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이회영
긍정적인 에너지 형성 기대
독일에서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올해 초 귀국했으며, 지난 6월에는 독일 Dresden Carl Maria von Weber Museum 초청 연주를 갖기도 한 피아니스트 이회영이 11월 24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음악춘추 유망신예 연주회로 독주회를 갖는다.
이번 무대의 프로그램은 바흐의 「이탈리아 협주곡 바장조 BWV 971」, 베토벤의 「소나타 제23번 바단조 ‘열정’ 작품57」, 드뷔시의 「판화」, 브람스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35 제2권」으로, 유학시절 그녀에게 음악적인 전환점을 주었던 곡들 중에서 청중에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명한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선정했다.
“사실 18개월 된 아기가 있어 소소한 연주들만 계속했을 뿐 국내에서 규모 있는 독주회를 하는 것은 오랜만입니다. 독일에서 유학해 독일 작곡가들을 중심으로 구성했고, 드뷔시는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이해 택했습니다. 이번 작품들 중에서 브람스의 변주곡은 제게 특별한 작품입니다. 유학시절 짧은 기간에 준비해 무대에 올려야만 했던 때가 있었어요. 작품이 익숙해지기 전에 무대에서 연주한다는 것이 내내 부담스러웠고, 리허설을 마치고도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그래서 한국에 계신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연습 철저히 했을 거면서 뭘 그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때 선생님과의 통화로 힘을 얻어 연주를 잘 마칠 수 있었고, 저를 한층 성장시켜 준 작품이라 특별합니다.”
이회영은 어떤 곡이든 연주자 스스로가 곡에 대한 확고함이 생길 때 무대에서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연주자인 자신이 내적, 외적으로 자유로움을 갖고 연주할 때 청중도 반응을 하고, 그것이 에너지가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면 다시금 힘을 얻어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주자와 청중이 서로 교감, 피드백을 할 때 기쁨, 위안 등 긍정적인 에너지가 형성되는데, 이런 신비스러운 일은 음악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한 그녀는 이번 독주회가 그런 좋은 에너지로 가득한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회영은 경희대 음대와 동대학원을 마친 후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의 Kuenstlerische Ausbildung Diplom 과정을 심사위원 만장일치 최고점수 입학 및 최고점수 졸업했으며, Kuenstlerischen Weiterbildungsstudiengangs(Advanced Studies) 과정을 졸업했다(사사: 이규영, 김석, Vitali Berzon).
“한국은 사회 자체가 바쁘게 움직이지만, 독일에서는 제가 갓 유학 와 이 곳 생활에 적응해야 하고 학업으로 인해 바빴어도 주변 분위기는 고요했어요. 그래서 외로웠던 시간도 많았지만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보다 더 진지하게 저 자신, 그리고 작품과 대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활했던 프라이부르크가 환경 도시로 도시와 자연이 잘 조화되어 있어 학교 뒤에 흐르는 시내를 매일 산책, 운동하며 저만의 시간을 갖고, 곡을 생각하며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기도 했고요.”
김석 교수 동문음악회, 이규영과 함께 하는 유망신예음악회, 우수 신인 연주회 초청 연주회, Freiburg-Opfingen Kirche 후원 피아노 리사이틀, 독일 프랑크푸르트 재독 한인회 송년음악회 초청 연주, 독일 Mannheim Hauskonzert Duo Konzert, Freiburg Musikhochschule - Kleinersaal 실내악 연주, ‘La Muse Academy’ 초청 피아노 리사이틀, Freiburg Benefitz Konzert, Wuerzburg Musikhochschule - Kleinersaal Trio Konzert, Wuerzburg - Guentersleben Salonkonzert 연주 등을 가진 바 있는 이회영은 내년 가을 독일에서의 독주회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2005년에 ‘제1회 이회영과 함께 하는 음악산책’을 개최한 후 2007년, 2008년, 2009년에도 이어나갔다. 유학시절 잠시 한국에 왔을 때 독주회를 가질까 생각했으나 국내에 아마추어이지만 클래식 음악 애호가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음악회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제1회와 제2회에서 다른 악기를 다루는 아마추어 연주자들과 한 무대에서 호흡한 그녀는 연주와 해설을 겸하는 음악회를 열었다.
그리고 제3회와 제4회에서는 프로 연주자들과 함께 1부는 기악, 2부는 성악으로 무대를 구성했다. 당시 갤러리에서 음악회를 마련한 그녀는 관객이 음악을 듣기 위해 꼭 연주회장을 찾지 않더라도 보다 많은 사람이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소소하지만 즐겁고 뜻 깊었던 무대라고 소개했다.
“국내에 많은 연주자가 있지만 꾸준히, 끝까지 하는 연주자는 많지 않은 것을 보며, 끝까지 음악을 한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때에 따라서는 천천히 가더라도 끝까지 성실하게 사람들 옆에서 호흡하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그리고 '음악 산책' 같은 무대를 만든 후 실내악의 묘미를 점점 느끼게 되어 독일에서 실내악 연주를 많이 가졌는데, 앞으로 실내악 연주도 활발히 해보고 싶습니다.”
글_배주영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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