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피아니스트 안희숙 / 음악춘추 2013년 6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6. 22. 07:30
300x250

춘추 초대
피아니스트 안희숙
무르익은 음악세계로 공감대 형성

 

“악보에 표시할 수 없는 작곡자의 생각을 표현한다.”(Der Tagesspiegel)
“거장의 테크닉이 홀 전체에 울리면서 관객들로부터 열정적인 찬사가 쏟아졌다.”(Coburger Tageblatt)
“민감하며 적절하고 세련되면서도 화려한 번쩍이는 연주의 소유자 안희숙의 이름을 현재시대에서 알고 있어야 한다.”(PIANO NEWS, 1999)
그 동안 독일에서 활동하며 피아니스트로서 견고한 입지를 다져온 안희숙이 오랜만에 고국에서 독주회를 가져 호평을 받았다. 지난 4월 30일 금호아트홀에서 그녀가 선보인 작품은 리스트의 「6 Consolations, S.172」 중에서 ‘No. 3 in D♭ Major, Lento placido’, 슈만의 「Kreisleriana Op.16」, 힌데미트의 「Tanz der Holzpuppen from Tuttifantchen」, 슈만의 「Carnaval Op. 9」이다.
그녀는 올해 봄부터 한세대 예술학부 피아노 전공 부교수로 재직하는 한편, 모교인 연세대에서 한 학기 동안 마스터 클래스를 갖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연세대에서 만난 그녀에게 지난 독주회에 대한 소회를 묻자 “예상치 못한 많은 관심이 믿기지 않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 4월의 무대는 슈만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어요. 그래서 「크라이슬레리아나」와 「카니발」을 택했고,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이고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리스트와 힌데미트의 짧은 작품을 넣었습니다. 모교의 교수님들은 물론 국내에 내로라 하는 분들이 독주회에 와주셔서 많이 긴장했지만, 연주 후 많은 분들께서 제가 무대에서 표현하고 했던 것을 그대로 말씀해 주셔서 정말 행복했어요. 제가 ‘연주를 잘했다, 못했다’라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작곡가, 작품에 대해 서로 공감했다는 사실이 기뻤습니다.”
그녀는 독일에서 35년을 거주하며 활동한 만큼 독일 음악, 특히 슈만의 작품에 남다른 애정과 사명을 갖고 있다. 세계적 피아니스트 아슈케나지와 독일 음악의 괴테인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찬사를 받았으며, 특히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에게 독일의 낭만 시대 작품들을 레슨받기도 했다.
“제가 예전에 피셔 디스카우스에게 슈만의 「다비드 동맹 무곡집」을 레슨 받을 적이 있는데, 어떤 부분을 연주해도 ‘클라라 슈만의 템포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클라라 슈만의 템포를 어떻게 아세요?’라고 여쭤보니 책에서 봤다며 보여주셨어요. ‘동양에서 온 피아니스트가 악보에 기입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잘 표현했다’며 칭찬해 주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래서 제가 사명감을 갖고, 저의 삶 속에서 그 순수한 음악에 저의 생각이 묻어 오염되지 않도록 지키고자 노력했어요. 무대에서 작곡가의 생각을 재현하는 것은 세상과 분리된 생활 안에서 재창조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반 사람과 똑같이 생활해서는 그 세계에 들어갈 수 없잖아요. 이번에 혼신을 다해 연주했는데 관객께서도 좋았다고 해주셔서 황송합니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밖에 모르는 소녀였던 안희숙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어머니를 통해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정진우 선생을 사사했다. 안희숙의 어머니인 정옥순 여사도 인터뷰에 동행했는데, 정옥순 여사는 현재 96세이지만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또렷한 목소리에 정정한 모습이었다.
안희숙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피아노를 열심히 가르쳐 주셨다”며, 열성을 다해 자식을 키우는 한국 어머니들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 번은 드뷔시의 3단으로 된 악보를 어떻게 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자 어머니가 직접 악보를 갖고 다니며 어떻게 치는지 알아보시기도 했다고.
“온통 피아노만 생각하고, 낮 밤 없이 피아노 연습을 하더라고요. 오늘 목표로 세운 분량이 있는데 완수하지 못하면 새벽 몇 시가 되었든 끝까지 연습하고 잠자리에 드는 거 같았어요. 너무 피아노만 연습하는 것을 보고 제 정신인가 해서 ‘눈 좀 보자, 잘 보이니?’라고 확인한 적도 있었지요(웃음). 끈기있게 연습하고, 피아노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그 외에는 자랑할 게 없어요(웃음).”(정옥순 여사)
어머니의 말씀을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안희숙은 “사실 아침에 빨리 일어나서 연습하기 위해, 불편하게 자면 일찍 일어날 거 같아 밤새 코트를 입고 잔 적도 있다”며 웃었다. 오직 열심히 연습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안희숙은 서울예고와 연세대를 거쳐 베를린 국립음대와 칼스루에 음대에서 수학하고 독일에서 활동한 지 35년이 되었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6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