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특별대담-한국 성악교육의 현재와 전망 / 음악춘추 2014년 7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4. 9. 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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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한국 성악교육의 현재와 전망

 

사회- 김시형(명지대 작곡과 교수)

패널- 윤현주(서울대 음대 성악과 명예교수)

        임웅균(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교수)

        양재무(서울예고 전임교사)

성악 인구의 저변 확대

김시형: 음악춘추에서는 2014년을 맞이하여 음악계 현안들을 각 전공별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 성악교육의 현재와 전망이란 주제로 이에 관련된 선생님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첫 번째로 선생님들께 여쭤 볼 것은 성악은 노래를 한다는 것이 기본인데, 노래하는 저변이 현재 어떠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예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양재무 선생님부터 먼저 말씀해 주겠습니까?

 

양재무: 성악분야는 처음 접할 때 누구나 가능성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거창하게 성악이라기보다는 단순히 노래를 부른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최초로 음악을 접하는 계기가 되는데, 점차 노래를 배워가면서 성악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기보다는 성악이 막연히 어려운 걸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성악 ‘메소드’가 필요한 것이지요. 이탈리아 가곡이나 독일의 코리위붕겐(음정을 익히기 위해 교재)과 같은 발성법보다는 우리나라에 맞는 체계적인 메소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시형: 전공자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에게 가창법부터 시작할 수 있는 방법론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양재무: 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일 때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부르고 듣고 했는데, 중진국으로 도약한 후 음악을 더 멀리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만의 성악교육 메소드가 없는 것도 음악을 멀리하게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일 때, 오히려 음악에 많은 투자를 했고, 그 때가 우리나라 가곡의 전성기였습니다. 지금 애창되고 있는 가곡이 전부 그 당시에 나온 가곡들입니다. 가곡의 활성화가 사회 발전과 같이 가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거꾸로 뒤집힌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김시형: 윤 교수님께서는 인구가 감소됨에 따라 음악 장르에서 특히 성악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윤현주: 우선 학교 교육에서 개선해야 될 부분이 많지만, 결국에는 취업에 관련이 되어, 거기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감 같은 것, 즉 이상과 현실이 달라 더 많이 성악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봅니다.

 

김시형: 가장 큰 문제점은 비전공자들도 이제는 음악 취미생활을 안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교육에서부터 음악으로 감수성을 계발시켜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음악을 하는 사람 모두가 같이 노력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되는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그 문제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윤현주: 제가 어렸을 때는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노래를 부르면서 다녔어요. 정말 수준이 높건 낮건 유치원서부터 노래를 하는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과 꿈이 생기는 것인데, 제가 그런 경우거든요. 부모님이 음악을 하라고 해서 한 것이 절대 아니고 이런 백그라운드가 학교 교육에서 출발했다고 봐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 교육이 없어졌잖아요. 능력 있고 정말 음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아이가 일찍부터 그 음악의 길에 들어설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함으로 인해서 좋은 음악가로 성장할 수 없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김시형: 정말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경험할 기회조차 없다는 말씀인데 그 방안은 뒤에서 얘기하는 것으로 하고 임 교수님께서는 문제의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임웅균: 저는 우리나라 성악 인구가 인구대비 제일 많은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세계에서 인구대비 기독교 교회가 10만 개가 있고, 그 안에 찬양대라는 이름아래 실제적으로 성악적 장르에 해당되는 찬양을 하고 있고, 초등학교 동요 그룹들도 생각 외로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들을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어떤 매체가 없다는 것이죠. 성악 인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성악인구가 좀 더 전문화로 갈 수 있는 동시에 애호가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은 아트채널의 편성이라 봅니다. 인구대비 미디어가 세계 최고로 많이 포진되어 있는데, 아트에 관계되는, 즉 예술을 중점으로 하는 방송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인구대비 세계에서 음대가 제일 많은데 왜 이지경이 된 것처럼 보이느냐. 당연히 매체가 없으니까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국민들과 성악인들을 이어주는 매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김시형: 요즘 아이들은 노래를 하게 되면 오페라 가수가 꿈이 아니라 K-팝 스타, 슈퍼스타 K 같은 대중가수가 꿈이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소위 무대 가수에 대한 꿈이 적어지는 것이 문제인데, 이것에 대해 인지를 좀 했으면 하는데요.

