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하모닉 수석 플루티스트 김일지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쌓는 역량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도미하여 뉴 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럿거스 대 박사과정 중에 있던 플루티스트 김일지는 지난 해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플루티스트로 발탁되었다.
“박사과정 중에 오케스트라 오디션 공고가 났다는 소식에 잠시 귀국하여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너무나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를 얻어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고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현실적인 부분도 많이 고려하여 선택한 일이지만, 미국에서 공부할 때 체계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는 오케스트라 수업을 들으며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제가 이 길을 선택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주었지요.”
그가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선택한 것은 지난 해 새로 부임한 지휘자 구자범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 기존의 레퍼토리에서 시야를 넓혀 새로운 것에 계속해서 도전해 나가고 있는 구자범 지휘자와 함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였다.
“저희는 일단 정기 연주회 전에는 오전·오후 연습을 2주간 진행합니다. 다른 오케스트라에 비해 조금 긴 시간이지요.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곡에 도전하고, 연주회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라며, 지난 5월에 가졌던 ‘바그너 갈라 콘서트’에 대한 이야기로 말을 이었다.
“당시 저희 오케스트라 단원만 100여 명에 이르렀고, 엑스트라와 4개의 합창단까지 그야말로 대규모의 인원이 참여하였지요.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바그너의 음악을 3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주회로 개최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관객 반응 또한 좋아서 많은 것을 느꼈던 연주였습니다.”
이어 플루트를 ‘오케스트라의 꽃’이라 말하는 그는 최상부의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면서도 다른 악기들과 융합되는 소리를 찾는데 열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악기도 바꾸려고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부터 이화·경향 콩쿠르, 음악저널 콩쿠르, 국민일보·한세대 콩쿠르, 가톨릭대 콩쿠르 등에서 1위를 차지하였으며, 미국의 가장 오래된 플루트 재단인 뉴욕 플루트클럽 주최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국제 콩쿠르에서 역시 두각을 나타내며 그만의 탁월한 연주력을 인정받았다.
“어머니는 처음부터 ‘음악을 하고 싶니?’라는 질문 대신 ‘어떤 악기를 배울래?’라고 물으셨어요. 아마 언니(서울바로크합주단 바이올리니스트 김현지)가 바이올린을 했던 영향이겠지요. 그런데 어린 나이에 바이올린의 높은 소리가 싫었던지, 어머니께 듣기로는 제가 시끄럽다고 했었대요(웃음). 그래서 부드러운 소리를 가진 악기 중 고민하다가 플루트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후학을 양성하기보다 연주자로서 경력을 더욱 쌓아나갈 것이라는 그는, “아직 어리다 보니 사실 오케스트라에 집중하는 것도 벅차서 다른 것에 눈길을 돌리기가 쉽지 않아요(웃음). 너무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먼저 실력을 쌓다보면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계속해서 오케스트라 활동에 집중하면서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솔리스트로서의 역량도 꾸준히 길러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글·박진하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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