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피아니스트 서혜경 /음악춘추 2013년 7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7. 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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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우가 만난 이 달의 아티스트

피아니스트 서혜경
음악 통한 재능나눔 실천

 

 대담·구성_ 박경우(음악평론가, 지휘자, 피아니트)

사진_김문기 부장

 

‘피아니스트 서혜경’.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간주되는, 다각적으로 익히 검증된 아티스트다. 그가 어디서 수학했고, 어떤 콩쿠르에 입상했고, 세계적인 어느 공연장 무대에 섰고, 또한 어떤 마에스트로(지휘자)와 협연했는지 하는 프로필은 보편화 및 상식화된 지 이미 오래다. 지난 1980년 서혜경이 약관의 나이에 부조니 콩쿠르 입상의 쾌거와 더불어 경연 실황이 KBS 전파를 타고 전국에 소개되었다. 그 때 청취했던 방송의 감흥이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필자의 뇌리에 생생하다.
몇 해 전, 서혜경이 ‘인간 승리’의 한 표상으로 각 언론에서 부상했다. 2006년 9월 유방암 진단, 2007년 4월 절제수술 및 8번의 항암치료와 의료사상 최대치인 무려 33회의 방사선 치료를 극복한 이후, 2008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과 3번’을 하룻저녁에 연주함으로써 완벽한 재기를 세상에 고(告)했던 바로 그것이다. 당시 그의 병세를 진단했던 대부분의 의사들은 이후 피아니스트의 길을 접으라고 권면했다. 단지 한 의사만이 호전 가능성의 실날 같은 희망적 메시지를 피력하였다. 서혜경은 그의 진단을 신념처럼 여기고 인간적 한계를 극복해냈다. 이후 불완전한 신체적 상태에서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재도전하여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 녹음을 강행했다. 서혜경은 그 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녹음했던 음반이 다른 여느 음반 이상의 완성도와 예술성의 가치를 실현하였다고 확신한다. 실로 “고난을 이겨내어 환희에 이르다”(克苦難 到歡喜)는 글귀가 실감되는 그의 수난의 시기였던 것이다.
현재 그의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을 혹자들은 어쩌면 보너스처럼 간주할 수도 있겠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 서혜경이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투철한 음악사랑의 정신에 기인한다. 만약 서혜경이 피아니스트가 아니었다면 그는 실로 엄청난 고통에 직면해 감내해야 하는 숫한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선택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서혜경의 피아노(음악) 사랑이 이뤄낸 쾌거가 바로 현재 그의 삶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경우_ 먼저 혹독한 난관을 이겨내고 우뚝 서심에 위로와 찬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과거 국내 및 해외에서 다수의 콩쿠르에 입상하였는데, 특별히 기억되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서혜경_ 지난 1980년에 참가했던 부조니 콩쿠르였습니다. 당시 유럽에 알려지지 않은 동양의 약소국가(?)에서 온 여성 참가자를 떨어뜨리려고 규정에 없던 결선 연주를 두 번이나 시킬 정도의 차별을 감내해야 했습니다(웃음).

 

박경우_ 지금까지 대부분의 생애를 자신과 함께 한 피아노와의 음악여정을 통해 향후 어떤 목표를 지향하는지?


서혜경_ 제가 추구하는 것은 피아노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물론 광범위한 표현과 연출이 가능한 피아니스트 그리고 건반을 통해 제 마음속의 노래를 가장 잘 부각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합니다.

 

박경우_ 사실상 서 교수님께서 실현 가능한 현재 상태를 마치 향후 목표처럼 피력하는군요(웃음). 겸손하십니다. 피아노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는지?


서혜경_ 모두가 주지하는 바처럼 피아노 교육은 음악교육의 기본적 요건입니다. 단선율의 솔로악기가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같은 폭넓은 음역대와 다양한 음색 및 기법을 구사할 총체적이자 완성적인 악기이기 때문입니다.

박경우_ 삶과 음악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서혜경_ 일반에 회자되듯, 음악이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해준다는 말은 너무도 상식적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음악은 특성 가운데 더욱 중요한 것은 파동(波動)과 우주 만물의 관계입니다. 즉, 입자(粒子)와 파동은 우주 만물의 근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클래식 음악은 가장 건강한 파동으로 인간을 편안하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어 삶을 영위함에 있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경우_ 클래식 음악의 청취를 생활화하는 것은 요즘 부각되는 힐링의 한 차원임을 실감하며 공감합니다. 오랫동안 연주와 교육을 병행하면서 효과적인 피아노 교수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혜경_ 아직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과거의 교재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나 학원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수법이란 장황한 이론이나 체계를 거론하기보다, 단순히 그러나 명백한 것은 학생들이 재미있게 시작해서 즐겁게 지속할 수 있도록 이끌고 가르치는 것이 이상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경우_ 피아노 교수법 및 학습의 근간을 간단하지만 명쾌하게 정의하셨습니다(웃음). 피아니스트로서 어떤 기준으로 악곡을 선정하여 연습하고 연주에 임하는지 과정이 궁금한데…


서혜경_ 제가 우선시하는 점은, 새롭고 재미있는 곡을 찾아서 일단 주위 사람들과 의논하고 선정하되 그 중에서 청중들이 좋아할 곡들로 압축합니다. 그리고 악보를 외우고 음악을 만들고… 등등 누구나 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요?(웃음).

 

박경우_ 프로페셔널 피아니스트라 청중을 배려하는 차원의 선곡기준이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 성향과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서혜경_ 예술이 추구하는 최고의 목표는 조화의 미(美) 추구와 상대적으로 변화 폭넓은 긴장감등 내면성의 조형(造形)일 것입니다. 연주에서 완벽한 아름다움과 긴장감으로 청중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연주자 최고의 목표가 아닐까요? 더하여 훌륭한 녹음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웃음).

 

박경우_ 역시 비르투오조적인 연주로 청중을 압도하는 피아니스트로서 연출력의 근간을 함축적으로 피력하는군요. 음악교육이 청소년의 정서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혜경_ 어릴 때부터 음악을 자주 접하고 성장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됩니다. 그래서 요즘 사회문제로 빈번하게 노출되는 청소년 문제 예방차원에서 음악교육이 크게 기여할 것이란 생각입니다. ‘1인 1기 체육활동’도 좋지만 ‘1인 1악기 음악활동’을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다면 우리 사회가 훨씬 더 밝고 즐거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박경우_ ‘1인 1악기’는 저 역시 기회될 때마다 주창했던 바입니다. 음대에 재직 중이시니 입시와 관련하여 할 말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서혜경_ 비단 예술학교와 음대 입시뿐만 아니라 현재 실시되고 있는 모든 입시제도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다고 생각될 때가 많습니다. 나아가 교육 커리큘럼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경우_ ‘교육 백년대계’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교육행정이라고 단언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선배로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후학들에게 마음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서혜경_ 폭넓은 생각과 마음의 준비 없이 막연히 피아노를 칠 것이 아니라, 우선 자신부터 음악을 즐기고, 자기 소리를 들을 줄 앎으로써 피아노를 통해 생명력 있고 아름다운 노래(아름다운 프레이징)를 부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7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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