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승연, 나우철
폴란드 고주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
모차르트는 누나인 난네를과 함께 연주하기 위해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제10번 내림마장조 K.365」를 작곡했다. 하지만 누나와의 연주 기록은 남겨져 있지 않고 나중에 제자 요제피네와 함께 협연하여 큰 성공을 거둔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이며, 관현악에 대해 피아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국내에서도 사제지간인 피아니스트들이 외국의 오케스트라와 이 작품을 협연한다는 소식이다. 피아니스트 김승연(현재 수원대, 선화예중, 예원학교, 서울예고 출강)과 그녀의 제자인 나우철 군(현재 예원학교 2학년)이 오는 1월 15일 폴란드 고주프 필하모닉홀에서 피오트르 보르코프스키의 지휘로 고주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한 무대에 오르는 것.
이번 공연은 최근 고주프 필하모닉의 상임 작곡가로 임명된 류재준이 선택한 한국 연주자 초청 첫 번째 시리즈이다. 이 외에도 류재준은 국립합창단, 바이올니스트 백주영, 박지윤, 마림비스트 한문경 등을 첼리스트 Arto Noras, Ilya Gringolts, Shanghai String Quartet과 같이 2012∼13 시즌 고주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초빙하여 그의 작품 및 고전 음악을 연주하게 할 계획이다.
김승연과 나우철 군은 ‘SK텔레콤 해피 뮤직 스쿨’에서 사제지간으로 만나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에도 그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나우철 군은 김승연이 유학 후 귀국해 지도한 첫 제자이며, 당시 5학년이었던 그는 현재 예원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 곡을 연주하는 것, 그리고 우철이와 함께 연주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이며 오케스트라보다는 피아니스트의 활약이 더 부각됩니다. 제자와 함께 한마음이 되어 좋은 협주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김승연)
“이번에 처음 접한 곡이라 레슨 때부터 선생님과 함께 공부해 나가고 있다”는 나우철 군은 “지금 나이대에는 국제 콩쿠르에 출전하지 않는 이상 외국 무대에 설 기회가 많지 않은데 선생님 덕분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어 감사하다”며,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경험이 될 거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선생님께서 늘 음악을 즐기라는 말씀을 하세요. 연륜이 많은 연주자이건 짧은 연주자이건 무대라는 게 공포스러울 수 있잖아요. 그리고 한 번 연주한 것은 되돌릴 수 없고요. 하지만 그런 것만 생각하면 무대에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고, 음악의 본질에서 벗어나게 되겠지요. 그래서 이번에 선생님과 함께 즐기는 연주를 함으로써 듣는 분 역시 즐겁게 감상하고, 저희 연주에 공감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나우철)
이번 무대에서 동료 피아니스트가 아닌 제자를 협연 파트너로 선택한 김승연은 나우철 군과 자신이 단순히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동료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니, 오히려 자신보다는 제자인 나우철 군이 더 부각되었으면 한다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제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우철이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초등학교 3학년 때 피아노를 시작했지만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타고난 재능을 지닌 복 받은 학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우철이를 예전부터 지도하며 느낀 점인데, 연주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고, 아직 어리지만 톤을 만드는 능력이 남다릅니다. 그리고 음악을 느끼고, 스토리를 만들어 갈 줄도 알고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학생입니다.”(김승연)
스승의 칭찬에 멋쩍어하면서도 기분 좋아하던 나우철 군은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무대에 설 수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고 지휘에도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우철 군은 1월 15일 무대 후 21일에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체임버홀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라단조 K.466」를 안드레아스 비트만의 지휘로 베를린 신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기도 하다.
“전문 연주자로 성장한 우철이와 제가 미래에 피아니스트로 함께 활동하는 때가 분명히 올텐데, 후학들이 자신의 스승을 포함한 기성 연주자들의 실력을 뛰어넘었으면 합니다. 스승들에게 배운 것을 토대로 더 실력을 쌓고, 그것을 바탕으로 또 그들의 후학을 양성하며 계속해서 음악계의 발전을 이뤄나가는 것이지요.”(김승연)
피아니스트 김승연은 올 여름에 베토벤과 도흐나니의 협주곡으로 음반 녹음을 하고, 겨울에는 독주회를 할 예정이며, 연말이나 내년 초에 칸느에서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를 갖는다. 그리고 나우철 군은 내년에 국제콩쿠르에 도전할 계획이다.
글·배주영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피아니스트 김승연
김승연은 예원학교를 수석입학하여, 서울예고, 미시간 주립대학교를 거쳐 맨해튼 음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전문자과정을 취득했다. 또한 뉴저지 주립대학교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수료했다. 그녀는 1984년 한국일보 피아노 콩쿠르 입상을 시작으로 서울시향 콘체르토 오디션 우승, 뉴욕 국제 음악 콘체르토 컴피티션 대상, 브랜드쇼와 부오노 국제 피아노 컴피티션 1위 등 수많은 경연에서 우승한 바 있다.
또한 그녀는 서울시향, 소피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울챔버앙상블 등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미시간 Hart Recital Hall, 뉴욕 머킨홀, 카네기홀, 뉴저지 니콜라스 뮤직 센터, 뉴욕 스타인웨이홀 등 해외 유수의 홀에서 연주했다.
피아니스트 나우철
현재 예원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며 LG 체임버 뮤직 스쿨에 속해 있는 나우철은 2009년 금호 영재 오디션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수원시향 오디션 우승, 음악세계 콩쿠르 1위, 국민일보 콩쿠르 1위, 수리 콩쿠르 1위, 리틀 모차르트 콩쿠르 1위 등 다수의 콩쿠르 및 오디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일찍부터 피아노 영재로 주목받았다.
또한 스프링 페스티벌, 청소년 음악 페스티벌 등 페스티벌에서 연주하였으며, 수원시향, 구리시향, 오스트리아 미라벨체임버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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