 

임웅균: 조수미 씨가 유명한 소프라노지만 실제로 그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건「나 가거든」이란 노래로 인해서이고, 바리톤 김동규 씨가 유명해진 건 「10월의 어느 날」 때문이며, 저 임웅균은  「밀양아리랑」을, 테너 박인수 선생은 「향수」를 불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매우 중요한 핵심이 있습니다. 한국 가곡, 즉 한국말로 된 노래로 스타가 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방송을 많이 탔기 때문에 온 현상인데요, 방송이 없었으면 이런 현상이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채널을 확보할 수 없다면 정부가 나서야 되는데, 현재 정부에서는 KTV는 것을 소유하고 있어요. 이게 정책 TV라는 것인데, 이 정책 TV를 아트와 연결해서 정책도 알려주면서 중간중간 가곡도 틀어주고 발레도 보여주면 국민들은 국가 정책도 알게 되는 동시에 예술을 감상하고, 얼마나 좋습니까. 결론은 성악을 좋아하는 인구는 많은데 방송이 등을 돌린 후부터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김시형: 요즘 노래 발송을 배우는 중·고등 학생들에게 “너는 이 다음에 뭐 할래?”라고 물어보면 오페라 가수보다는 뮤지컬 가수를 하겠다는 대답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결국 우리는 이런 것들을 시대상 수용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임 교수님의 말씀대로 요즘 아이들은 미디어에 노출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강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면 과연 어린나이 때부터 미디어와 순수예술에 대한 조율은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현장에 계신 양 선생님께서 한 말씀 해주시지요?

 

양재무: 과거 오랜 시절부터 음악뿐 아니라 교육에서도 구세대, 신세대에 간에는 항상 갈등은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서로간에 융합하는 과정을 거쳐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내지요. 그렇기 때문에 뮤지컬을 좋아해서 노래를 시작한 아이들이 나중에 오페라 가수가 되었거나, 또 오페라 가수를 꿈꿨지만 미디어에 접하는 기회가 주어져서 뮤지컬 가수가 된 것도 보았습니다. 아무튼 모두 정통 클래식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시형: 저희 스스로도 관념을 바꿔야 한다, 이 말씀이신 것이지요.

 

양재무: 네. 그래서 음악을 어떤 장르든지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 즉 결국은 대중들이 스타를 만들고 교수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임웅균: 가곡을 모르는 가수는 있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한국가곡이라고 우습게 여겼던 것은 무지한 사람들의 행위입니다. 방송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서울대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음악대학의 상당수가 한국가곡을 필수과목으로 안 가르친다는 겁니다. 저는 평소 “영혼이 죽고 자기 국적이 없는 교육은 잘못됐다.”는 말을 합니다. 결국 가곡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불려지고 사랑 받는다면 음악애호가의 저변도 좀 더 넓어질 것이고, 인기곡이 나오면서 자연스레 스타도 탄생하게 된다고 봅니다.

 

김시형: 제 생각도 성악은 스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임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가곡들을 그냥 따라 불렀거든요. 그것을 가곡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불렀으며, 그러고 나서 조금 변화가 일어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임웅균: 제가 왜 자꾸 방송 쪽 이야기를 하느냐면, 유명한 오페라 가수였던 프랑코 코렐리나 마리아 칼라스의 전성기가 1960년대 초반에 끝납니다. 그 때가 바로 새로운 뉴미디어 시대, 컬러 TV 도입 바로 직전입니다. 흑백 TV가 전 미국에 보급이 되기 시작한 게 1940년대부터 60년대입니다. 그리고 50년대 중반에 팝 가수인 엘비스 프레슬리가 등장해요. 그러면서 실제로 살롱이나 카페에서 노래를 하던 대중가수들이 갑자기 최고의 스타덤에 오릅니다(방송 때문에). 이후 그런 스타가 안 나타나다가 등장한 사람이 파바로티입니다. 결론은 이 사람들이 미디어를 활용했다는 것, 즉 마이크를 쓰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들이 실제로 방송을 안 탔다면 오늘날 그렇게 되었을까요. 우리 음악계가 관심을 못 받는 것은 인구대비 음악대학이 제일 많은데 그 곳에서 배출시킨 사람들이 진출할 곳이 거의 없다, 이 겁니다. 방송도 등을 돌리고요.

