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클라리네티스트 동준모 / 음악춘추 2012년 3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3. 26. 22:41

 

클라리네티스트 동준모
‘Passion’

 

오케스트라 협연과 앙상블 연주, 그리고 프레미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클라리네티스트 동준모가 3월 26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Passion’이라는 주제 아래 카발리니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와 타란텔라」, 드뷔시의 「클라리넷과 관현악을 위한 랩소디」, 브람스의 「소나타 제2번 내림마장조 작품120」, Jean Aubain의 「오케스트라와 클라리넷을 위한 콘체르토」를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작년에는 미국 오하이오 대학을 비롯해 해외 여러 나라에서 초청연주 및 독주회를 가진 반면에 국내에서의 독주회는 오랜만에 마련한 것인데요. 그래서 청중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제가 열정을 다해 도전하고 싶었던 곡들을 엮어 프로그램에 담았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연주할 Jean Aubain의 「오케스트라와 클라리넷을 위한 콘체르토」는 10여 년 전에 국내에서 한 번 연주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 곡의 스타일은 변박이 심해서 곡을 이해하기에 조금은 난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음악이 영혼의 울림이 있고, 작곡가의 생각과 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연주자가 작곡가의 의도를 충분히 표현해 낸다면 청중이 곡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상명대 음악대학 관현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동준모는 서울대 음대 기악과에 재학 중 독일로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 만하임 국립음대를 졸업하였다. 1992년 보스톤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보스톤 시빅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뉴욕 서울대 동문오케스트라 수석, 독일 Badishe Chamber Ensemble과 San Jose Chamber Ensemble 주자로 활동하는 등 연주자로서의 역량을 키워왔다.
클라리넷 연주자이면서 지휘자로, 교육자로 부단히 활동 영역을 넓혀 온 그는 지휘를 하며, 클라리넷이란 악기에 대해 더욱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음악적으로도 성숙미를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클라리넷은 연주자가 직접 연주하며 감정을 표현해야 하지만 지휘는 연주자들로 하여금 감정을 표현하게끔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각각의 성격은 다르지만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잘 배합하는 것이 ‘진정한 지휘자의 길’이라고.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가 어느 마스터 클래스에서 ‘지휘라는 것을 어떤 방법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항상 난감하다. 나는 지휘의 방향만을 제시할 뿐이지 그것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 말처럼 지휘라는 것은 자신의 개성과 창조적인 능력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지, 누군가가 정확한 방향을 제시해 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점은 우리 학생들에게 분명히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한데요.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분야가 학습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학생들이 하루빨리 깨달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그 무엇보다도 ‘기초에 충실한 음악가’로서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학생들이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몸의 일부로 여기기까지는 피나는 훈련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무릇 예술은 오래도록 참고 묵묵히 정진했을 때 그 빛을 발한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오늘날 우리들은 현재의 위치에서 무언가 곧바로 실현되지 않으면 포기하고 맙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가 그렇지요. 우리 학생들이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자신의 길을 모색한다면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을까요?”
클라리네티스트 동준모는 이번 독주회를 마친 후 상명대학교의 ‘상명 앙상블’ 연주와 프레미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 연주회 등을 앞두고 있다.

 

글·장혜령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