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니스트 박소현
음반 ‘Baroque & Romantic organ music’ 출시
현재 이화여대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오르가니스트 박소현이 ‘Baroque & Romantic organ music’이란 타이틀로 음반을 출시하였다.
“‘Baroque & Romantic organ music’이란 제목은 이번 음반에 수록한 곡들이 2006년 독일 쾰른에서 J rgen Ahrend organ으로 연주한 바로크 음악과 Siegfried Sauer organ으로 녹음한 낭만 음악으로 구성된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어 박소현은 두 가지의 오르간으로 구분하여 녹음한 이유에 대한 이야기로 말을 이었다.
“운이 좋게도 2003년에 제가 재학 중이던 쾰른 음대의 교회에 명악기로 손꼽히는 Ahrend organ이 들어왔고, 2006년도에 가장 처음으로 그 악기로 녹음할 수 있는 영광이 주어졌습니다. 국내에는 오르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음반은 하나의 악기로 녹음되고 있었지요. 따라서 오르간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바로크 오르간과 로맨틱 오르간을 구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이러한 좋은 기회에 이 두 악기를 구분하여 녹음하면 오르간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한 가지 에피소드를 전하자면, 녹음하는 날 축구 경기가 있었는데, 국가 대항전이 아니라 저도, 녹음을 담당하셨던 선생님도 전혀 몰랐던 거지요. 골을 넣으면 온 동네가 떠나갈 듯이 함성이 터져 나와 골을 넣지 않기를 바라며 가까스로 녹음을 마친 기억이 나네요(웃음).”
음반에 수록된 곡 가운데 일부를 살펴보면, 먼저 발터의 「협주곡 나단조」는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75번」을 오르간 곡으로 편곡하여 오르간의 대중성을 더하기 위한 곡이다. 또한 바로크 시대의 코랄인 뵘의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바흐의 「오직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께 영과」과 더불어 낭만 시대의 코랄인 브람스의 「곱게 치장하라, 오 사랑스러운 영혼이여」를 삽입하여 세 곡 모두 코랄 선율에 기초하여 작곡한 가운데 바로크와 낭만의 음악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이화여대에서 종교음악과를 전공한 그는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 쾰른 국립음대, 우트레히트 음대와 스트라스부르 국립음대를 오르간 전공으로 마쳤다.
2000년 독일 뮬하임 국제 콩쿠르 입상, 체코 보르노 콩쿠르 Hornorary Recognition 수상, 특히 2004년 제10회 덴마크 오덴제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3위에 입상한 바 있는 그는 같은 해 이탈리아 바티바리야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과 동시에 청중상도 수상하였다.
“목회를 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오르간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이화여대 종교음악과에서도 신입생 모집 때도 피아노로 실기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대학에 입학해서야 오르간을 처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입학하였다가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었는데, 저는 이상하게 배울수록 더 끌렸어요. 지금은 종교음악과가 없어지고 건반악기에 오르간과가 소속되게 되어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에 대해 묻자, 지난 4월 도쿄의 산토리홀에서 가졌던 ‘오르간 정오 음악회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로 말을 이어간 그는,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교회가 활성화되지 않은 곳임에도 오르간이 하나의 악기로 자리 잡아 오르간 연주회가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르간 정오 음악회 시리즈’는 점심 시간에 열리는데도 불구하고 1,000여 명이 넘는 관객이 줄을 서고 있었는데, 거의 매 연주 이 정도의 관객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옆에 있던 연주가에게 부럽다는 뜻의 말을 전하며 대화하다 보니 놀랍게도 이분은 절에 소속되어 있는 오르가니스트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기독교적인 악기를 나름의 문화로 받아들인 것에 대해 놀랍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지요.”라고 덧붙였다.
오르가니스트를 꿈꾸던 그에게 “오르가니스트는 머리가 좋아야 한다.”는 독일 선생님의 말씀을 이제야 십분 이해하게 되었다며, “오르간은 다른 악기에 비해 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음색을 미리 세팅하고, 때에 맞는 다양한 소리에 대한 매뉴얼도 익혀야 하고, 손은 손대로, 발은 발대로, 연주하는 동안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그만큼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요.”라는 그는 음반활동과 더불어 7월에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는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하고, 9월 경동교회, 11월 안동교회에서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글·박진하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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