 

성악 교육법 및 지도자 양성의 필요성

김시형: 두 번째로 결국에 교육법에 대한 것과 좋은 성악가를 양성할 수 있는 지도자 양성에 대해 양 선생님께서 먼저 언급해 주셨으면 합니다.

 

양재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변 확대가 되면서 어떻게 성악을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한 데도 해결할 수 있는 메소드가 없어요. 우리가 애창 가곡을 부르는 데 있어서도 그 교육을 전적으로 개인레슨에 맡기고 있는데, 그런 것도 체계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고요.

 

김시형: 개인지도와 그룹지도에 대한 병행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이시지요.

 

양재무: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이렇게 3 테너가 세계 최초로한 일은 「오 솔레미오」를 나누어서 부른 건데요. 그 동안은 노래 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이 부르는 게 보통이었죠. 그런데 그것을 세 명이 조각조각 나누어 불렀습니다. 3 테너들이 한 것을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들이 그렇게 했는데, 한 사람의 노래 분량이 4-8마디 정도 될 겁니다. 이런 현상, 다시 말해 과거의 통념을 깨고 대중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이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지 등을 정확히 인식하고 지도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그래서 음악대학 교수님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음악대학의 교수는 누구나 연주자로 인정받아야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연주자로서가 아닌 교육자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콩쿠르에 학생 몇 명을 입상시켰느냐 같은… 그리고 강의 평가 같은 방법이지요. 그런데 대학교 측에서는 그것으로 평가를 안 하고 연주실적으로 평가합니다. 사실 예고에서는 학생들을 굉장히 높은 수준까지 가르쳐서 대학에 보냅니다. 그런데 대학에 가서는 각자 학생들이 알아서 노래합니다. 저는 그게 아쉬운 겁니다. 초등학교에서 발굴된 후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가서 전문교육을 받고 대학교에 입학합니다. 고등학교 때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하루에 8시간, 10시간씩 아이들은 목에서 피가 올라올 정도로 연습을 합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학교에 들어가서 퇴보를 하는 것 겉아 안타깝습니다. 교수님들은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그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시형: 어쨌든 지금 음악을 배우는 아이들의 예술적인 능력은 매우 높은데 대학에 가서 줄 세우기 교육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개선된다면 훨씬 더 좋게 발전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지요.

 

양재무: 아이들의 인격적인 면, 음악적인 면을 파악해서 대학에서는 더 스페셜하게 교육을 해야 한다는 거죠. 대학 고유의 클래스 문화일지라도 군대 문화처럼 획일화되면 안 됩니다. 또,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도 1학년 1학기 때 처음부터 다시 배워요. 거기까지 들어가기 위해 아이들이 아리아를 부를 정도로 최상의 공부를 해서 가는데 다시 원위치라는 거예요. 고지까지 올라갔는데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처음부터 시작합니다. 수준별 교과과정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시형: 저는 항상 얘기하는 것이, 대학에서 잘하는 그룹 외의 그룹도 사회에 나오면 기여할 수 있는 게 많다고 합니다. 그것에 맞춘 눈높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무조건 1등이 가는 길을 강요할 순 없는 거잖아요. 그 외의 학생들에게 어떻게 얘기를 해줘야 하는지 말씀들을 해주시요?

