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스테이지
피아니스트 양우형
‘3B’의 삶과 음악에 흠뻑 빠져드는 저녁으로 초대
19세기 독일의 유명한 지휘자였던 한스 폰 뷜로는 바흐, 베토벤, 브람스를 ‘독일의 3B’라고 불렀다. 이 세 작곡가는 클래식 음악사에서 중요하게 손꼽히는 위대한 작곡가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피아니스트 양우형(현재 강남대 독일바이마르음악학부 학부장)이 1월 15일 세종 체임버홀에서 ‘3B’의 작품을 통해 청중을 깊이 있는 작품의 세계로 인도할 예정이다.
바흐의 「Franzoesische Suite Nr.5 BWV816(G-Dur)」, 베토벤의 「Sonate Op.110(As-Dur)」, 브람스의 「Sonate Op.5(f-moll)」을 연주할 양우형은 세 작곡가에 대해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작곡가들이라며, “이들은 모두 당대에 고전 정신을 강조했고, 지고지순의 표본이며, 고뇌를 음악으로 승화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말로 작품 설명을 시작했다.
“바흐의 프랑스 조곡은 밝고 경쾌한 춤곡 모음으로, 다양한 춤곡 캐릭터를 선보입니다. 대조적으로 베토벤의 「소나타 제31번」은 그의 마지막 소나타와 같은 시기에, 건강이 굉장히 안 좋을 때 작곡되었어요. 그래서인지 연주할 때 베토벤의 고통이 가깝게 다가오지만 마지막 악장에서는 음악을 통해 승리하는 감동이 들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작품이지요. 그리고 브람스 소나타는 그의 무르익은 개성을 잘 보여주는 곡 중 하나입니다. 5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테크닉이 어렵고, 폭넓은 셈여림과 웅장한 소리를 표현해야 하는 대곡이라 저에게는 도전이 되는 곡입니다.”
매해 독주회에서 학구적이면서도 양우형은 독주회의 프로그램을 ‘음식’, ‘상차림’에 비유했다. 음식에도 맛의 밸런스가 있고,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등의 순서가 있으며,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더라도 앞의 음식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제 맛을 느끼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독주회의 프로그램 구성에서도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 곡의 종류, 곡의 연주 순서에 따라 청중의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다섯 번째 독주회를 갖는 양우형은 청중에게 많은 것을 안겨드리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며 말을 이었다.
“세 곡 모두 매우 심도가 깊어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데, 저 혼자만의 무대가 아닌 청중 한 분 한 분께 살아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주가 되길 바랍니다. 이 세 분의 삶과 음악에 흠뻑 젖어드는 저녁이 되었으면 합니다.”
피아니스트 양우형은 미술에도 조예가 깊다. 지난 2011년 1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비엔나 무직테아터에서 ‘Moment Musicaux Ⅰ(음악의 순간들 Ⅰ)’이라는 타이틀로 유화 전시회를 가짐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두 번째 전시회도 준비 중인 것이다.
“학교 일과 크고 작은 연주회들 때문에 바빠서 다음 전시회를 갖진 못했지만 틈틈이 스케치 작업은 하고 있습니다. 더운 날 장시간 걸으면 시원한 물이 간절하듯, 그림을 그리고 싶어 갈증이 난 상태랍니다(웃음). 국내외 여러 분들께서 제게 작품을 주문하셔서 우선 그 작업부터 해야 해 두 번째 전시회는 유보시켰습니다. 어느 정도 그림이 모이면 ‘Moment Musicaux Ⅱ(음악의 순간들 Ⅱ)’라는 타이틀 전시회를 가질 계획입니다.”
지인들로부터 “그렇게 바쁘면서 왜 그림까지 그리냐”는 질문을 받곤 하지만 그녀는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자신의 음악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색채를 통해서 음악에도 색깔을 입힐 수 있는 아이디어도 생기고, 미술과 음악이 서로 융합되어 긍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덧붙여 양우형은 음악을 들으면 색채와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에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갈증이 난다고 말한 것이라며, 이런 갈급함 덕분에 붓을 잡으면 속도가 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미소 지었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1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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