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작곡가 한경진 / 음악춘추 2012년 3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3. 26. 22:34

 

작곡가 한경진
전남대 음악학과 교수로 선임

 

한국작곡가협회 실행이사, 소리목, ISCM, 창악회, 아시아작곡가연맹의 회원으로 작품활동을 펼쳐 온 작곡가 한경진이 올해 3월부터 전남대학교 음악학과 작곡전공 교수로 강단에 선다. 오랜시간 준비해 온 만큼 학교와 학생들의 발전에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선다는 그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 찬 얼굴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되면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음악에도 이러한 논리가 반영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시대에서 순수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거꾸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새로움이란 것은 계속적으로 발생되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것이고, 새로움과 변화만을 추구하는 지금이야말로 작곡가로서의 기본기와 자세를 점검해 보아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학생들에게는 답답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먼저 기본기와 자세에 대한 틀을 잡아보고자 합니다.”


이와 동시에 학생들이 꼭 갖추어야 할 자세는 부단한 훈련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 그는, “작곡가로서 자신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 위해서는 개성이 필요하고, 그 개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운동선수가 하루라도 운동을 게을리할 수 없듯이 작곡가도 어떠한 방식이든 늘 작곡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하는 것이지요. 꼭 책상 앞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작곡가 한경진은 매순간 ‘설득력’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다. 자신의 곡을 모든 이들이 좋아할 순 없지만 그 곡이 연주되는 순간 만큼은 관객이 집중할 수 있게 말이다.


그에게 이러한 설득력이 높은 작품소개를 부탁하자 그는, 「Con Moto for Violin & Piano 」(2006)와 「De Profundis for Orchestra」(2003/2007)」를 예로 들었다.
「Con Moto for Violin & Piano 」는 2006년에 쓰여져 초연된 곡으로 반복과 변화를 소재로 한 곡이다. 계속적인 반복이 어떻게 새로운 모습으로 반복하느냐가 주된 관건인데, 관객들의 몰입도와 호응이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그리고 2003년에 발표된 「De Profundis for Orchestra」는 그가 오케스트라의 음향적 색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쓴 작품으로 음향적인 요소가 있어 날카로움이 있기는 하지만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적절히 배치 되면서 긴장과 이완이 적당히 조절되어 있는 곡이다.
이 외에도 최근 창악회 창립 53주년 정기 발표회에서 「현악4중주 제2번」을 발표하고, (사)CC코리아(Creative Commons Korea)에서 주최한 문화관련 행사의 일환으로 삼청동 야외카페 공연에 참여한 한경진은 유범석, 김범기를 비롯한 5명의 전문 작곡가들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삼청동 야외카페에서 있었던 연주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눈도 맞추고 일반인들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음악회야말로 대중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컨셉이었지요(웃음).” 
작곡가로서는 관객과의 소통, 교육자로서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고민하고 있다는 한경진은  현재 올해 소리목 정기 연주회에서 발표할 첼로 솔로 곡을 작업 중이다.
“지난 해부터 선적 흐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지금 쓰고 있는 첼로 솔로 곡은 하나의 악기를 통해 ‘다차원적인 선적흐름의 표현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작품입니다. 또한 이러한 점을 구체적으로 표면화시킨 것이 2011년에 초연된 「현악4중주 제2번」이고, 앞으로도 향후 몇 년간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다양한 방향성을 가지고 유지될 것 같아요.”

 

글·장혜령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작곡가 한경진은 서울대 음대 작곡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Southampton에서 박사를 취득하였다. 동아 콩쿠르 1위, 한민족창작음악축전 대상 및 서울음악제, Grieg 국제 콩쿠르, Luxemburg 국제 콩쿠르, Landislav Kubic 국제 콩쿠르 등에서 입상 및 Finalist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한국작곡가협회 실행이사, 소리목, ISCM, 창악회, 아시아작곡가연맹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전남대학교 음악학과 작곡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