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메조 소프라노 신경희 / 음악춘추 2012년 4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3. 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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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조 소프라노 신경희
노래를 향한 끝없는 열정 표출

 

메조 소프라노 신경희가 4월 21일 오후 7시 30분 영산아트홀에서 귀국 독창회를 갖는다.
프로그램은 헨델의 「사랑하는 아내여」, 비발디의 오페라 「바야지드」 중 ‘나는 멸시받는 아내라오’, 브리튼의 「물푸레나무 덤불」,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로시니의 「잔인한 운명」, 도니제티의 오페라 「라 파보리타」 중 ‘오! 나의 페르난도’ 등이다.


“성악을 늦게 시작하여 중견 성악가라 해도 충분한 나이에 귀국 독창회를 갖게 되었네요(웃음). 귀국 독창회라고 하면 학술적으로 다가가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신데요. 저는 제 독창회에 오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선율이 아름답고 듣기에 어렵지 않은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적지 않은 나이에 언제 다시 기회가 주어질지 몰라 제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곡들을 많이 첨가하였지요(웃음).”
그가 음악을 시작한 것은 27살 때이다. 유아교육과를 전공해 어린이집 교사 생활을 하던 신경희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성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대학 입시 공부를 시작하였다.


“예술중학교를 준비하던 때에 아버지께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시게 되어 노래를 접어야 했습니다. 가정형편상 노래를 공부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어 그저 꿈만 가지고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 ‘이러다 눈도 못 감고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적지 않은 나이에 노래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당시 같은 성당에 다니던 테너 박광원 교수의 도움으로 노래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00학번으로 여주대 음악과에 입학하여 소프라노 한숙희 교수에게 사사 받으며 음악공부에 대한 꿈을 더욱 키웠으며, 다시 편입시험을 치러 그리스도대 음악과에서 김종천 교수를 사사하며 대학과정을 마쳤다. 하지만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 신경희는 로마 아카데미아를 수료하고, 레체의 Tito Schipa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뒤 지난 해 6월 귀국하였다.


“그 동안 저의 상황을 이해해 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유학까지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제 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고 메조 소프라노 길로 들어설 수 있게 해주신 로자 리쵸띠 선생님과 남들이 보면 철없다 생각할 결정에도 기꺼이 응원해 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이탈리아 레체 여성합창단, Padre Igino Ettore 단원이자 솔리스트, 이외에 다수의 콘체르토와 종교음악 연주회를 가져온 신경희는 현재 한국성악회 회원이자 오페라부파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월까지 코믹 오페라 「버섯피자」에서 하녀 포비아 역할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였다.
“어떠한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공명된 소리로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것이 성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노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길거리를 지나다 문득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하지만 이러한 노래를 향한 애틋함은 그에게 시련을 안기기도 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다는 스트레스가 안면마비 증상을 일으킨 것이다. 그로 인해 지금도 노래하기 전 남들보다 긴 준비시간이 필요하고, 정확한 발음을 위해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신경희는 이러한 상황 또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저 역시 이왕 시작한 거 누구보다 잘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사람이 열 가지를 다 가질 수는 없으니까요.”라며 웃어넘겼다.


자신의 경험이 무르익기 전까지는 후학을 양성하기보다 연주를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신경희.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며, 그 누구보다 즐거운 인생을 사는 듯한 그와의 만남은 흔히들 말하는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힘든 상황을 한탄하며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계신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어떠한 일에 도전하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용기를 내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자신만 용기를 낸다면 생각보다 주변에 기꺼이 도움을 주실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느끼실 거라 생각합니다.”


글·박진하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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