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국회의원 정세균 & 이 마에스트리 대표 양재무 / 2013년 7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7. 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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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대담
국회의원 정세균 & 이 마에스트리 대표 양재무
정부 차원의 문화예술인 지원 필요성에 공감

 

1996년 첫 번째 국회의원에 도전하여 당당히 의정단상에 첫발을 디딘 후 산업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의원은 현재 종로구 국회의원이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정치계의 거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정세균 의원과 한국을 대표하는 60여 명의 남성 성악가로 구성된 합창단인 ‘이 마에스트리’를 이끌고 있는 양재무 대표가 만나 문화예술, 그 중에서도 클래식 음악계에 대한 담소를 나눴다. 지난 6월 19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진행된 그들의 대담을 지면에 옮겨본다.

 

양재무_ 바쁘신 일정 가운데 한국 클래식 음악 월간지인 『음악춘추』와의 인터뷰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문화예술계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의원님보다 정 의원님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민주당에서 큰 일을 하셨던 분께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위원으로 계시기 때문에 정 의원님을 통해 음악인들의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거 같다는 기대가 있거든요. 얼마 전에 예술의전당에서 뵌 적이 있는데 어떤 행사에 다녀오셨나요?

 

정세균_ 서울예고 개교 60주년으로 마련된 무용 발표회였습니다. 봄이 무르익은 그 때 학생들의 무용 공연을 보며 보람된 시간을 가졌습니다.

 

양재무_ 서울예고는 6·25 전쟁의 막바지였던 1953년, 부산 피란지에서 시작된 전통있는 학교이지요. 의원님께서는 다른 음악회에도 자주 가시나요?

 

정세균_ 예전에 민간 오페라단인 한강 오페라단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했으며, 유니버설 발레단과 호남에 있는 오페라단을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에는 바빠서 그 일들을 잘 돌보지 못했지만 오페라, 발레 공연은 종종 감상합니다. 최근에 뮤지컬 「레 미제라블」을 관람하기도 했고요.
우리나라 문화 예술계의 실력은 정말 일류라고 생각합니다. 1982년도부터 1986년까지 뉴욕에서 일하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자주 접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는 그런 공연이 전혀 없었던 터라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국내 뮤지컬을 보면 우리의 수준이 더 높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양재무_ 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예술적 재능은 뛰어납니다. 우리나라에 서양음악이 1900년대 초 외국인 선교사를 통해 유입되어 그 역사가 길지 않은데, 이렇게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지요.

 

정세균_ 음악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지난 100년에 일궈낸 경제 발전 등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 이전에는 큰 성과를 별로 내지 못했는지 의아합니다. 물론 과거에도 문화예술 쪽에서는 독창적인 것들이 있었지만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어려웠잖아요.

 

양재무_ 저는 일본 사람들에게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한국사람들의 ‘냄비 근성’, ‘빨리 빨리’인데, 어떤 사람은 우리 민족이 냄비 근성 때문에 성공했다고도 하더군요. 그리고 빨리 빨리 하지 않았다면 어느 세월에 이렇게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었겠냐는 말들도 하고요.

 

정세균_ IT산업도 그렇지만 제조업에서도 우리나라가 굉장히 앞서고 있지요. 과거에는 ‘Made in Korea’는 싸구려 불량품이란 이미지가 있었고, 미국, 일본, 독일 상표를 선호했는데 지금은 우리나라 공산품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지 않습니까.

 

양재무_ 어떤 이들은 고려청자를 IT산업에 비교하기도 하더라고요. 과거 서해안에서 인양된 목선에는 고려청자가 가득 실려있었고, 그 고려청자들은 중국으로 수출되기 위한 것들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렇듯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적 재능은 뛰어난데, 현재 음악가들이 유학 후 공부하고 돌아와서 각자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좋은 정책을 입안해 잘 조직화해 준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음악인들, 예술인들에 대한 노후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음악가들이 젊어서는 다양한 무대에 설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무대에서 불러주지 않을 때가 옵니다. 그러한 시기가 30대에 결정된다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50대 중반이 되어서 설 무대가 없다면 그들이 무엇으로 생계를 이어 나갈지 막막해지지요. 무조건적인 복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경력을 가진 이들을 선발하는 필터링 과정을 통해 연금 등의 혜택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세균_ 네. 저도 문화 예술인의 노후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합니다. 문화예술계 스타들은 놀랄만한 수입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일반적인 문화예술인들은 평균 소득이 높지 않은 것 같더군요.
전부터 예술인 연금제도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는 실정이지요. 그런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문화예술인이 생활에 대한 걱정 없이 활동하고, 나아가 국위선양도 할 수 있는 것인데,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히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깝습니다.

 

양재무_ 저는 최근 베이징, 도쿄의 무대에서 설 기회가 있었는데, 음악계의 경우 한국에서 최고면 세계에서도 최고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외국 연주자들이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어하고, 예술의전당은 해외에서도 유명해서 파리의 극장 관계자들이 직접 예술의전당을 방문해 운영 노하우를 벤치 마킹 할 정도입니다. 제가 예술의전당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긴 합니다만, 예술의전당이 외국에서도 주목받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콘서트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페라극장, 미술관, 영재 아카데미, 그리고 민속 음악을 끌고 갈 수 있는 국악당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미래가 예술의전당에 있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저는 예술의전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공연장이 서울에 하나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예술의전당은 포화상태의 대관 현황을 보이고 있고, 다른 극장들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최상의 상태를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뮤지컬이 장기 공연되고, 클래식 애호가들의 발걸음은 멀어지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 점에서 강남의 예술의전당과 균형 발전, 경쟁을 위해 강북, 그 중에서도 종로구에 쾌적한 녹지 공간 속의 전문화된 공연장이 건립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세균_ 서울에서 종로구는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가 대표적인 지역이자, 경복궁, 창경궁 등 중요한 문화재가 자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보물창고 같은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종로구처럼 정부건물, 공공건물, 문화재 등으로 세수가 적은 곳은 중앙 정부가 보존해 줘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종로구 자산의 3분의 2가 비과세이거든요. 청와대, 경복궁 등에는 과세를 못하는데 관리는 해야 하잖아요. 서울에서는 종로구에 그런 곳이 유독 많고, 경주 등 고도(古都)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종로구 같은 곳은 교부금을 새로 만들어서 주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도 종로구에 좋은 공연장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종로구의 예산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애로사항입니다.
사실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던 공연장들이 지방에도 생기고는 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에서도 좋은 공간을 만들어서 문화 격차를 좀 해소하면서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서울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접근성도 좋지만 서울에서는 건축비가 워낙 많이 필요하니 지방에도 좋은 공간이 활성화되면 여러 가지 효율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전주에도 소리문화의전당이 있지만 아직도 이용률이 낮은 것 같더라고요. 지방과 서울을 서로 조화, 균형 발전시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리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7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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