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초대 / 플루티스트 오병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롭게 클래식을 연주하다
기존 클래식 공연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무대 구성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플루티스트 오병철.
지난 8월에 연주했던 독주회에서는 전자음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관객들과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케스트라와 앙상블, 독주회. 다양한 활동을 통해 깊이 있는 음악과 화려한 연주를 보여주고 있는 플루티스트 오병철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선생님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플루트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친형이 먼저 취미로 플루트를 시작하였는데, 그 모습을 보고 어린 마음에 신기하고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형을 가르치시던 선생님께서 제안을 하셨고, 그때부터 플루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취미로 플루트를 배우다가 전공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혜경 선생님께 배우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는 서울예고를 진학하였으며 이혜경 선생님께서 유학을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고,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이혜경 선생님께서 프랑스에서 캠프를 하고 계셨고 제가 그 캠프에 참가하면서, 큰 거부감 없이 유학을 준비하였던 것 같습니다.
파리 에꼴노르말에서 공부를 하다가 블로뉴에서 수료를 했고, 파리 국립음악원으로 학교를 옮기고 말메종 국립음악원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였습니다. 학교를 옮기면서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났고 그에 따른 다양한 스타일과 해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서로 다른 해석을 받아들이기 힘들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서 다양한 음악해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유학을 가서는 언어의 어려움과 타지에서의 생활과 외로움으로 인하여 고생을 하기도 했었지만, 내면적으로 단단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제 자신도, 음악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음악에 가장 영향을 끼친 분을 말씀해주세요.
저에게 가르침을 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음악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혜경 선생님이 가장 많은 영향을 주셨고 가장 존경하는 분입니다. 이혜경 선생님께서는 음악을 대하는 자세부터 시작해서 음악가로 살아가는 모습과 철학들을 가르쳐 주셨는데, 직접 말씀을 해주시기도 하셨지만 선생님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보고 배운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Jean Ferrandis 선생님은 솔리스트로서 갖춰야 할 요소들을 가르쳐 주셨고 Celine Nessi 선생님은 오페라단의 플루트 주자로 있었기 때문에 앙상블 연주를 할 때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Philippe Pierlot 선생님은 아버지가 유명한 오보이스트 이었는데, 그러한 음악적인 배경을 통해 그분에게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가르침과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과천시립교향악단 수석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과천시립교향악단에서 3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교향악단에서 꾸준히 연주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솔로연주나 앙상블에서 느낄 수 없는 오케스트라만이 가지는 특별한 매력을 느끼면서 행복하게 연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과천시립교향악단에 들어갔을 때 과천시향의 지휘자가 김경희 선생님이셨고 지금은 서진 선생님께서 지휘하시는데, 두 분의 대단한 음악적인 열정으로 인하여 더욱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과천시향의 오디션을 보던 날이 귀국독주회 다음날 이었습니다. 그리고 귀국 독주회 전날에는 예술의전당에서 플루트 앙상블 연주가 있었고요. 3일 연달아서 연주회와 오디션이 있다 보니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당시에 귀국 독주회에 반주를 해주셨던 선생님께 과천시향 오디션도 반주를 부탁드렸었는데, 선생님도 굉장히 힘들어 하셨고요(웃음). 귀국 독주회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도 잠을 못 이루고 뒤척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엔 정말 힘들었지만, 그런 과정을 다 지나왔기 때문에 더욱 단단해 진 것 같습니다.
