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피아니스트 전경주 / 음악춘추 2012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5. 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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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전경주
정년 퇴임 기념 독주회

 

1981년부터 추계예대와 인연을 맺어 30년 넘게 후학을 양성한 피아니스트 전경주 선생이 이번 학기를 끝으로 정년 퇴임을 맞이한다. 그리고 정년 퇴임 기념 독주회를 갖는다기에 추계예대 교정에 새롭게 들어선 창조관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정년 퇴임을 앞둬서 그런지 평소 익숙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함께 지내 온 동료 교수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생들과의 추억이 가장 그러합니다. 선배님들이 정년 퇴임을 하실 때 저에게는 아직 멀게만 느껴졌는데 금방 오네요웃음). 그 동안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래도 게으름 피우진 않았는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랫동안 봉직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학교 당국, 그리고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랜 경륜에 어울리는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하는 전경주 선생을 보니 정든 교정을 떠나는 섭섭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선생은 ‘은퇴하다’라는 의미의 ‘retire’라는 영어 단어를 ‘타이어(tire)를 새로 끼는(re-) 것’으로 멋지게 해석하며 말을 이었다.
“은퇴가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어를 교체하여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도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교수로서는 은퇴하지만 계속해서 저의 가르침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고, 연주도 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제가 있어야 할 곳,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경주 선생의 정년퇴임 기념 피아노 독주회가 6월 1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스크랴빈의 「소나타 제3번 작품23」, 슈베르트의 「소나타 D.960」을 프로그램으로 하여 개최된다. 그 동안 다뤄보고 싶었던 스크랴빈의 작품을 이번 독주회에서 다루게 되었다는 선생은, 이 소나타는 화성이 신비하고 난해하고, 러시아 작곡가이지만 쇼팽, 리스트의 영향을 받았으며, 많은 철학이 담겨 있어 깊이 생각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슈베르트의 작품에 대해서는 “슈베르트는 가곡의 왕이라는 별명처럼 많은 가곡을 남겼고, 피아노 작품에도 많은 노래가 표현되어 있다.”며, 「소나타 D.960」는 짧은 생애동안 많은 곡을 남긴 그가 죽기 전에 작곡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스크랴빈은 니체의 철학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요. 스크랴빈과 슈베르트의 음악세계가 잘 드러나고, 제가 그 동안 쌓아온 연륜과 사고가 깃든 연주가 되길 바랍니다.”


전경주 선생은 이번 독주회에서 간단하게 작품의 배경 등에 대해 소개하고 연주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 중이다.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대 및 동대학원을 거쳐 오스트리아 비엔나 시립 음악원을 졸업한 전경주 선생은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학업을 이어가 연세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또한 후학들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피아노연구회Ⅰ과 로고스 앙상블을 창단, 수 차례의 정기 연주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로고스 앙상블은 오는 9월 11일에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일신홀에서 현대음악을 프로그램으로 하여 연주회를 할 예정이다.


그 동안 국내외에서 많은 독주회와 협연 등의 무대를 가져온 선생은 환갑을 기념하여 세종문화회관에서 제자들과 함께 한 두오 연주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그 날 비가 많이 왔는데도 많은 청중께서 함께 해주셨고, 제자들과 함께 즐거운 축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제지간으로 만난 학생들이 어느새 자라서 함께 연주하는 것을 볼 때 고맙고 든든합니다.”
끝으로 선생은 요즘 젊은 연주자들이 공부도 많이 하고 연주 실력도 뛰어난데 재능을 펼칠 기회가 턱없이 부족해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 유치원 무상교육만 실시할 것이 아니라 지능 발달과 심성 교육에 좋은 예술 교육에도 투자함으로써 보다 많은 학생들이 예술 교육을 접하고, 예술가들의 일자리도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배주영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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