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정치용
창원시향, ‘거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다
오늘날 일본의 도쿄필하모니오케스트라는 일본 신세이혼오케스트라와 도쿄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 합병되어 탄생했으며, 미국의 뉴욕필하모니오케스트라 역시 내셔널교향악단, 시티교향악단이 합쳐진 후 다시 뉴욕교향악단과 합병된 결과이다. 그리고 독일에서도 작은 시 단위의 오케스트라가 합병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전무했던 국내에서 최초의 통합 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2010년 7월 마산·창원·진해가 통합 창원시로 출범됨에 따라 2012년부터 창원시향과 마산시향이 통합되어 130명의 단원을 거느린 거대 오케스트라로 거듭난 것이다.
“국내 교향악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통합교향악단이 탄생했습니다. 현재 제도(조례)를 마련 중에 있으며, 다양한 연주회, 그리고 각각의 무대에 맞는 레퍼토리, 협연자 선정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있고, 연주회에 따른 단원을 구성하는 문제도 쉽지 않겠지만 한층 발전한 교향악단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2년 새해, 교향악단 통합운영의 원년을 맞이하여 창원시향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정치용(한국지휘자협회 회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이 이끄는 신년음악회가 1월 19일 성산아트홀 대극장과 1월 20일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오후 7시 30분에 개최된다.
이번 무대에서 그들은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35」(협연: 권혁주), 말러의 「교향곡 제1번」을 연주한다. 거대 교향악단이 되었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거인’이라는 부제의 말러 「교향곡 제1번」을 택했다.
“2008년에 창원시향과 베토벤 교향곡 시리즈를 했었는데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베토벤의 교향곡에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많고, 단원들의 마음을 합치는 데에도 그만큼 좋은 작품이 없지요. 하지만 그 때는 제가 전곡 지휘했지만 이번에는 저 외에 다른 지휘자들도 지휘하는 프로젝트로 구상 중입니다. 그리고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을 섭외해서 네 차례의 협연 무대를 가질 계획이기도 합니다.”
또한 앞으로 창원시향은 정기 연주회의 경우 창원과 마산을 번갈아 가면서 개최할 예정이며, 광복 음악회, 송년 음악회 등 특별한 음악회는 모든 단원이 함께 하지만 음악회의 특성에 따라 선별된 단원이 무대에 선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정의하면 조화이지만, 물론 그 과정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단원과 단원, 지휘자와 단원, 행정 파트와 오케스트라 간의 조화이지요. 그것이 잘 이뤄지는 오케스트라일수록 높은 수준의 연주를 선보일 수 있고, 시민에게 사랑 받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덧붙여 정치용 교수는 “시와 예술단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곳이 많지만 창원시는 상당히 융통성이 있다.”며, “조화롭게 이끌어 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긴 하지만 단원들이 서로 희생하는 부분도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향악단의 발전을 위해 충분한 예산, 좋은 연주홀 등의 확보는 국내 어느 단체든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예술단에 속해 있는 교향악단의 경우, 교향악단의 모든 활동을 예술단의 원칙에 맞춰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각각 예술단체마다 특성이 있는데, 공통된 규정을 적용시키면 맞지 않는 부분도 있거든요. 앞으로는 교향악단이면 교향악단의 특성에 맞춰서 행정을 할 수 있고, 독립성이 보장되도록 지혜롭고 바람직한 방안이 세워져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용 교수는 “시 통합은 물론, 교향악단이 통합된 것이 처음이기에 이번 창원시향 통합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어떻게 하면 바람직한 형태로 갈 수 있는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오케스트라로 변신한 창원시향의 귀추에 관심을 갖고 주목해 보자.
글·배주영 기자 /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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