***독주와 앙상블, 오케스트라. 다양한 연주를 하고 계신데, 각 연주의 차이와 기억에 남는 연주를 말씀해주세요.
2013년 2월 5일에 가졌던 귀국 독주회를 시작으로 이제까지 3번의 독주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8월 27일에 했던 독주회는 1부에는 Olivier Messiaen의 「Le merle noir pour Flute et Piano」와 Lowell Liebermann의 「Sonata for Flute and Piano」를 연주헸고 2부에는 전자음악인 남상봉의 「Shift No. 3_beyond conflict for Flute and Live Electronics(위촉곡)」과 Jacob ter Veldhuis의 「Lipstick for Flute / Alto Flute & Soundtrack(한국초연)」, Kaija Saariaho의 「NoaNoa for Flute and Electronics」를 연주했습니다. 지난 2014년 10월에 있었던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에서 전자음악을 연주했는데, 꼭 저의 독주회에 해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독주회 때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즐겁게 연주했습니다. 1부에 연주했던 곡인 Olivier Messiaen의 「Le merle noir pour Flute et Piano」는 메시앙의 작품세계에 중요한 아이디어인 새소리를 주요소로 만든 곡이며 두 번째 곡인 Lowell Liebermann의 「Sonata for Flute and Piano」는 플루트의 특징을 잘 살린 곡이었습니다. 1부는 어쿠스틱한 곡들로 구성을 했었고 2부는 남상봉의 「Shift No. 3_beyond conflict for Flute and Live Electronics(위촉곡)」과 Jacob ter Veldhuis의 「Lipstick for Flute / Alto Flute & Soundtrack(한국초연)」, Kaija Saariaho의 「NoaNoa for Flute and Electronics」를 연주했는데, 2부 프로그램 중에 Kaija Saariaho의 「NoaNoa for Flute and Electronics」는 페달을 이용하여 플루트 소리를 변형하여 라이브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피아니스트가 아니다 보니 페달을 사용하는 것이 익숙지 않아서 연습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곡을 위해서 페달을 사서 꽤 힘들게 연습했었습니다(웃음).
현재 KME(코리안모던앙상블)과 Project21AND 앙상블, Ensemble iiiiiiiii에서 현대음악 앙상블 연주를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활동도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현대 음악이 다른 시대의 음악에 비교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는 현대음악도 다른 시대의 음악처럼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멜로디가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지요. 고전적인 음악도 좋아하여 꾸준히 연주하고 있고, 현대 기법도 재미있게 생각하여 즐기며 연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창단한 코리안모던 앙상블은 목관5중주로 시작하였지만 다음 연주에는 피아노를 포함하여 6중주로 연주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으며, 먼 미래에는 앙상블의 규모를 키우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에게 가장 어려운 연주는 앙상블 연주이며 목관5중주 연주입니다. 목관5중주는 5가지 악기가 각각 다른 음색을 가지기 때문에, 서로 맞춰서 계속적으로 연주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맞춰가는 과정을 통해서 조화로운 음악이 완성될 때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오케스트라는 많은 악기들과 함께 연주하면서 관현악 음악의 웅장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연주를 말하자면, 사실 모든 연주가 다 기억에 남습니다. 매 연주마다 대충한다는 생각을 아직까지 한번 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귀국 독주회부터 시작해서 앙상블 창단연주, 오케스트라 연주 등 모든 연주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플루티스트 오병철
풍부한 음색과 섬세하고도 맑은 소리를 바탕으로 뛰어난 연주력을 선보이고 있는 플루티스트 오병철은 서울예고를 거쳐 프랑스로 유학하여 파리 에꼴노르말 (Ecole Normale de musique de Paris)에서 교육자과정을 만장일치로 졸업하였으며, 파리 국립음악원(C.N.R de Paris)에서 연주자과정(Specialise)을 만장일치로 졸업하였다. 그 후 말메종 국립음악원(C.R.R de Rueil-Malmaison)에서 전문연주자과정(Excellence)을 만장일치로 수료하고 최고연주자과정(Perfectionnement)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일찍이 Roger Bourdin콩쿠르, Nerini콩쿠르, Le Parnasse 콩쿠르, Picardie 콩쿠르, Lempdes 콩쿠르 등에서 입상하며 그 실력을 입증하였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무대를 펼치며 연주자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다수의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독주회, 헤이리 카메라타 독주회를 비롯하여 ECM 음반레이블 초청 연주, 더하우스콘서트, 프랑스 Saint-Pierre-Saint-Paul 성당 연주, 매거진 Flute& 신인음악회 초청연주,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연주, Flute Week Korea Festival 초청연주, 현대앙상블 Project21AND 창단연주, Ensemble iiiiiiiii 주관 iN festival 개최 및 연주, KME(코리안모던앙상블) 창단연주, 과천시립교향악단과 협연 등 폭넓고 다채로운 연주활동을 전개하며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견고히 하였다.
이혜경, Philippe Pierlot, Jean Ferrandis, Celine Nessi, Madeleine Chassang 을 사사한 오병철은 단국대학교 강사를 역임하였고 현재 과천시립교향악단 수석, 한국플루트학회이사, KME(코리안모던앙상블) 멤버, Project21AND 앙상블 멤버, Ensemble iiiiiiiii 멤버, 서울시립대학교, 전주대학교, 경기예고에 출강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글_김진실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6년 9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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