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특별대담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음악 지원 사업의 현실과 비전 / 음악춘추 2015년 4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5. 7. 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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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음악 지원 사업의 현실과 비전

 

일시: 2014년 3월 17일 오전 10시
장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가의 집
진행: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패널: 이종국(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본부 음악담당 과장)
        홍정기(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초공연활성화추진단 사원)

 

1. 한국 문화 예술 위원회의 음악 관련 지원 전반적 사업 및 성과 설명
   -지방 예술 지원단과의 사업 연계성
2. 음악 관련 예산 집행의 규모 및 형태 설명 (서울 집중 현상 문제점)
3. 한국 문화 예술 위원회의 입장에서 바라본 음악인들의 부족한 점
4. 향후 음악인들에 대한 지원 방향 및 음악인들에게 바라는 점
5. 정부의 순수 예술 지원 정책의 개선점 제시

 

김시형_안녕하세요. 음악춘추의 특별대담 코너로 한국예술위원회의 지원에 대해서 이종국 과장님과 홍정기 선생님을 모시고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올해부터 음악춘추에서는 음악계 현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음악인들끼리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보다 음악인들이 아닌 분들이 바라보는 시점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순수음악이 ‘우물 안 개구리’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즘 문예위가 지원하시는 사업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종국 과장님께서 한국예술위원회의 지원의 전반적인 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그에 따른 성과가 어느 정도 나왔는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종국_우선 말씀하신대로 음악계 현장에서 보시기에 2013년부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고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정부의 클래식 음악분야에 대한 지원이 타 분야에 비해 비중도 그렇고 예산규모도 낮았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대부분의 공연예술 지원사업이 연극이나 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전통음악을 포함한 전반적인 나머지 장르는 그 내용을 기반으로 조금씩 장르별로 변형하여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김시형 교수님께서도 그동안 많은 공모사업에 지원신청을 하신 경험을 통해 그렇게 느끼셨을 겁니다.

 

김시형_이제 콘텐츠개발과도 연관이 된다는 거죠. 결국에는 작곡가나 연주자에게 지원도 가능하게 하면서 콘텐츠개발도 같이 가야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종국_기존에는 전반적인 음악지원 정책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창작음악활성화정책으로 포커스를 맞춰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에 문체부와 저희 위원회가 발표한 창작음악 진흥정책의 가장 큰 핵심은 작곡가가 중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작곡가만이 아니라 창작곡을 발표하는 연주자(지휘자 포함), 비평가, 관객 이렇게 주요한 주체들이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창작곡의 초연이 많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우리나라 창작음악이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호평이던, 혹평이던 작곡가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발표한 작품에 대한 반응이 있어야 하는데 언론이나 출판쪽에서도 프리뷰만 있지 전반적인 리뷰기사가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3년 전부터 관객평가단을 100명 규모로 운영해오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창작활동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김시형_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작곡발표만 하고 그것도 나눠주기식 연주회였으니까요. 그리고 요즘은 창작과 연계를 시켜서 그 창작을 기획하는 연주자들에게도 같은 기회를 주며 가고 있다는 건데 그러다보면 우려 되는게 기존의 연주자단체들의 반발입니다.

 

이종국_물론 있었습니다. 연주자들을 만나면 ‘예술위원회는 작곡가들하고만 음악 사업을 하는 거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가 내세울 수 있는 음악이 K-pop 말고도 다른 무엇이 있냐.’는 질문이 들어왔을 때 뭐라고 말할 수 있는지 아직 제 스스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사견이지만 저는 우리나라 연주자나 작곡가들 스스로 열패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도 합니다. 많은 창작곡 발표 음악회에 가보면 심할 경우 20-30명 관객들이 객석에 자리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그마저도 대다수가 작곡가 혹은 연주자와 서로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과연 이런 음악회가 음악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흔히 말하는 음대 교수가 되기 위한 스펙 쌓기에 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김시형_참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음악회기획을 하면서 1번부터 7번까지의 곡을 모두 창작음악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무리수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음악회 기획을 한다고 했을 때 브람스, 베토벤, 김시형의 곡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곡들을 두고 본다면 브람스와 베토벤은 연주력으로 판단이 되고 김시형은 새로운 창작 작품으로 신선함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곡 구성이 서로 어우러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알다시피 2013년부터 60분의 음악회가 있다고 하면 15분을 창작음악으로 하여 우선순위를 주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기획력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고 작곡가 그들만의 리그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요즘은 디지털 세상이니까 1회성 공연이 아닌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나갈 수 있게 사업을 하실 생각도 있으신가요.

