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배은환
‘바이올린 이야기 시리즈’
지난 해 11월 ‘오페라 M 멋진 연주자 시리즈’의 일환으로 파가니니의 「24 카프리치오」 전곡을 연주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은 바이올리니스트 배은환의 ‘바이올린 이야기 시리즈’가 2012년 1월을 시작으로 하여 마지막 달인 12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반포아트홀 M에서 열린다.
‘바이올린 이야기 시리즈’의 첫 번째 무대로 1월 31일 오후 8시,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비올라로 편곡된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는 그는, “‘바이올린 이야기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첼로 협주곡을 비올라가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하여 연주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연주를 통해 비올라 협주곡이 단 여섯 곡밖에 존재하지 않아 연주자들의 레퍼토리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첼로 협주곡을 비올라 협주곡으로 편곡하여 연주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첼로는 낮은음자리표를 사용하고, 비올라는 높은음자리표와 가온음자리표를 사용하기 때문에 첼로의 묵직한 고음도 비올라로 이조한 경우에는 바이올린의 고음과 동일할 정도의 높은 소리가 나죠. 따라서 많은 에너지와 집중력이 요구되어집니다. 하지만 기술과 음악의 밸런스가 어우러진다면 화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라고 설명하며, 오래된 공책 속에 엘가의 「비올라 협주곡」이라고 쓰여진 손사보된 악보를 보여 주었다.
배은환은 이처럼 비올라 협주곡으로 직접 편곡한 엘가, 드보르작,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과 작곡가 조은화에게 청탁한 드보르작, 보케리니, 프로코피예프의 첼로 협주곡 등 총 여섯 곡과 더불어 기존에 있던 비올라 협주곡 여섯 곡, 그리고 12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현재 로스엔젤레스 델 제수 스트링스와 오페라 M 음악감독이자 CTS Concert 시리즈, Direct TV 네트워크 방송, 채널2087 진행 및 솔로이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배은환에게 바쁜 일정 가운데 한 달에 한 번 연주하는 것이 부담되지는 않는지 질문하자, “50이 넘은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건국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 미국에서의 십 년간의 생활은 오로지 제 자신과 가족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시간을 자유롭게 연구하며 기술적인 단련을 거치고 나니, 레퍼토리들을 남들보다 조금은 빨리 익힐 수 있게 되었죠.”라는 그는 지금이 땀과 노력으로 맺어온 열매를 추수하는 시기라 생각한다고.
이어 연주만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힘든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하며 이를 극복하는데 자신이 작은 불씨가 되고자 한다는 배은환은 “가급적이면 초대권보다 유료 관객이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티켓을 낮은 값으로 책정하였습니다. 작은 촛불들이 모여 독일의 통일을 이루어 냈듯이, 저의 작은 노력을 시작으로 훗날 클래식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한 바이올리니스트 배은환은 줄리어드 오케스트라, 다우니 시포니, 에스펜 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부산시향, 대전시향, 서울시향, 다니보스톡 심포니, 바로크 앙상블 등과 협연무대를 가진 바 있으며, 2000 밀레니엄 콘서트를 비롯해 국내외 다수의 무대에서 독주회 가졌다. 또한 그의 웹사이트 바이올린 이야기(www.violinstory.com)는 10년 이상 운영되어 저장된 다양한 자료들로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있다.
“음악이 발전하는 것에 나이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재능을 받은 이상 땅에 묻을 수는 없기에,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무대에 서서 발전된 연주를 보여드릴 것입니다. 또한 현재는 작은 홀들이 많아 마음만 있다면 어디서든 연주를 할 수 있는 시대인 만큼 많은 젊은 음악가들이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연주하는 일에 의욕적으로 다가갔으면 합니다.”라는 배은환은 마지막으로 많은 대중들이 ‘반포아트홀 M’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소규모의 홀들에 관심을 가져 계속해서 지켜나갈 수 있길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글 박진하 기자 / 사진 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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