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초대
피아니스트 손민수
국내에서 첫 번째로 열리는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오는 3월 22일(화)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첫 번째 국내 리사이틀을 갖는다. 프로그램은 베베른의「피아노 변주곡 Op.27」와 바흐의「골드베르그 변주곡, BWV 988」이다.
***작년, 한예종 취임하신 소감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한예종 2회 입학생입니다. 그때는 학교가 생긴지 2년밖에 되지 않아서 새로 생긴 학교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다녔습니다. 미국에서 20년 넘게 살면서 여러 나라에서 온 피아니스트들의 음악가들을 만났는데 위너만 배출하는 학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마음속에 새기고 자랑스럽게 느껴오고 있었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도록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학생들에게서 음악을 배우고자 하는 배움에 대한 갈증이 느껴졌습니다. 함께 뭔가에 부딪혀 나가면 아마 저는 놀랄만한 일들이 앞으로도 이 학생들에게는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교의 분위기라는 게 이미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런 전통을 역사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학교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가르친 지가 7년 정도 되었지만 외국에서 가르치다가 한국에서 가르치면서 또 다른 문화를 접하게 되고 제가 익숙하지 않았던 부분들, 새로 경험한 변화들 그런 것들에 조금 더 민감하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열리는 리사이틀을 앞두신 소감 말씀해 주십시오.
독주회를 처음으로 하게 되었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 삶에 업과 다운이 있을 때 마다 골드베르그 변주곡이라는 곡이 항상 제 마음속에 들어있었고 음악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할 때도 이런 음악을 통해 저를 끝내 버텨주게 해줬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음악을 계속 해나갔던 저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곡이죠.
***리사이틀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내용을 가지고 무대를 준비하셨는지요.
고국에서 제가 그 동안의 삶에 대해서 항상 추구해왔던 어떤 메시지를 청중들에게 처음 던질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기대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는 특별한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떠나 있던 고국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는 기분이고요. 연주자라면 어느 연주든 정말 마음을 모아서 자신의 메시지를 청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은 변치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하고 있던 작업과는 다르면 안 되겠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기대되고 어떤 면으로는 부담이 되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학창시절, 유학생활 등 선생님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처음 유학을 갔을 때 2~3년 동안 저의 선생님들이 저에게 외치신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음악을 하는 것은 자기를 수양하는 것과 많이 닮아있다. 매일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하루 기분 날 때 하고, 기분 나지 않으면 내버려 둘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저의 생활습관을 음악에 포커스를 두고 필드에 나간다는 게 음악가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혹독하게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여러 가지 음악가로서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크고 작은 연주들을 통해 좀 더 단단해진 것 같습니다. 결국 음악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삶에 대한 반영이고 그 사람의 성격이고 인성까지도 나오며 절대 속일 수 없습니다. 시련, 기쁨, 행복 등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감정들이 음악가들에게 녹아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과 연주를 병행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실건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 뿐만이 아니고 연주와 교육을 병행하시는 입장의 수많은 선생님들의 공통적인 고민일 겁니다. 누구나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인물이 되는 것이죠. 예전에 너무 잘 쳤던 곡인데 다시 연습하고 치게 되면 그 때보다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나 자신은 변화하고 있는데 옛 기억만 가지고 음악에 들어간다면 그것만큼 사실 뒤처지는 일은 없습니다. 음악가는 매일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야 하고 자기의 목소리를 찾아나가야 할 것 같은데 결국은 시간이 없다는 거죠. 저도 많이 배우는 입장이라 매니지를 잘 완벽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개개인의 학생들에 대해 제 자신이 이해를 할 수 있게끔 여러 가지 방향에서 생각해 봅니다. 어떨 때에는 구름에 가려진 듯이 잘 보이지 않는 것들도 조금 깨끗해지는 경험도 많이 하고 있고요. 그런 것들이 지금의 제 삶 안에서 제 목소리를, 제 음악을 찾아나가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음악 안에서 가르치는 것과 연주하는 것 상호간에 서로 모자란 부분들을 채워나가다 보면 조금씩 배워나가면서 제가 매니지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음악계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
제가 가르침을 받는 입장의 학생일 때부터 가르치는 입장의 지금까지 한국학생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눠보니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어떤 매력이 있습니다. 음악적인 아이디어들도 많고 뭔가 안에서 열정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이는데 그것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어색해합니다. 그게 저는 사실은 어떤 면에서는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요새는 너무 순간적인 표현들을 많이 하는 세대잖아요. 마음속에 내재해 오고 있는 것들을 가지고 있고 표현해 낸다면 매력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끔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로렌스 올리비에라는 희곡배우가 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비극은 내가 지금 슬픈 건지 내 캐릭터가 슬픈 건지 확실치 않을 때라고 했습니다. 피아노를 치면 그 수많은 캐릭터들이 안에 존재하는데 완전히 그 캐릭터가 될 수 있을 만큼 배우의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잘 드러내는 훈련들이 잘 안 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게 맞다 저게 맞다라고 할 수 없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 어색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아니스트 손민수
2006년 캐나다의 호넨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호넨스 프라이즈와 함께 1위로 입상하여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피아니스트 손민수는 이어진 독일 11개 도시 순회연주, 캐나다와 미국의 주요 콘서트홀과 페스티발데뷔연주들을 통해 음악적 지성과 시적 비전을 겸비한 연주자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독창적 해석과 폭넓은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북남미를 비롯해 유럽, 중국과 이스라엘등지에서의 초청연주회, 카네기홀의 잔켈홀과 와일리사이틀홀, 토론토의 글렌굴드스튜디오와 세인트로렌스센터 등 세계 유수의 콘서트홀에서 연주해 왔다. 솔로이스트로서 그는 보스톤심포니, 캘거리필하모닉, 퀘벡심포니, 홀란드심포니, 수원시향 등과 협연하였고 미국의 CBS방송은 손민수가 협연한 보스톤 심포니의 “Salute to Symphony”콘서트를 미전역에 생중계한 바 있다. 그는 2010년부터 미시간주립대학의 교수로 재직해오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해왔으며, 2015년부터는 모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초빙되어 후진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글_김수현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6년 3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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