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초대 / 바리톤 차정철
음악춘추 2016년 9월호
저는 노래하는 연기자입니다.
***성악의 시작, 학창시절 및 유학시절
고1때 음악 기말 실기고사로 「O sole mio」를 불렀습니다. 제 노래를 듣고 저의 선생님이 성악을 권하셔서 고2때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자기 전에 음악을 듣는 것을 졸아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대중가요를 듣는 것이 아니라 주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늦게 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에 항상 저는 뒤쳐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그리 열심히 하는 학생이 아니였습니다. 남들보다 음감도 떨어지고 클래식에 대한 지식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내가 지금 노래를 시작하면 예중·고를 나온 친구들을 따라 갈수 있을까?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라는 생각에 음악을 잠깐 포기를 할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노래를 하지 않던 시간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 시간동안 노래가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져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유학을 결심하게 된 저는 미국에 있는 학교들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중 Bard College라는 학교가 가장 제 맘에 들었었는데, 미국 Bard College에 들어가게 된 것은 저의 음악인생 중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학년에 총 6명의 학생들만 뽑아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노래공부를 하는데 한국 학생은 저 뿐 이였습니다. ‘가서 2년 동안 영어와 부딪히자’ 라는 생각으로 Bard College를 선택하게 된 저는 기숙사 친구들과 매일 밤 티타임을 가지면 영어를 공부하였습니다. 그때 영어와 음악이 많이 늘게 되었습니다.
그 후 2013년 줄리아드 음대의 최고 연주자과정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줄리아드에 입학하려면 상당히 높은 토플점수가 필요한데 전 토플시험을 치루어 본 일이 없었고 또 영어를 잘하는 것과 토플점수를 잘 받는 것은 별개라는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줄리아드는 안되겠구나.’ 라고 생각할 찰나에 줄리아드의 디렉터가 연락이 와서 같이 커피를 마시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분이 ‘너가 오디션때 보여줬던 노래와 연기가 너무 인상 깊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분을 만나 30분 동안 커피를 마시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노래에 대한 열정과 생각들을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제가 토플성적 없이 수업에 참가할 수 있는지를 보는 일종의 그분이 제게 한 테스트였던 것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30분간 막힘없이 제 생각을 전달하며 대화를 이끌어가니 그 대화 후 그분은 “지금까지 줄리아드는 룰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왔고 그 룰이 깨어진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게 줄리아드가 특별한 이유다. 하지만 지금 나는 너를 위해 이 룰을 깨보려고 한다! 난 지금 돌아가서 교수회의를 소집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곧 알려주겠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후 15명의 교수님이 모여 교수 회의를 소집하였습니다. 그 분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저를 반대하였다면 전 줄리아드에 입학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기적처럼 교수님들이 만장일치로 절 합격시켜주었습니다.
***많은 오페라를 하였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오페라가 있다면요.
저는 「돈 조반니」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선 제가 줄리아드 오디션을 보았을 때 그 디렉터가 ‘내가 생각한 완벽한 돈 조반니 소리다!’ 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또 저는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돈 조반니」로 데뷔하였고, 뉴욕 매트로 폴리탄 오페라에서는 「돈 조반니」의 마제토라는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돈 조반니」는 저에게 특별한 오페라입니다.
***무대에 오르실 때 어디에 중점을 두러하시나요?
오페라 가수는 연기하는 가수가 아니라 노래하는 연기자라고 생각합니다. 오페라 가수가 아무리 노래를 잘하더라도 그 캐릭터를 표현 할 수 없다면 오페라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기자들은 캐릭터를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되어야합니다.