 

윤현주: 유명한 예고의 학생들은 여느 대학생 못지않게 기초훈련이 다 되어 있어요. 그런가 하면 지방학생의 경우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고요. 대학교 커리큘럼을 더 진지하게 연구해서 실행했어야 하는 것이지요. 저도 그런 점을 하고 개선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많이 부끄럽고 후회됩니다. 수준별 교육이 필요하고, 미디어와의 협력에는 동감을 하지만, 약간 보수적인 의미에서 얘기하자면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음악선생님으로 하여금 감성 가득한 노래를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게 하는, 즉 옛날 우리가 배웠던 시대처럼 됐을 때 그 중에서는 전공으로 나가는 아이도 있을 것이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그런 아이도도 나오는 그러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기초적인 피아노라든가 이론부터 차근차근 공부해서 성악가로 성공한 사람이 있는 반면, 그냥 목소리만 좋아서 성악가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에 대학에 입학해서 악보도 잘 못 보는 학생이 있거든요. 그런 학생은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어요. 왜냐하면 노래라는 것은 목소리만 좋아서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화성이라든지 이론이 몸에 체득되어야 있어야 아름답게 부를 수 있는 역량이 생깁니다. 그러니까 지도자부터 그런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해요. 이런 점에서 예고를 나온 사람은 굉장히 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예고를 나온 사람만 지도자가 되란 법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어려서부터 음악교육을 받게 하면 더 많은 좋은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시형: 공교육과 맞물리는 이야기 같습니다. 저 때만 해도 음정이 무엇인지, 음계가 무엇인지 가르쳤었거든요. 한 마디로 현재 학교에서의 음악교육이 국가차원, 정책차원에서 바뀌어야 할 소지가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윤현주: 저를 포함해 모든 음악 교육자들이 왜 내가 이 자리에 있는지, 내가 뭐를 하려고 여기에 있는지 거기에 대한 자기 성찰을, 자성의 시간을 갖는 것이 대대적으로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대부분은 알고 있으면서 안 하고 있다고 봅니다.

 

김시형: 정말 좋은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서 연배는 제가 가장 어리지만 음악계를 쭉 봐왔을 때 정말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 교수님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임웅균: 저는 평소에 전체 학문 중에서 제일 세분화되면서 실기와 이론이 아주 체계적으로 잘 된 조직이 의과대학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취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도 기초적으로 예비 의학을 배웁니다. 의예과를 통하면서 인턴과정도 밟고 그런 후에 전문의 과정을 거치면서 전문의사가 되지요 . 예를 들어 내과를 세분화하여 일반내과, 심장내과, 내분비내과처럼 음악대학도 시창, 청음, 화성학 등의 이론과 실습 그리고 이탈리아 가곡 실습시간이 있고, 독일가곡 실습시간 있고 ,한국가곡 실습시간 등이 있는데, 의과대학에서처럼 음악대학에서 기본 음악과정을 마친 학생들을 테너는 테너가, 소프라노는 소프라노가 가르쳐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실 뽑을 때부터 배분이 잘 됐어야 해요. 저희 대학원에서도 가끔 음역균형이 맞지 않아 작품 하나 올리는데도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테너는 테너가 제일 잘 알고, 소프라노는 소프라노가 제일 잘 아는데, 그것도 세분화시켜야 해요. 예를 들어 소프라노에는 리릭, 드라마티코 콜로라투라가 있어요. 그 중에서 리릭 소프라노는 웬만한 정도의 범위 안에서는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됩니다. 그런데 남성에게 여성처럼 한 옥타브 위의 피치인줄 알고 착각해서 남성들에게도 여성 창법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왕왕있어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날아가게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요. 이 과정을 거친 후 오페라과, 가곡과로 갈라진 후 그룹으로 넘어가는 것이지요.
이번에 우리 학교에서는 한 달 사이에 오페라를 4편 올렸는데, 그것이 가능했던 것이, 각각 다른 선생님에게 배워왔던 학생들이 오페라 단체 그룹지도에 들어와 제대로 자기에게 맞는 역할을 하면서 배웠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낳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은 65세 정년이라는 틀에 갇혀 있습니다. 전성기의 젊은 교수님들은 중요한 음악 세분화 작업에 경험부족으로 학생들을 세분화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음악대학에서도 외국처럼 90세까지 가르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개인지도와 그룹지도에 영향을 쏟아 넣는 그룹이 따로 생기고, 가르치는 것보다 노래를 잘 할 수 있다면 오페라 가수를 하면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지금 교수하랴, 무대에서 노래하랴 외에 자기가 모르는 분야까지 손대다 보니 중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교수님들은 학생들의 가능성을 보고 뽑잖아요. 남보다 뛰어나지 않았는데도 턱걸이로 들어온 학생이 나중에 상위성적으로 들어온 학생을 앞설 때가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기존 체계를 세분화하면서 시정하고, 궁극적으로 외국과 같은 시스템으로 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90세까지도 교수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정년이라는 것 자체가 총장과 계약의 문제지 우리나라처럼 제도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능한

교수님들도 정년 후에는 학교에 나가시지를 안잖아요.

