿠르 1등, 시타 디 발레타 피아노 국제 콩쿠르 1등, 2006 피에트리 술 마레 피아노 국제 콩쿠르 3등, 2007 브래드쇼우 보노 피아노 국제 콩쿠르 2등, 2008 엠마뉴엘 모어 피아노 콩쿠르 2등을 차지한 바 있으며, 독일 Ardor 오케스트라, Bruchsal 심포니 오케스트라, 독일 NPW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한 바 있는 그는 현재 부산예고, 브니엘예고, 예원학교, 선화영재 아카데미, 선화예술학교, 부산교대, 동아대, 인제대에 출강하고 있다.
이어 그 동안의 연주 가운데 특별했던 기억을 묻자, 그는 “김용원 선생님, 강동석 선생님과 거제도 문화예술회관에서 연주회를 가진 적이 있는데, 선생님들께서 연주 전, 장애인 학교에 가셔서 그 친구들을 위한 공연을 해주셨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일반 연주회와는 다르게 집중력이 낮은 친구들이다 보니 연주에 집중하거나 조용히 들어주지는 않지만, 그들은 순간 순간 느끼는 감정을 바로 표출하기 때문에 슬픈 음악을 연주하면 정말 꺽꺽 거리며 울기도 하고, 즐거운 음악을 들으면 뛰어다니며 기뻐하지요. 그러한 모습을 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연주해야겠다’는 생각과 ‘기쁜 마음으로 재능을 기부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저 또한 본받아야겠다’고 다짐했었지요.”라며, 지난 해 이러한 마음을 실천으로 옮겨 장애인을 위한 연주회를 가졌었다는 그는 쉽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독주회를 마치고 여름과 겨울에는 일본에서 피아노 두오 연주회를, 가을에는 피아노 트리오 연주를 계획하고 있다는 김정은은 “이번 독주회의 곡들이 대중적인 곡이라 저에게는 더욱 어려운 곡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틱한 갈등과 격정적인 음악을 최대한으로 표현하여 맺고 끊음이 확실한 베토벤의 성격을 전달하는 것에 충실할 생각이며, 완벽히 표현해 보고자 노력하겠습니다.”라는 포부로 인터뷰를 마쳤다.
글·박진하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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