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원장 황성호 / 음악춘추 2014년 2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4. 4. 1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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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초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원장 황성호
‘음악원 - 미래를 향한 에너지원’

 

“산학협력단장, 교학처장 등 학교 본부의 여러 보직을 이미 맡아봤지만 음악원 원장 직은 제가 몸담은 분야이기에 더더욱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원장 직은 음악원이라는 배의 키를 잡은 선장과 같지요. 교학처장 직이 예술학교 내 교무, 학사를 돌보면서 서로 다른 원간의 여러 사항들을 조절, 균형 잡는 것이었다면, 원장 직은 원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원과의 조화를 염두에 둬야하기에 설득력이 절실하여 훨씬 어렵네요.”
올해로 스물두 살이 된 청년,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음악원의 활동 반경은 해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학교는 국내외 예술교육기관 사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해 9월부터 원장으로서 음악원을 이끌고 있는 황성호 원장은 음악원의 계획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우선 좋은 교수님을 모시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은퇴를 앞두신 교수님들로 인해 향후 지속적으로 새로운 교수들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개교 때부터 우리 학교의 성장엔진은 좋은 교수진들이었습니다. 명품 엔진들이었지요. 이제 세월이 지나면서 정년퇴임하는 분들이 이어지면서 이를 이을 여러 신형 엔진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년퇴임 교수들의 명성에 걸 맞는 젊고 유능한 분들을 모시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리모델링도 계획 중이다. 타교에 비해 앞선 시설과 기자재로 개교하였지만 20년 세월이 지나면서 미래 발전을 위해 더 넓은 공간과 시설 등 교육 환경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이야기되어 왔던 ‘종합 캠퍼스’에 대한 계획을 묻자, 황성호 원장은 “이는 음악원에서 이야기 할 것은 아니고, 여러 설들이 계속 있어 왔지만 불행히도 현재로서는 염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예종이 국립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부족했던 공간 문제는 늘 아쉬움으로 남아있지요. 한예종 학생들은 미래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을 짊어진 대표 선수입니다. 저는 한예종을 태릉 선수촌 이상의 의미를 지닌 우리나라 미래 문화의 대표선수촌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곳의 학생들은 한국 문화예술의 위상을 높이는 첨병들이지요. 따라서 그들이 공부하는 환경에 대해 관심과 격려가 절실합니다. 중국 같은 경우 한예종과 같은 국립학교에 가면 역대 지도자의 방문 사진과 치사가 걸려 있어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큰 힘이 되지요. 또한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저희 학교에는 지금까지 한번도 지도자가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군요.”

국내 유일의 실기 중심 콘서바토리 형태의 국립 음악전문 교육기관인 한예종은 순수 국내파 출신의 세계적인 음악가를 양성하고, 세계 최고의 음악 교육기관을 지향하며 1993년에 개원했다. 그리고 개원 당시의 목표는 현재 눈부신 결과물들로 실현되고 있다.
“저희 음악원이 짧은 역사이지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초창기 교수들의 열정 덕분이라고 봅니다. 그분들의 열정은 과거 독립운동가들 못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원으로 출발한 한예종 정신은 일종의 문화 독립이며 문화 자존감 회복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과거 국내 음대 졸업 후 외국에서의 이어지는 공부를 자연스런 것으로 생각했지요. 이는 음악 선진국을 따라간다는 생각이었지 그것을 넘어선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변화시키자는 의지에서 한예종이 개원되었고, 그걸 믿고 실력 있는 많은 학생들이 와주었지요. 이제 우리 학생들은 더 이상 외국에서 주눅 들거나 열등감을 갖지 않습니다. 이는 큰 변화면서 기분좋은 자신감 회복이지요.”  
개원 당시의 의지처럼 이제는 더 이상 유학을 가지 않아도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사례가 허다하며, 심지어 외국 학생들이 한예종으로 유학을 오기도 한다. 2011년에는 벨기에 최대 공영방송인 RTBF의 다큐멘터리 취재진이 한예종 출신의 젊은 음악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무용도 마찬가지예요. 한국인의 체형이 서양인과 달라서 발레는 안 된다고 했고, 당연히 그런 줄로 알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젠 더 이상 체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지요. 수많은 한국의 무용수들이 외국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이런 문화예술계의 활약이 대한민국의 위상, 힘,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 그리하여 노래 못 부르고 춤 못 추는 국민도 우쭐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대통령께서 우리 학교를 방문하실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황성호 원장은 “음악원을 통해 경험 많은 음악인을 배출해 내고 싶다”며, “한예종을 ‘실기 위주 학교’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학생들의 교육을 통한 실기 경험이 다른 학교보다 분명히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원장이 주목하는 것은 음악원의 독특한 문화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마련되는 교육 과정의 연주만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에 의한 앙상블 활동이 많다. 많은 학생들이 음악원 울타리 안에서 다양한 협업을 통해 미래 전문연주가로서의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협업은 연주자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곡과 학생들의 신작을 꾸준히 찾아 연주한다든가 무용원, 영상원 등 다른 원 학생들의 작업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경험들을 찾아서 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독특한 교과로 ‘창작곡 연주’라는 과목이 있는데, 기악과 학생들이 작곡과 학생들의 작품을 연주하여 받는 학점입니다. 그래서 작곡과 학생들에게 연주곡을 부탁할 정도입니다. 그러한 가운데 현대음악을 즐기게 되어 학점과 상관없이 찾아 연주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경험 때문인지 현대음악 연주계에서 본교 학생들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것으로 압니다.”
그리하여 이미 잘 검증된 개인 기량에 더하여 실내악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서 2012년에는 한예종 출신의 연주자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이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독일 ARD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예종 음악원은 다음 세대 음악계의 축소판과도 같습니다. 학생들이 서로 경쟁하는 한편, 실내악을 하며 즐기는 것은 저희 학교만의 분위기라고 봅니다. 실내악을 통해 학생들이 정말 음악을 좋아하고 즐긴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독주를 통한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호 존중과 이해, 협동 정신의 실내악으로 중화되는 것 같습니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1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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