 

이종국_있습니다. 저희는 아창제의 발표곡을 중심으로 작곡가분들의 사전 동의를 구해서 본인의 창작곡이 전국 방방곡곡 및 해외무대에서도 지속적으로 재연될 수 있도록 지속연주지원사업을 작년부터 강화했습니다. 제가 작년 비엔나에 출장을 갔는데, 그곳에서 우리 음악가들이 높은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것을 발휘할 만한 기회를 좀처럼 못 얻고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또한 고국으로 돌아와도 기회가 없으니까 한국으로 막상 돌아오는 것도 주저하고 있는 실정을 보며 참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김시형_결국엔 시장이 없는 거죠.

 

이종국_네, 그래서 ‘기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그게 창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회성 발표가 아닌 지속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 말이죠. 특히 기존의 전형적인 클래식홀에서 연주되는 음악회 말고, 새로운 형태의 음악회를 통해 신규관객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TV에서 불후의 명곡, 나는 가수다 등을 통해 기존의 대중가요 명곡들을 편곡하여 선보이는 포맷이 자리 잡았잖아요. 이를 통해 대중들이 작곡가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편곡 능력에 포커스가 되어있지만요.

 

김시형_저 또한 문예위의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했고 혜택도 많이 받았던 예술가로서 요즘의 행보에 대해서는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문예위의 전체 예산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종국_정확히는 사업비는 많이 늘었는데 기금이 고갈되고 있는 거죠.

 

김시형_그래서 제가 궁금한건 문예위는 재원확충에 대해서 어떻게 하고 있으신가요.

 

이종국_말씀드린 대로, 2003년부터 모금이 중단된 문예진흥기금이 2~3년 내에 완전 고갈될 위기에 처해있는 것은 그리 최근의 이슈는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는 복권기금(로또복권 판매 수익금)을 비롯해 관광기금, 스포츠토토 판매 수익금 등 공공재원을 지원받아서 사업비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공공재원으로 문화예술분야 지원사업을 꾸려가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민간의 후원이 확대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지금 인터뷰가 진행되는 바로 이 장소가 예술나무카페입니다. 예술은 가꾸고 키워야 할 나무 같은 존재라는 의미로 만든 기부활성화 사업입니다. 여기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전액 기부되는 방식의 소액기부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이제 3년차에 접어들고 있는데, 인지도가 높거나, 기부에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들이 아직까지는 큰 물줄기가 될 정도는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봅니다. 한국메세나협회와 협력하여 문화예술분야에 민간의 후원이 많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후원행사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시형_다시 음악분야 사업으로 돌아와서요. 아창제가 한국창작클래식음악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사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목을 끄는 것에 대해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문제는 지방을 다녀보면 서울집중문제에 대해서 엄청나게 문화예술에 대한 갈망이 나오거든요. 각 지역문화재단들이 있지 않습니까. 결국 문예위는 상위조직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서울로 집중되는 것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되고 있나요.

 

이종국_솔직히 해소가 안 됩니다. 정책만으로는 해소를 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기존의 공모사업에서 같은 평가등급이면 지방으로 우선한다. 이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소극적으로 대응한 거였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여 지원 했던게 작년에 처음으로 시작했던 ‘오작교 프로젝트’(작곡가-오케스트라-교류활성화지원사업의 브랜드명으로 5개 연주단체에 2명의 전속작곡가를 2년 동안 연결시켜주는 창작산실 음악분야 2014년 신규사업)입니다. 지속연주지원사업같은 경우도 시립이나 도립단체들이 주로 많이 신청을 합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아니, 민간단체를 지원하는데서 왜 자꾸 저런 곳에 지원하느냐.’ 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민간, 국립을 떠나서 창작곡이 제대로 연주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전국의 지역관계자들을 초청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연주료와 작곡가들에게는 작품사용료를 지원 해드릴테니 곡들이 재현될 수 있게 해달라고요.

 

김시형_한명이라도 더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하신 거였네요. 맨 처음에 작곡가가 작품료는 받으니까 작품사용료는 저작권 같은 개념이겠네요.

 

이종석_저희가 지역협력형 사업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요. 각 지역문화재단을 중심으로 프로젝트성 공모사업들을 기금과 해당 지자체 기금 등으로 매칭해서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몇 해 전 서울문화재단에서 서울 역차별에 대한 기사를 냈더라고요. 자기들은 오히려 손해라는 거죠. 어떻게 보면 여전히 지방은 지원이 확대되려면 멀었다고 느끼겠지만, 역으로 서울이 저 정도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다른 사업 중에 전국의 5곳에 공연 연습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대학로에 있는 대학로예술극장 일부를 리모델링해서 예술가들에게 100% 무대환경과 동일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공연연습장을 구축했습니다.

 

김시형_공연연습장이라는 것은 결국에는 다목적 홀의 기능을 갖고 있는 거네요. 그러면 어떤 장르를 불문하고 쓸 수 있게끔 그 기능을 연습장에 그대로 가지고 가겠다는 것인가요.