제가 오페라를 할 때는 제 일상생활 자체를 캐릭터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돈 파스콸레로 산다면, 어리숙한 늙은 사람 같은 마인드로 일상생활을 지내려고 합니다. 저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관찰들이 저의 연기에 도움을 많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Colombia Artists Management 소속 남자 가수 중 유일한 아시아인
저의 지인들은 저를 운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Colombia Artists Management는 뉴욕의 매니지먼트 중 탑3에 듭니다. 줄리아드 음대 아티스트 디플로마 과정을 듣는 학생들에게는 오디션 기회가 많습니다. 그렇게 오디션을 보게 된 곳이 Colombia Artists Management입니다.
***MET 오페라단
음악 콩쿠르의 기회가 있었는데 심사위원 중 한 명이 MET캐스팅 디렉터였습니다. 그 사람이 제게 오디션 기회를 줬고 오디션을 봐서 MET에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디렉터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저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카고 리릭 오페라의 「벨칸토」라는 작품을 하게 되었습니다. 「벨칸토」는 제가 지금까지 한 오페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오페라입니다. 오페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입니다. 벨칸토라는 소설은 실화를 각색해서 쓴 것입니다. 소설의 작가 또한 오페라를 와서 직접 보았습니다. 소프라노 Renee Fleming을 모델로 쓰여진 소설이라 그분이 조언 디렉터를 맡았었습니다. 외국에서 활동을 하려면 외국 사람들보다 훨씬 더 뛰어나게 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오페라계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는 「라 보엠」, 「코지 판 투데」, 「돈 조반니」 등 익숙한 오페라를 좋아합니다. 조금 더 도전적으로 오페라를 진행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은 젊은 작곡가들이 쓰는 오페라를 세계 초연합니다. 이렇게 젊은 작곡가들과 연주자들에게 연주할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연주자들은 모두 순수한 마음으로 예술을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을 준비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저는 다른 학생들보다 더 늦게 음악을 시작해서 그런지 항상 맘이 급했었습니다. 그때마다 저와 친한 선생님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라. 음악을 하면서 반짝 스타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들은 몇 년 만 있으면 사라진다. 음악을 하려면 오래 준비해야한다”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학생들은 반짝이는 것보다 마음이 깊어지는 성악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공부를 하였을 때는 경쟁을 하는 것이 싫어 콩쿠르를 많이 나가지 않았습니다. 콩쿠르는 질투, 시기들을 많이 낳는 것 같습니다. 콩쿠르를 하면, 경쟁이 생각나기 때문에 기쁘게 음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은 경쟁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디션이나 콩쿠르를 떨어지더라도 주눅들 필요가 어뵤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다른 오디션이나 극장, 작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학생들이 콩쿠르 결과에 목을 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콩쿠르는 현제 자신의 위치를 확인을 하는 것입니다.
바리톤 차정철
바리톤 차정철은 서울대 성악과와 동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Bard College에서 석사과정을, 줄리아드 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하였다. 줄리아드 스쿨 재학중인 2년 동안 그는 모든 줄리아드 메인 오페라의 타이틀 역을 도맡아서 뉴욕 타임즈와 여러 음악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2012년 커네티컷, 2015 설리반국제콩쿠르에서 우승, 2013년 BBC 카디프 성악콩쿠르에 한국 대표로 진출하는 등 세계 성악 무대의 주목을 받고 있는 유망주이다.
바리톤 차정철은 「Vinkensport」, 「Kommilitonen!」, 「벨칸토」」 등 세계 초연 등 을 비롯하여 「돈 카를로」, 「돈 조반니」, 「사랑의 묘약」, 「돈 파스콸레」, 「나비부인」, 「세빌리아의 이발사」,「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로미오와 줄리엣」등 다수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출연하였다. 현재 세계 최대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인 Colombia Artists Management 소속 남자 가수 중 유일한 아시아인으로 활동 중인 바리톤 차정철은 세계 3대 극장인 뉴욕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 시카고 리릭 오페라를 비롯해 오페라 노스 캐롤라이나, 슈타콰, 울프트랩, 세인트 루이스 등 미국 전역의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 중이다.
글_구수진 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6년 9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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