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베이스 바리톤 박태환 / 음악춘추 2012년 8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8. 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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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바리톤 박태환
그랜드오페라단의 ‘토스카’에서 스카르피아 역

 

“그 동안 저의 주 레퍼토리가 베이스였기 때문에 바리톤 역인 「토스카」의 스카르피아를 소화하기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하고, 표현해야 할지 많이 연구했습니다. 특히 악역의 이미지를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베이스 바리톤 박태환이 지난 봄에 개최된 ‘제3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그랜드 오페라단의 「토스카」 중 스카르피아 역으로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사실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었던 그는 2012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공연될 작품들 중 베이스 역을 제의받기도 했지만 바리톤인 스카르피아 역을 해보고자 오디션에 도전했고, 결국 그 역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쇼스타코비치의 「레이디 맥베스」,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바리톤이나 베이스가 소화해도 되는 역은 외국에서 해본 적이 있지만 완전히 바리톤 역으로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예전에는 자신이 스카르피아 역을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었기에, 오디션을 통해 스카르피아 역이 되었을 때도 무대에서 잘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부딪혀 본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오페라에 있어서 캐릭터 연기가 쉽진 않습니다. 워낙 공간이 넓어서 정확한 자세, 디테일을 보여주기 힘드니까요. 처음에는 스카르피아를 정적이고 내면적인 악인으로 표현하고 싶었지만, 그런 면을 오페라 극장에서 보여주긴 쉽지 않기 때문에 연출자 선생님과 상의해 동적이고 적극적이며 거칠게 연기했습니다. 다시 이 역을 하게 된다면 또다른 쪽으로 해보고 싶네요.”


몸이 악기인 성악가에게는 타고난 목소리로 자신의 파트가 결정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낮은 목소리의 베이스였음에도 바리톤을 선호했고, 언젠가는 바리톤을 시도해 봐야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었다. 레퍼토리를 넓히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했지만, 그는 2009년부터 베이스 바리톤과 드라마틱 바리톤 영역까지 넘나들고 있다. 하지만 베이스와 바리톤으로 동시에 활동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바리톤으로 자리잡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박태환은 오는 9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 초연되는 인씨엠예술단의 오페라 「다윗」에서 바리톤 역의 사울 왕으로 출연한다.
베이스 역부터 드라마틱 바리톤 역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로 현재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주요 극장에서 전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세계적인 지휘자 Riccardo Chailly, 테너 Nicola Martinucci와 함께 한 밀라노 스칼라 극장의 ‘푸치니 기념 콘서트’의 베이스 솔리스트로서의 연주를 비롯한 여러 콘서트에 출연했으며, 유럽 각지의 30여 개 주요 극장에서 「마술피리」, 「돈 조반니」, 「리골레토」, 「아이다」, 「루이자 밀러」, 「투란도트」, 「서부의 아가씨」, 「청교도」, 「고고노에이코」, 「카르멘」, 「레이크스 프로그레스」, 「베르테르」 등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제 외모가 착하게 생겨서 선한 역할이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웃음), 「루이자 밀러」에서 처음으로 우름이라는 악역을 한 후 소리, 외모, 연기가 잘 어울리고 좋았다는 의외의 평을 받았습니다. 그 때부터 선호하는 역할이 악역이 되었지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공연이라 뜻깊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피사의 베르디 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카풀렛 역에 출연한 후 그 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획 중이었던 6개 극장으로부터 카풀렛 역으로 캐스팅된 것도 기억에 남고요.”


바리톤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박태환은 가장 해보고 싶었으며, 그가 잘 하는 악역이기도 한 「토스카」의 스카르피아 역을 해낸 지금,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으로 「일 트로바토레」의 루나 백작, 그리고 「안드레아 쉐니에」의 제라드 역을 꼽았다.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고 보다 더 레퍼토리가 확장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지금으로서는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2007년부터 밀라노의 오페라 공연 에이전시 ‘AliOpera’의 전속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번 가을 학기부터 서울종합예술학교 음악예술학부의 교수로 후학을 양성한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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