 

이종석_그렇습니다. 근데 아시겠지만 잔향 문제, 또 연극무용과 전통음악이 같이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각 공간별로 어디는 오페라 중심으로 하고 어디는 연극중심으로 하고 각 기능을 각 지역문화재단과 협력하여 구축을 하고 있습니다.

 

김시형_그럼 결국에는 집중현상 문제에 대해서도 인식을 하고 있고 결국에는 노력에 대한 성과도 나오겠네요. 문화예술이라는 것을 한해에 100% 변화를 못시킨다고 생각하거든요. 해를 거듭할 때 단 0.1%라도 개선이 된다면 그게 결국엔 누적이 되는 거지. 우리나라의 정책 중 가장 큰 문제는 단시간에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인데요. 여태까지 예술정책이 진행이 되면서 정권이 바뀌고 수장이 바뀌면 예술정책도 항상 바뀌어야 하는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러한 문화융성에 대한 흐름을 끝까지 유지해주시는 것이 감사드리고 한 일 년 전부터 시작되었나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이 ‘문화의 날’이라고 해서 하우스 콘서트를 했는데 굉장한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저도 작년 11월에 인천문화예술회관에 참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것도 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했었나요. 성과는 어떠했나요. 클래식 연주자들이 무대에 굉장히 많이 설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 같았거든요.

 

이종석_정책적으로 평가했을 때에는 문체부의 10대 성과 중에 대표적인 성과로 뽑혔는데요. 반응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특정 날을 정해서 내가 수중에 가진 것이 없어도 즐길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줘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변과 인식정도의 씨앗을 틔울 수 있는 정도였고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제 시작이죠.

 

김시형_그래도 첫 발은 내딛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객석이 무료였기 때문에 객석점유율이 굉장히 좋았었으니까요. 제가 지방을 다녀보니까 지방에도 좋은 공연장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근데 공연장운영이 잘 안 되고 소극장 다목적공간이라 공연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방의 예술회관이 저는 대한민국 공연장 중에서 굉장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극장에 관한 관리차원에 대해서도 문예위에서 관여가 가능한가요.

 

이종국_저희가 지원하는 사업들이 있지만 그건 지역공무원들의 마인드라고 봅니다. 개관페스티벌하고 1년까지만 전폭적으로 예산운영 지원을 하고 그다음에는 거의 없잖아요.

 

김시형_이런 점을 통해서 문예위에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드리고 싶은 것은 스타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싹이 보이는 아티스트를 육성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티스트 육성에 대한 계획도 있으신가요. 아니면 그것은 기관에 알아서 하라고 맡기는 건가요.

 

이종국_ 저희 예술위원회에서는 아야프(Arko Young Art Frontier의 약자: 차세대 예술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신진예술가 지원사업)를 지난 2009년부터 도입하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젊은 예술가들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사업을 디자인하고 작년까지 총괄 담당했습니다. 이 사업을 4년간 담당하면서 특히 전력을 기울였던 점은 신진예술가들에게 지속적인 활동기반을 마련해주는데 있었습니다. 그 일환이 바로 AYAF Ensemble을 결성하여 계속적으로 연주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었죠. 저희 기관 미션을 고려할 때 저희 예술위원회의 역할은 스타를 만든다기 보다 가능성 있는 예술가가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까지라고 생각합니다.

 

김시형_육성프로그램이 있는거네요. 저도 제 후배들이 아야프앙상블에 들어가 있고 참 좋은 프로그램이 많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오늘 듣다보니 이렇게 지원만 해주시잖아요. 그러다보면 음악인들에게 조금 부족한 면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클래식음악인들은 공주, 왕자놀이를 한다.’, ‘최고의 고급취미를 누린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고요. 제가 제일 부러운게 한국영화입니다. 스크린쿼터제를 했기 때문에 한국영화가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라는 겁니다. 저는 항상 창작음악에서도 쿼터제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우리의 창작작품을 4분의 1정도만 같이 연주해준다면 특히 예술의 전당이나 큰 공연장에서 대관을 해줄 때에도 그러한 점을 우선시 해준다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창작과 더불어 연주자들 또한 창작곡을 잘했을 때 독보적인 레퍼토리니까 굉장히 잘했을 경우엔 부각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참 아쉬운 점이 많은데 지금도 말씀해주셨지만 이러한 점에 대해 정말 음악전공도 아닌 행정을 하시는 분으로서 당부를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이종국_연주만 잘하시면 됩니다.(웃음)

 

김시형_홍정기 선생님에게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홍선생님이 담당하는 사업이 ‘내 생애 첫 작품발표회 지원’이라고 하셨잖아요. 대부분 젊은 작곡가이실 텐데 일을 하시면서 그 분들에게서 느낀 점과 젊은 작곡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그분들은 우리가 바라보는 거랑은 다르잖아요. 우리 때는 실적위주의 음악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홍정기_일단 아이디어에 대한 욕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어떤 분께서 지원신청서에 ‘시대가 변했는데 우리가 공연할 때의 관행은 그대로다.’라고 적어주셨더라고요. 그런 괴리감에 대한 인식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더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내고 그런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곡이 좋은지 안 좋은지는 제가 평가할 게 아니라 관객분들이 평가하는 거지만요. 어쨌든 제가 이 사업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점입니다.