 

성악 전공자들의 진로-입시 교육의 문제

김시형: 그러면 큰 무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입시라는 산도 넘어야 하는데, 현재 성악 쪽의 입시현안은 어떤지요. 저는 바뀌어야 된다고 보는데, 양재무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양재무: 저는 성악 같은 경우는 괜찮다고 봐요. 지금의 입시제도는 학생이 선택해서 갈 수 있게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폭이 넓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무리한 선택도 하지만, 꼭 무리를 했다 해서 나쁜 것은 아니거든요. 적당한 것은 게으른 것과 통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지금 입시제도에 특별한 불만은 없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좀 더 바람이 있다면 인적, 시간적 낭비를 줄일 수 있게 국제 콩쿠르를 준비할 수 있는 단계를 3, 4년 과정으로 당기면 어떨까 합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운 것을 대학교에서 수준별로 더욱 발전시킬 수 있게 교수님들이 연주자로서가 아닌 교육자로서 정확하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임웅균: 입시에 관련해서 제안할 아이디어가 있는데요.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할 시기가 왔다는 겁니다. 노래는 잘하는데 덜덜 떠는 그런 아이들, 자기 실력을 재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1차에서는 DVD를 받는 겁니다. 프랑코 코렐리도 연주할 때 덜덜 떨었다고 하는데 세계 최고의 테너였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한 번에 끝내요. 현재 수능도 그렇고, 미국에서는 3번 시험을 본 다음 그 중에서 제일 좋은 점수 하나를 가지고 들어가거든요. 우리는 당일 날 와서 만약 소리만 우렁찬 사람을 좋아하는 교수 60%가 포진돼 있으면 예쁘게 부르는 아이들은 그냥 떨어지는 거예요. 입학사정관제도가 생기면 좀 더 그런 아이들을 구제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또 하나는 개인적으로 레슨을 받아 만들어진 아이들 하고 전문적 레슨을 받지 않은 아이들 중에도 괜찮은 아이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1차 통과시키고 2차 시험을 보게 하는 제도가 필요할 때도 됐다는 생각입니다.

 

양재무: 임 교수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는데, 문제는 1.5대1 정도면 가능성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데, 그 경쟁률이 5대1이 넘어가면 가능성만 가지고는 안 되더라는 이야기지요. 완벽한 연주력을 가지고 있어야 입시에서 선발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경희대에서는 DVD 평가를 하다가 중단을 하고 지금은 다른 대학처럼 실연으로 실기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도입 당시에는 큰 기대를 모았었지요. 다른 나라에서도 DVD 심사는 다 하지만 우리나라 실정에는 어려운 것 같아 보입니다.

 

임웅균: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 우리가 유학을 갈 때 1차시험에 DVD 등의 미디어컨텐츠를 접수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1차, 2차 시험을 치르는 음악대학인 경우 이런 DVD 등 제출방식이 매우 효과적일 수가 있습니다. 저는 사람을 바라볼 때 1차적으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것을 파악하려 합니다. 1차 입시에서 수십 번 똑같은 곡을 현장에서 듣다보면 무감각해져요. 1차 시험을 DVD로 보면 매우 심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공정성 제도 확보 중요 예: 본교 5, 외부 5 비율) 이와 같이 미디어 활용이나 온라인 등의 다방면으로 합리적인 시험을 생각하여 보았으면 해요. 오프라인도 중요하지만 미디어시대 아닙니까.


 

정리_장정윤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7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왼쪽부터 양재무, 임웅균, 윤현주, 김시형

김시형(명지대 작곡과 교수)

 

임웅균(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교수)

 

윤현주(서울대 음대 성악과 명예교수)

 

양재무(서울예고 전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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