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피아니스트 형수운 / 음악춘추 2012년 1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 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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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형수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기회 삼을 것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7일까지 열린‘2012 예술의전당 아티스트 오디션’에서 베토벤과 슈만, 그리고 프랑크와 현대작품 등 시대별로 안배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오디션에 합격한 피아니스트 형수운은 “실력 있는 신인연주자를 발굴하여 기회를 제공한다는 안내서를 본 후 제 음악을 알릴 수 있고, 또한 예술의전당 같은 큰 홀에서 연주와 협연의 경험을 쌓음으로써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연주자들이 많이 참가하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이번 기회가 저에게 특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생각보다 목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음악의 길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 봅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형수운은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피아노를 전공하게 되었으며,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 음대를 졸업할 당시는 전체 수석을 차지하며 서울대 총동창회장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다양한 음색과 시적인 표현을 통해 자신만의 음악을 표출하여 청중을 몰입시키는 힘을 가진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은 전반적으로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클래식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달라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클래식 연주회라고 하면 멋지게 차려입고 가는 곳이며, 전공생이나 애호가가 아닌 이상 먼 나라 이야기라고 인식하는 반면, 독일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아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도 동네 작은 연주회장에 가서 연주를 듣고 즐기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죠. 한국에 돌아와 바쁜 나날을 보내다보니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듯한 도시, 하노버에서의 여유로운 생활이 그립기도 해요(웃음).”


일찍이 국내에서 두 차례의 음연 콩쿠르 1위와 세계일보 콩쿠르 1위, 음악저널 콩쿠르 전체 대상, 수리 콩쿠르 1위 등으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제56회 이탈리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파이널리스트로 오른 것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Barletta 국제 콩쿠르 1위 및 특별상, Pietro Argento 국제 콩쿠르 3위 등 해외 유수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쾌거를 올렸다.


“부조니 국제 콩쿠르는 2년에 걸쳐 모든 라운드가 진행되죠. 긴 기간 동안 스스로를 컨트롤하며, 한 달 전에 새로 작곡되어 주어지는 협주곡을 포함한 15곡 이상의 작품을 동시에 완성시켜 나가는 일이 막 유학을 시작한 유학생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죠.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기만큼은 온전히 피아노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죠.”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함께 긴 시간을 보내온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될 만큼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인 부조니 콩쿠르는 파이널리스트라는 좋은 성과와 함께 그를 한층 성숙한 피아니스트로 발전하게 만들었다.


이어 가장 행복했던 기억에 대해 질문하자, “유학간 지 3년 정도 되었을 때 이탈리아의 한 도시의 작은 연주회장에서 연주할 기회가 생겼어요. 베토벤 소나타를 연주하였는데 1악장을 마치고 2악장을 치려는 그 짧은 순간 청중 모두 숨죽여 저의 연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들이 저와 함께 호흡하고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되니 긴장감이나 암보에 대한 불안감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오로지 음악에만 빠져 연주하였죠. 연주가 끝난 후 다가와 알아듣지 못하는 이탈리아어와 짧은 영어로 감동의 인사를 전해 주던 청중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라며 그 때를 회상하듯 웃음지었다.


현재  오는 2월에 있을 독주회 준비와 더불어 서울예고, 인천예고, 전주예고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형수운은 “현재 학생들이 느끼고 있는 부분들을 저도 학창시절 겪어왔고, 또 고민해 왔던 부분들이기에 그 경험을 반영하여 함께 공감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그 동안 메우지 못했던 부족한 점에 저의 힘이 보태져 보완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에 연주와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라며 앞으로도 연주 활동과 더불어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미경, 김형배, Matti Raekallio를 사사한 형수운은 화려한 테크닉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연주자가 되라는 스승들의 가르침대로 앞으로도 진심을 담은 깊이 있는 음악으로 다양한 연주무대를 통해 청중과의 만남을 가질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글·박진하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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