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베이스 손철호 / 음악춘추 2016년 3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7. 1. 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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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초대
베이스 손철호
한국에서 연주회로 갯벌, 배밭 등 구석구석 안 다녀본 곳이 없죠.


***선생님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오페라‘돈 카를로’를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그 때 아리아에 매료되어 성악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갈 때 처음으로 성악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이태리는 오페라의 본고장이기에 이태리의 꼬모 G. Verdi 국립음악원, 밀라노 시립음악원으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배웠습니다. 저는 정말 좋은 선생님들께 배웠습니다. 카를로 보스코 선생님, 베이스에서는 제가 최고로 생각하는 선생님인 체세레 시에피 선생님, 보날도 자이옷띠 선생님이 계시죠. 11년 반 정도의 유학생활을 했는데 유학생활 끝쯤에는 아젠찌아에 들어가서 일을 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노래 부르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요.
노래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말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상황에서 성악가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왜 이 말이 나왔는지, 말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호흡도 중요합니다. 호흡이란 것을 많이 생각하는데 상황에 맞는 소리들, 그 역에 맞는 소리들까지도 말과 호흡으로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언어에 대한 이해도 중요합니다. 성악가가 언어를 이해하고 부를 때와 이해하지 못하고 부를 때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페라를 하게 되어 어떤 역을 맡았을 때 그 역이 되어 노래하는 것과 그 역을 흉내 내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오페라 무대에 오르셨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공연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제가 평소에 공부를 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오페라 세 작품이 있습니다.‘돈 카를로’,‘나부코’,‘루치아’입니다. 해보고 싶었던 오페라 나부코를 고양시와 대전에서 공연했습니다. 사실 나부코는 베이스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오페라입니다. 음역대가 굉장히 넓어 목을 다치는 베이스들도 있고요. 그 오페라를 하기 위해 나름대로 공부도 했습니다. 베이스의 특성상 오페라에서 나오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순간에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나부코 같은 경우에는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을 통틀어서 베이스가 제일 많이 나옵니다. 나부코를 통해 힘의 분배 같은 것도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대전오페라단에서 루치아를 공연했습니다. 루치아 공연은 원래 더블캐스팅으로 되어있었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되다 보니 저 혼자 공연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리허설을 10번 정도 하고...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의 공연을 모두 소화해냈습니다. 스케줄이 가득 차있었죠. 힘들었지만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에서 오페라‘사랑의 묘약’으로 학교를 찾아가 음악회를 했었습니다. 학교의 강당에서 1시간 정도로 노래를 불렀는데 학생들의 집중도가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학생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그런 공연에 대해서 나라에서 지원을 해주고 이러한 공연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찾아가서 공연 봉사를 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남성앙상블 팀 이름은 아리랑깐딴떼(아리랑을 부르는 사람)인데요.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며, 대부분 시설에서 공연을 합니다. 보통 성악가들이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갯벌, 배밭에서도 공연을 했습니다. 공연을 다니다보면 치매에 걸리신 어르신들도 계시고 장애아들이 있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처음에 노래를 10분정도 부르고 있을 때에는 어르신들께서는 저희를 쳐다보고만 계시는데 저희가 다가가서 손잡고 그러면 춤을 추세요. 마음을 여신 거죠. 한번은 1급 장애아들이 있는 기독교 시설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한 아이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는 겁니다. 그런데 잘 들어보니 저희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며“음악하기를 정말 잘했구나”,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한 공연을 700~800회 정도 했고 한국에서 안 가본 곳이 없죠. 지구 세 바퀴 정도 될 겁니다. 그 단체에서 봉사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도전해보고 싶으신 작품이 있으신지요?
제가 이태리에서 유학을 했기에 독일권의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독일 오페라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오디션 보러 간적도 있습니다. 특히 바그너의 작품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한국음악계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 말씀해주십시오.
성악가는 음악회에서 클래식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성악가들이 극장에서 뿐만 아니라 낙오된 지역으로도 찾아가 클래식은 이렇게 재밌는 거라는 점도 알리고 그런 음악회를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평소에 제가 오페라를 하면서 느끼고 다짐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작품 하나하나마다 완성도 있게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작품을 난생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오페라를 보고 실망한다면 오페라 마니아층을 잃게 되겠죠. 작품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완성도가 높은, 청중들과도 호흡할 수 있는 오페라를 만들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그러한 오페라를 올려 청중들이 계속 찾아오신다면 마니아층이 확실하게 확산되겠죠.


베이스 손철호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거쳐 이태리 꼬모“G. Verdi" 국립음악원을 수료, 밀라노 시립음악원 최고 연주자과정을 수석 졸업하였다. 이태리 밀라노 Teatro Rosetum 특별상 수상, Luciano Neroni 국제콩쿠르 3등 및 특별상 수상,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냐스 본선입상, 이태리 파르마 Maria Callas 베이스 부분 입상, 이태리 베르첼리 Viotti 본선 입상, Ismaele Voltolini 2위, Voci nuove per la lirica 3위, 이태리 Maria Caniglia 3위 등 세계적인 국제콩쿠르에서 명성을 얻었다. 또한 Rigoletto La boheam Don giovanni 등 오페라 출연 100여회, 음악회 출연, 일본 동경 후지와라 오페라단 정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글_김수현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6년 3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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