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 / 음악춘추 2012년 8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8. 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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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
현대적으로 해석한 ‘팔리아치’ 공연

 

어느 떠돌이 배우가 지나친 질투로 인해 공연 후 자기 아내를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작곡된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는 사실주의 오페라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하지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유랑 극단 단장인 카니오, 그의 아내 네다, 단원 토니오, 어린 단원 베페, 마을 청년 실비오가 각각 찰리 채플린, 마를린 몬로, 〈배트맨〉의 조커, 본 조비, 영화제작자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되었던 「팔리아치」(미추홀 오페라단 제18회 정기 공연)의 무대가 그러했다.
그리고 그 때의 연출가인 신금호(오페라 M 대표), 카니오 역의 테너 이동환(현 Benedetto 예술기획 대표), 네다 역의 소프라노 류진교(대신대 교수, Artstory Inc. 소속 가수로 활동 중), 토니오 역의 바리톤 박정민(연세대 출강, 서울시립오페라단 단원 및 프리모깐딴떼 단원), 베페 역의 테너 정재환(추계예대, 성결대, 웨슬리 아카데미 성악과 출강), 실비오 역의 바리톤 박찬일(현 명지대학교, 계명대학교 외래교수)이 다시 한 번 「팔리아치」를 위해 모였다. 9월 8일 반포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오페라 M의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에서 소개될 「팔리아치」는 합창 부분을 제외하고 거의 전곡 연주될 예정이다.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는 간단하게 마련해 온 무대이지만, 5월에 함께 했던 「팔리아치」의 출연진이 워낙 좋았고, 서울에서도 선보이고 싶어서 이번에 특별히 다시 뭉치기로 했습니다. 당시 「팔리아치」의 연출을 맡아 색다른 시도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 때의 콘셉트로 공연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네다 역을 마를린 몬로로 변신시켜 의상, 제스처 등 ‘마를린 몬로’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성격을 차용한 것이지요.”(신금호)
네다 역의 류진교는 “신금호 연출자가 지금까지 했던 전통적인 오페라의 틀을 벗어나서 현대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했다”며, “공연 후 관객들로부터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그들의 「팔리아치」는 영화 같은 오페라였던 것이다. 그들은 당시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각각 캐릭터의 영상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이해를 돕기도 했다.
“「팔리아치」는 현대인의 삶을 가장 잘 그린 오페라라고 생각합니다. ‘팔리아치’는 ‘광대들’이란 뜻인데, 광대는 자신이 아무리 슬프고 힘들어도 무대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지요. 「팔리아치」 극중에 그런 내용의 아리아가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성악가인 제 삶에도 가장 잘 어울리는 오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이동환)


“「팔리아치」에서 베페는 유랑 극단의 단원으로, 그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실을 알지만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라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소개한 정재환은, 베페가 비중 있는 역은 아니지만 본 조비로 분장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실비오 역의 바리톤 박찬일은 “「팔리아치」에서 영화 제작자로 출연해 톱 스타인 마를린 몬로와 사랑에 빠질 수 있었다”며, 이 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오페라에서 소프라노와 테너의 사랑을 방해하는 인물은 대개 바리톤인데, 「팔리아치」에서는 사랑에 빠지는 역이라는 것이다.
「팔리아치」에서 줄거리를 만들어 가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토니오 역을 맡은 박정민은 영화 〈배트맨〉의 악당인 조커로 분장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무대를 장악했다.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를 진행하는 신금호는 매번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지식 채널’을 통해 「팔리아치」의 작곡 배경, 일화 등에 대한 설명을 곁들일 예정이다.
오페라 M은 계속 진행해 오고 있는 ‘멋진 연주자 시리즈’와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 ‘배은환의 바이올린 이야기’ 외에도 전경련의 초청으로 제주도에서 두 차례의 공연을 하고, 연말에는 오페라 M의 주최로 송년 디너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왼쪽부터 류진교, 박찬일, 정재환, 이동환, 박정민, 신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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