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초대
군가합창단
열정 없는 삶은 죽음입니다.
“군 시절 추억을 살리고, 건강도 유지하고 무엇보다 재미있어서 좋습니다. 모두 소속은 달라도 군가를 통해 군에 대한 애정을 나눌 수 있어 뿌듯합니다.”
저녁 7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익악기 빌딩 내 아트홀에서 일반 클래식 음악이 아닌 군대에서 나올 법한 군가가 풍부하게 들려온다. 군가합창단의 소리인 것이다. 삼익아트홀에 모인 단원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스트레칭과 발성연습으로 몸을 푼 그들은 자신 있게 군가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군가합창단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인 김효재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50~60대 남성 아마추어 합창단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가는 누구나 불러보았을 것입니다. 젊은 시절, 군대생활은 힘들고 고달팠습니다. 그 당시, 군가를 부르는 것은 서글펐지만, 지금 그 시절을 떠오르면, 추억입니다. 그 당시를 다시 추억하고자 군가를 레퍼토리로 정하게 되었습니다.”_ 김효재(전 청와대 정무수석)
처음 합창단을 시작했을 때는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효재를 포함하여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홍두승, 전 국방부 장관 김태영, 현 국방부 장관 한민구, 대구가톨릭대 음대 명예교수인 이판준 외 5명, 총 10명이 초기 단원들이였다. 연습실이 없었던 그들은 예술의 전당 앞에 있는 연습실 등 서울 곳곳에 있는 연습실을 다니면서 매달 두 번 연습하였다. 그러다 50 여명의 단원이 생기면서 연습실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삼익악기 회장인 김종섭 회장이 작년 하반기부터 매주 월요일 논현동 사옥 삼익 아트홀을 내어주었다.
“2012년말, 지인 4명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김효재(전 청와대 정무수석)가 특별한 제안을 하였습니다. ROTC출신인 저희는 그 제안에 흔쾌히 동의하였습니다. 그것이 군가합창단의 시작 이였습니다. 지인들을 모아 연습하고 실력이 어느 정도 되면 군부대 위문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자는데 의기투합했습니다. 저와 이판준 교수(대구가톨릭음대 명예교수)는 서울대 ROTC 동기입니다. 이판준 교수에게 연락을 했더니 기꺼이 재능 기부하고, 연습을 위해 대구에서 상경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초기에는 연습장소를 구하느라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ROTC 선배인 김종섭 회장(삼익악기 회장)께서 삼익아트홀 공연장을 제공해주었습니다. 합창단은 입회비와 단원들이 매달 내는 회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저희 합창단은 단원 선발시에 음악적인 재질은 특별히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마추어 합창단답게 저희 설립 취지에 동의하고 성실히 연습에 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저희 합창단의 단원이 될 수 있습니다._ 홍두승 단장
기자는 군가합창단의 지휘자인 대구가톨릭대 음대 명예교수 이판준에게 편곡한 곡에 대해서 묻자, 그는 “젊었을 때, 군 생활에서 많이 불렀던 추억이 깃들어있는 군가들의 단순한 멜로디를 다양한 화음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편곡을 시도하여 단순함을 벗어나 즐겁고 힘차게 표현하였습니다. 또한 군가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아리랑과 함께 독도 망발을 일삼는 이웃나라 일본에 대한 조용하고 매우 엄중한 경고의 표시로 독도의 노래를 포함하였으며, 아울러 무궁화 합창곡으로 나라꽃을 사랑하면서 우리 모두가 애국하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곡들로 연주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라고 답하였다.
2007년에 나온 다큐멘터리 영화 ‘로큰롤인생’ 속에 나오는 밴드, 영앳하트(young@heart) 단원들의 평균나이는 81세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의 주택에 살던 노인들이 ‘No we can't 라고 말하는 순간 늙음이 나에게 찾아오는 것이리라.’ 라고 말하며 노래를 부르다가 ‘내 안의 열정’을 발견한다.
