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테너 김범진 / 음악춘추 2012년 1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 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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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김범진
제24회 한국 성악 콩쿠르 1위

 

재단법인 이대웅음악장학회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제24회 한국 성악 콩쿠르가 지난 해 11월 26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고등부 남·여, 대학부 남·여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된 이번 제24회 한국 성악 콩쿠르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대학 남자부에서 1위의 영예를 안은 테너 김범진은 “뛰어난 역량을 가진 성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콩쿠르인 만큼 1위에 대한 기대보다 제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 와있는지를 판가름하고자 도전하게 되었는데, 기대치 않은 1위의 영광을 안게 되어 더할나위 없이 기쁩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범진은 콩쿠르 본선 무대에서 임긍수의 「강 건너 봄이 오듯」과 본 윌리엄스의 「Let beauty awake」,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Fra poco a me ricovero’」를 노래하며 1위를 수상하였다.


“한국가곡과 영미가곡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아름다운 가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부르고자 한 반면, 아리아‘Pra poco a me ricovero’는 적대가문의 여인인 루치아를 사랑하는 에드가르도의 노래로, 그의 슬픔과 분노가 극적으로 드러난 곡이기에 감정표현에 중점을 두고 노래하였습니다.”


제42회 음악교육신문사 콩쿠르에서 전체 차상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 4월에는 2011 한국예술종합학교 정기 오페라 「박쥐」의 알프레드 역으로 무대에 오른 김범진은 “오페라 오디션에 전학년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는 학교의 지침 덕분에 2학년이지만 정기 오페라에서 주요한 역할로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4달간의 긴 연습기간 동안 힘든 점도 있었지만 무대에 오른 그 날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어요. 힘든 시기가 올 때마다 꺼내보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에너지가 되었죠.”라며 당시의 추억을 떠올렸다.


대부분의 음악도들이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공부해 오는 반면, 놀랍게도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는 그는, 가진 재능을 몰랐기에 꿈꾸지 못한 성악가의 길을 시작하는 데 있어 자신보다 먼저 재능을 발견해 주고 이끌어 준 고등학교 시절의 음악선생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고등학교 시절 음악선생님께서는 저를 성악가의 길로 들어서게 하시기 위해 거의 1년간을 설득하셨어요.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애정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셨을 텐데, 저의 가능성을 봐주시고 많은 시간 동안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대한 은혜는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라며 말을 이은 그는, “선생님이 처음으로 제안하셨던 것은 목동 영재학교였어요. 어린 시절부터 성가대에서 노래를 해온 덕택에 클래식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 가곡을 불렀는데 덜컥 합격하게 되었죠(웃음). 하지만 그 때까지도 전공으로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연주회 티켓을 한 장 선물해 주셔서 테너 김우경 선생님의 귀국 독창회를 보러가게 되었어요. 그 날 김우경 선생님께서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 연가곡」과 「주기도문」을 부르셨는데, 그 노래에 반해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 마음먹게 되었습니다.”라며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일찍부터 체계적으로 실력을 다져온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이 힘에 부칠만도 하지만, 그는 남들과 비교하여 좌절하기 보다 본인의 소리에 집중하며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우직함을 선택하였다.


현재 임웅균 교수와 김민형 교수를 사사하고 있는 김범진은, 임웅균 교수를 통해서는 음악가가 가져야 할 겸손의 자세를, 그리고 김민형 교수를 통해서는 음악적인 섬세함을 배우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어 좋아하는 성악가에 대한 질문에는 빌라존(Rolando Villazon)이라 답하였다.


“어린 시절부터 발레, 연기를 배워온 빌라존은 노래뿐만 아니라 몸짓, 손짓, 발짓 모두가 예술 그 자체예요. 그렇기 때문에 오페라 무대에서는 더욱이 빛나죠. 저 또한 발성이 자리잡히고 저만의 소리를 찾은 후에는 그처럼 연기도 배워보고 싶어요.”
군에 입대하기 전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김범진. 공부한 기간이 오래되지 않아 음악적 견해가 적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군입대 전까지는 레퍼토리 개발에 충실할 것이라는 그는 성악가이기보다 예술가가 되길 원한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글·박진하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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