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첼리스트 남유리나 / 음악춘추 2012년 11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1. 1. 09:44

첼리스트 남유리나
제52회 동아음악 콩쿠르 첼로부문 1위

 

현재 서울대 음대 기악과에 1학년으로 재학 중인 첼리스트 남유리나가 지난 10월 개최된 제52회 동아음악 콩쿠르에서 첼로부문 1위를 차지했다.
우승 소감을 묻자 수줍게 웃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 남유리나는 “올해 대학에 입학했는데 1등을 해서 더 뜻깊다”며,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신 백청심 선생님, 그리고 항상 뒤에서 지원해 주시는 부모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녀는 상장과 상금 200만원, 그리고 그린하우스재단상을 받아 내년 초에 미국에서 개최되는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하는 기회도 얻었다. 그린하우스재단상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고 버나드 그린하우스와 그 제자들을 주축으로 2007년 설립된 그린하우스재단에서 수여하는 상으로, 첼로부문 수석 입상자에게 주어진다.
첼로 부문의 과제곡은 1차 예선 F. Grutzmacher의 「Etudes Op.38 No.16 in C Major」, J. S. Bach의 「Suite No.4 in Eb Major, BWV 1010」 중 ‘Sarabande’, 2차 예선 F. Schubert의 「Arpeggione Sonata in a minor, D.821」, 본선 R. Schumann의 「Concerto in a minor, Op.129」이었다.
남유리나는 과제곡이 발표되자마자 콩쿠르 준비를 시작하긴 했지만, 새내기로 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본격적으로 열심히 연습에 임한 것은 여름방학 때부터라고 한다. 고등학교 때도 여러 콩쿠르에 출전했지만 대학교 진학 후 첫 콩쿠르에 나간다는 것이 준비과정부터 달랐다는 그녀는, 고등학생 때는 그저 연습만 열심히 하면 됐지만 대학에 와서는 연습 말고도 해야 할 것이 많아서 힘들었단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해냈다는 것이 뿌듯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1차 곡은 이번에 처음 접한 곡이지만 2, 3차 곡은 첼로를 공부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접하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제가 예전에 하던 스타일대로 연주하려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지도해 주시면서 저의 그런 점을 바꿔주시는 게 가장 힘드셨을 거 같아요. 이번에 그러한 예전의 습관, 버릇을 고치는 계기가 되어 기쁩니다.”
남유리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새내기로서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녹록치 않는 듯했다. 학교 생활이 어떤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녀는 “대학 생활에 대한 로망이 많았는데 전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과 함께 웃으며, “지금은 많이 적응되었지만 1학기 때는 학교를 제대로 다니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학업에 쫓겼고,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졸업했으며, 한국예술종합예비학교를 수료한 남유리나는 그 동안 전국학생 콩쿠르 특상, 음악춘추 콩쿠르, 한전아츠풀 콩쿠르, 음연 콩쿠르, 고양시 콩쿠르, 예원실내악 콩쿠르 등 1위, 한국일보 콩쿠르 3위, TBC 콩쿠르 2위, 부산일보 콩쿠르 2위 등의 입상 경력이 있다.

첼로와 나 독주, 음악춘추 입상자 연주, 스즈키 국제대회 한국대표 연주(싱가포르, 대만), 이원 꿈나무 독주회, 금호영재 독주회, 첼라비 앙상블 연주회, 예원학교 개교 40주년 기념연주회 재학생 대표 연주, 금호영재 루카스 트리오 연주회 등의 무대에 선 그녀는 루마니아 플로이에스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인천시향, 부천시향,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울대 스누포와 협연한 바 있다.


최정주, 이숙정을 사사했으며 현재 백청심 교수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그녀는 스승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평소에도 느꼈지만 이번에 콩쿠르를 준비하며 백청심 선생님께서 적지 않은 연세이심에도 정말 열정적인 분이시라는 것을 느꼈고, 그런 점이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음악의 전체적인 흐름을 많이 봐주시고, 그 안에서 세밀하게 표현하는 것을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제 음악을 존중해 주시면서도 선생님께서 연륜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를 더해 주셔서 채워나가는 듯합니다.”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남유리나 이름의 뜻은 ‘유리처럼 맑게 자라나라’는 의미이다. 그녀는 청중이 자신의 연주를 듣고 공감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청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연주자가 되는 것, 그리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