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2012 서울시오페라단 정기공연 ‘모차르트 오페라 시즌' / 음악춘추 2012년 11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1. 1. 10:33

2012 서울시오페라단 정기공연 ‘모차르트 오페라 시즌’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 ‘마술 피리’ 로테이션 공연

 

서울시오페라단(단장: 이건용)이 국내 최초로 모차르트 오페라 중 세 가지 작품을 선정하여 ‘모차르트 오페라 시즌’을 기획하였다. 11월 17일부터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모차르트의 대표 오페라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 「마술 피리」, 세 가지 작품을 하루에 한 작품씩 번갈아가며 공연해 작품별로 각 4회, 총 12회 진행하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오페라 공연이 타 장르에 비해 자주 공연 되는 장르가 아님을 감안한다면, 일반 관객뿐 아니라 모차르트 혹은 오페라 마니아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총괄 예술감독 이건용 서울시오페라 단장의 지휘 하에 연출가 김홍승(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세 작품을 모두 연출하며, 무대 미술을 비롯한 미술 파트는 윤정섭(한국종합예술대학교 교수)이 전반적인 콘셉트를 잡고 무대와 의상, 영상, 조명 등 각 디자인 파트의 통일성을 유지하여 각각의 세 작품을 마치 하나의 오페라처럼 그려낸다.
보통 ‘오페라’라고 하면 아름다운 아리아와 전주곡, 간주곡과 함께 작품의 배경과 시대에 맞는 고전적인 무대와 의상, 소품 등을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 장치는 축소화하면서 영상에 초점을 맞추어 더욱 새롭고 신선한 오페라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중 막 전환 시간 역시 절감할 수 있으며, 세 가지 공연을 한데 어우르는 콘셉트를 영상으로 더욱 부각시킬 계획이다.
「돈 조반니」의 지휘는 김주현(전 국립오페라단 음악감독), 「코지 판 투테」와 「마술 피리」는 각각 박인욱(세종대학교 초빙교수)과 윤호근(캄머오퍼 프랑크푸르트 예술 감독)이 맡았으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서울시합창단이 함께 한다.


지난 8월 28일에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이번 모차르트 오페라 시즌 공연에 출연할 성악가 오디션이 있었다. 총 169명이 실기 오디션을 치렀으며, 심사위원들의 최종 심사를 거쳐 오디션 합격자 중에서 캐릭터에 맞는 배역을 캐스팅하였다. 소프라노 구민영·최윤정·석현수·한경성, 테너 전병호·류승욱, 바리톤 최강지·이 혁, 베이스 차종훈·조현일·서정수·김형태 등 30여명의 실력파 성악가들이 이번 공연에 출연할 예정이다.
그 중 「마술피리」에서 파미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최윤정(서울대 음대, 동대학원 졸업, 이탈리아 로마 아미 아카데미아에서 디플로마 취득, 대구음협 콩쿠르, 국립오페라단 주최 콩쿠르에서 입상. 오페라 「마술피리」, 「라 보엠」, 「코지 판 투테」, 「결혼 청구서」, 「피가로의 결혼」 등 출연. 현재 서울대, 수원대, 선화예중·고, 덕원예고, 경기예고, 강원예고 출강)과 테너 류승욱(단국대 음대 성악과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술전문사과정(오페라) 수학, 미국 Johns Hopkins University의 성악 전문연주자과정(GPD) 졸업. 오페라 「팔스타프」, 「호프만의 이야기」, 「라 보엠」, 「라 트라비아타」, 「잔니 스키키」, 「오텔로」 등 주역 출연, 성남시립합창단 단원)을 만나 이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오디션으로 신인 성악가를 캐스팅한다는 공지사항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고 도전하게 되었다”는 최윤정은 “평소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좋아했는데, 서울시오페라단이 독특하게도 모차르트의 세 작품을 로테이션으로 공연한다고 해서 신선하게 다가왔고,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류승욱 또한 “지인들로부터 이 오디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도전해 본 것”이라며, “젊은 성악가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재학시절 학교의 정기 오페라 공연에서 [마술피리]를 공연한 경험이 있는 최윤정은 파미나 역에 대해 “순진하고 착한 성격으로, 어머니인 밤의 여왕에게 순종적이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용기도 지닌 소녀라고 생각한다”며, “여린 소녀보다는 모험심이 강하고 용감한 파미나로 연기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류승욱은 “타미노는 타국의 왕자로, 왕궁에서만 살아서 아직 세상을 접해 보지 않았고, 지식적으로만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세상을 경험하며 자신이 알고, 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성장해 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덧붙여 그는 “극중에서 재미있는 캐릭터는 따로 있고, 타미노는 왕자라서 그런지 경직된 모습들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연기를 많이 가미하고 싶기도 하다”고 밝혔다.
“오페라에서는 레치타티보와 아리아가 주를 이루는데, 「마술피리」의 특이한 점이 ‘징슈필’이란 점입니다. 저희 공연이 노래는 독일어로 하지만 대사는 한국어로 하기 때문에 관객이 더 이해하기 좋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공연될 모차르트의 세 오페라가 모두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마술피리」가 가장 순수한 사랑으로, 동화같고 깨끗하고 맑은 내용이지요(웃음).”(최윤정)


‘모차르트 오페라 시즌’의 세 작품을 아우르는 큰 주제는 ‘사랑’으로, 한 무대에서 각각의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사랑에 대한 메시지가 다르다. 첫 번째 작품 「돈 조반니」에서는 전설 속의 실존 인물 ‘돈 후안’의 사랑의 행각과 파멸을 표현하며, 「코지 판 투테」에서는 사랑의 약속과 유혹에 대하여, 「마술 피리」에서는 시련을 통해 굳건해지는 사랑의 완성에 대해 표현한다.
“저는 사람들이 어떤 오페라를 첫 오페라로 접하느냐가 중요하고, 오페라가 일단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는 처음 오페라를 감상하는 분들에게도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페라계가 자꾸 침체되는 것이 안타까운데, 오페라도 뮤지컬 못지 않게 재미있답니다. 이번 오페라 공연들을 계기로 하여 국내 무대에서도 베르디, 푸치니, 바그너 등의 다양한 작품이 자주 무대에 올려졌으면 합니다.”(류승욱)
그들은 “한 작곡가의 세 오페라를 로테이션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국내에서는 드문 일이므로 이러한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시간을 내어 세 작품 모두 감상해 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모차르트 오페라 시즌’의 연계 공연은 2013년 1월 18, 19일 금나래아트홀, 1월 25, 26일 서대문문화회관, 2월 1, 2일 양천문화회관, 2월 22, 23일 마포아트센터에서도 개최된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왼쪽부터 최윤정, 류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