 

김시형_맞습니다. 저도 작곡가로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웃음) 그렇다면 이종국 과장님이 생각하실 때 지금 정책이 문화예술에 관련된 특히 클래식음악을 바라보는 위의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종국_제가 2012년부터 아창제를 담당하기 시작했는데요, 사업 파악을 위해 기존의 수많은 회의록을 보면서 뇌리에 강하게 남는 간담회 회의록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많은 음악인분들이 이런 사업은 ‘최소 10년은 지속되어야 하는 사업’ 이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제발 이 사업은 흔들지 않고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아마 10년이란 의미는 상징적으로 최소 이 정도는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안정적으로 진행해야 다음세대에도 연주가 될 우리의 창작곡이 탄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갖춰지지 않을까라는 간절한 바람으로 다가왔습니다. 이건 저희 예술위원회도 깊이 반성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번 정권 바뀌고 기관장 바뀔 때마다 기존에 진행해오던 것은 무시하고 바꾸려고만 하잖아요. 당장 의사결정권자가 보기에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소기의 성과가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당초 계획한 시기까지 기다려주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뭔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바로 결과물이 안 나오잖아요.

 

김시형_제가 기억하기로는 아창제(ARKO한국창작음악제: 우리나라 작곡가들의 혁신적인 창작력과 개척정신이 반영된 참신한 작품들을 발굴하는 음악회)가 되기 전에 한민족창작음악회가 있지 않았습니까?

 

이종국_ 음악협회에서 주관하는 사업으로 알고있습니다.

 

김시형_한민족 창작음악회가 결국 없어졌거든요. 순수예술을 바라보는 관점과 대중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은 정말 달라야 합니다. 저는 순수예술을 보러 오는 단 한명의 관객과 교감하고 이 사람이 다음에 또 찾으면 성공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1000석 규모의 공연을 했을 때 100석밖에 못 채우면 낮은 평가를 받게 되고 이러면서 사업을 더 이상 진행 할 수 없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사회가 지표사회잖아요. 모든 것을 수치화해서 지표로 나오는데 예술은 1등부터 10등을 만들 수 없습니다. 아까 홍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결국 평가는 우리가 하는게 아니거든요. 우리는 제공만 할 뿐이죠. 오늘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혹시 더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이종국_한 가지 있습니다. 예술위원회 직원이 아니라 음악 듣기를 좋아하고 음악계가 지금보다는 더 건강해지고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2015년도 정기공모 사업 중 공연예술행사지원사업에서 (사)한국음악협회가 주관하는 중요한 사업인 대한민국작곡상이 탈락 되었습니다. 충격적이시죠. 왜 탈락이 되었을까요?

 

김시형_제대로 안되어 있으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대한민국작곡상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대학교교수들 사이의 나눠 먹기식의 형태였고 사회기여에 안하는 작곡가들에게 상을 주고 있었고 이거에 따른 후속조치 또한 전혀 없었고. 그래서 언젠가는 한번 이슈화될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이종국_얼마 전 ‘대한민국작곡상 폐지에 대한 음악계의 분노’ 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작곡상은 최초 1977년부터 2004년까지 저희 위원회의 전신인 문예진흥원에서 운영하던 사업이기도 합니다. 당시 심사위원분들도 그렇고 실무자인 저희도 굉장히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그 고심은 다른 의미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사업이 본연의 의미와 앞으로 우리 창작음악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당연히 공모사업에 탈락이 되었다면 누구나 심정적으로도 그렇고, 왜 탈락이 되었는지 그 경위를 확인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그런 반응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음악협회에서는 멀쩡히 잘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작곡상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행정기관에 의해 폐지되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식으로 지금 성명서를 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 사업을 이렇게 나두면 안되겠다고 결정하신 분은 현장에 계신 예술가분들이시고 저희 예술위원회 사무처에서는 결정 안했으니까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음악협회가 성명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심의할 때 ‘이러한 주요 사업의 중요성을 미리 인식시키지 못한 예술위원회에 책임이 있다’ 고 하는 부분에서 오히려 이 사업의 중요성을 너무나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점을 정확히 인식해주셨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정리_김수현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5년 4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이종국(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본부 음악담당 과장)

홍정기(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초공연활성화추진단 사원)

 

이종국(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본부 음악담당 과장)

홍정기(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초공연활성화추진단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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