“열정 없는 삶은 죽음입니다. ‘영앳하트’처럼 멋지게 살고 싶습니다. ‘영앳하트’의 단원들의 평균나이는 81세 노인들입니다. 이들처럼 ‘노년을 재미있게 보내자’ 라는 생각으로 군가합창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근본적으로 음악은 즐거워야 합니다. 아마추어 음악인들에게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이미 음악이 아닙니다. 연습부터 연주까지 기쁜 마음으로 즐겨야 음악입니다. 아마추어의 뜻은 애호가 또는 동호회입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합창을 하는 것인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음악을 하면 아마추어 합창단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합니다.”_ 김효재
지난 2월,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정년 퇴임식에서 그들은 첫 연습 무대를 가졌다. 50~ 60대의 남성이 부르는 군가에 참석자들은 ‘신선하다’ ‘멋지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용태(전 삼성코닝 대표), 배기충(대림산업 상무), 손재경(호림C&S 사장), 박병일(한국갤럽 상무), 박홍식(전 한솔PNS 사장), 강정호(와이앤씨 부사장), 강진경(대한상공회의소 자문위원), 정혁재(전경련 자문위원), 이상근(내경엔지니어링 사장) 등 재계 인사, 김종완(전 동아일보 부국장, 재외동포재단 이사), 육정수(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 언론계, 김영석(연세대), 목진휴, 홍성걸(국민대), 김병조(국방대), 원종필(건국대), 박종재(광운대), 선상신(대구대) 등 학계 인사뿐만 아니라, 김태영(전 국방부 장관), 한민구(현 국방부 장관, 휴단 중), 이홍기· 권혁순(전 야전군사령관), 이용광, 권태오, 모종화(전 군단장), 양영모, 허일회(전 사단장), 백병기, 이태우, 조병오, 김병기, 이서영, 이상욱(예 육군소장), 장윤화(예 공군소장), 유기섭(예 육군준장), 김규진(예 공군준장) 등 예비역 장성들의 이름도 보인다. 그 외에도 정용준(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가수 이용·이동은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영화 ‘우생순’의 주인공 서울시청 핸드볼 감독 임오경, 최초 여성국제조정심판 이희문이 명예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군가합창단 지휘자는 대구가톨릭대음대 명예교수 이판준 교수와 반주자는 피아니스트 김지훈이다.
‘노년을 재미있게 보내자’라고 이야기 하는 김효재는 “저희 목표는 1년에 2~3번씩 위문공연을 갖는 것입니다. 더 구체적인 목표는 혹시라도 군부대를 위임하고 싶은 기업체가 있다면 같이 힘을 합쳐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또 아직은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앞으로 6.25 전쟁 기념행사 등에서 국립합창단과 협연할 수 있을 정도로 레퍼토리를 늘릴 것입니다 레퍼토리는 군가 말고도 민요, 가요를 군가처럼 편곡해서 부를 예정입니다. 또 앞으로 더 음악을 즐길 것입니다.” 라고 말한다. 덧붙여 지휘자 이판준은 “군가합창단을 통하여 추억의 노래들을 다시 한 번 부르면서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여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삶의 즐거움을 느낄 것입니다.” 라며 자신의 군 생활을 생각하듯 미소를 살포시 지었다.
"단원들 중에는 서로 잘 알던 분들도 있고, 입단하여 처음으로 만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함께 군가 부르는 것이 좋아 이 모임에 가입을 한 것이기에 합창을 통해 즐겁고 아름다운 제2의 인생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글_ 구수진 기자 / 사진_ 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5년 5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사진 좌측부터
첫째 줄
허일회 장군(총무, 전 65사단장), 모종화 장군(전 인사사령관), 육정수(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이홍기 장군(전 3군사령관) 김종완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 최용태 (전 삼성코닝 사장), 백병기 장군(대한항공 우주사업본부 전무), 김효재 교수(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태영 장관(전 국방장관), 홍두승 교수(합창단 단장,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채우석(한국방위산업학회 회장), 임오경(홍보대사 서울시 핸드볼 감독)
둘째 줄
이희문(홍보대사, 여성국제 조정심판), 이동은(가수, 국방FM 진행) 선상신 교수(대구대 초빙교수), 김규진 장군 (전 공군 정훈감), 이상욱 장군(전 37사단장), 권태오 장군(전 수도 군단장), 강정호 (와이엔씨 부사장), 양영모 장군(서울과학기술대 초빙교수), 권두환 장군(보훈처 보훈심사 상임위원), 김병기 장군(전 레바논 대사), 장윤화 장군(전 합참 인사부장), 김병조 교수(총무, 국방대 안보정책학과 교수). 유현국 장군(코트라 감사)
셋째 줄
김지훈(반주자), 원종필 교수(건국대 사회환경공학과 교수), 정용준(현대 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박병일 (한국갤럽 상무), 박관민 (미단시티개발 사장) 박홍식 교수(전 한솔PNS 사장), 이태우 장군(전 육군 인사참모부장), 김흥기 교수(모스크바국립대 초빙교수), 손재경(호림C&S 사장), 강진경(상공회의소 경영자문위원), 배기충( 대림산업 상무), 이판준 교수(전 대구카톨릭대 음악대학 학장)
군가합창단 지휘자 이판준 교수
군가합창단 지휘자 이판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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