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특별대담 - 테너 김충희 & 테너 윤병길 <국립 부산대학교 예체능 실기시간 시수 0.5 단축 안건' 청원에 대하여> / 음악춘추 2018년 7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9. 5. 3. 11:57

특별대담 / 테너 김충희 & 윤병길

'국립 부산대학교 예체능 실기시간 시수 0.5 단축 안건' 청원에 대하여

 

지난 430일부터 한 달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문화/예술/체육/언론 카테고리)'국립 부산대학교 예체능 실기시간 시수 0.5 단축 안건' 청원이 진행되었다. 이 안건 청원은 소청인원 3,938명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 청원은 부산대학교 대학본부의 예체능 시수 변경 추진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다. 국립부산대학교 대학본부는 예체능학과(음악학과, 한국음악학과, 체육교육과)의 실기 수업 시수 기준을 기존 1시간 1시수에서 1시간 0.5시수로 변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수를 변경하게 되면 기존 강사료의 50%가 삭감된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해결 하고, 실기수업에 이론 수업 시수의 절반을 부여한 타과와 형평성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대학 본부의 입장이다.

이에 음악학과 교수들은 기존 시수는 유지하고 강사료를 30% 삭감한 중재안을 제안했으나, 대학본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바른 교육보다는 재정상황만 고려하는 대학본부 측의 입장에 예체능 학과 교수들은 예술의 특수성을 가진 음악과와 한국음악과의 교육과 임용시험 대비를 고려하는 체육교육과 학생들의 실기수업 시수가 축소되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어 온전한 교육을 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예술학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효율성과 경제성만 따지는 대학본부의 주장에 음악춘추는 음악인들의 주장과 입장을 들어본다.

 

일시 : 2018525일 오후 6

장소 : 음악춘추 사무실

참가자: 김충희(부산대 음악학과)

윤병길(전남대 음악학과)

 

국립 부산대학교 예체능 실기시간 시수 0.5 단축 청원개요

최근 지역 거점 국립대학, 부산대학교가 강사료에 대한 재정적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예체능 전공실기 시수를 현재 1.0에서 0.5인 반으로 줄이는 방침을 시행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몇 년 전 부산지역 사립 대학교에서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무용과를 폐지한 데 이어 부산 지역 문화예술의 마지막 보루라고 믿었던 국립대학인 부산대학교까지 예술 말살 교육정책을 시행한다고 하여 교수, 학생, 동문, 지역예술가들로부터 거센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현재 음악과와 한국음악과 및 체육교육과는 전공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전공실기 수업에 11 개인지도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산대학교 본부는 전공의 특성을 인정하지 않고 타 전공 수업들과 비교를 하여 30-100여 명의 학생들을 두고 동시 진행하는 일반 수업방식으로 진행하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1시간에 두 명을 가르치는 12 수업방식을 권고하였으나, 개인 수업 시간이 25분으로 줄어들면 학생들의 원성을 살 것을 예상하여 수업 시간은 50분을 유지하되 현재 2학점 1시수로 되어 있는 전공 실기 과목을 1학점 0.5시수로 줄이는 방안을 20182학기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0.5시수 안이 실행될 경우 시간강사는 강의료가 1/2로 감축될 것이고, 교수 또한 현재도 15-20명으로 포화상태인 클래스 학생 수를 늘려 30-40 여 명을 지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에 교수·강사들은 0.5시수를 한다면, 수업시간 또한 1/225분으로 줄여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 학생들이 이 학교에 다니면서 부여 받는 가장 중요한 전공실기수업을 일주일에 25분 공부하게 될 것입니다.

부산대학교는 이렇게 예체능 전공실기 시수를 줄이는 것이 연 8억 원의 강사료를 줄이는 방안이라고 합니다. 돈으로 대학의 가치와 역할을 따지는 것은 시대를 거스르는 처사이며 4산업 혁명시대를 바라보는 21세기에 대학의 존재 이유를 모르는 무모함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학의 가치는 학문이라는 방법으로 진리를 탐구하여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마지막까지 지켜나가야 할 사명을 가진 곳이라는 데 있습니다. 부산대학교 또한 정치적 권력이나 경제적 부와 같은 가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진리, 자유, 봉사 라는 이념 하에 세워진 곳입니다.

예술은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가치를 입증하는 마지막 수단이며, 예술교육은 단순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하는 교육입니다. 11실기수업을 통하여 그 교육의 목적과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현행 예체능 실기 시수 1.0을 지켜주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출처: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16164

 

1. 등록금에 대한 문제

김충희: 부산대에서 일어나는 문제보다 전반적인 한국음악계에서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하고 싶습니다. 근본적인 문제의 출발은 유럽에서 콘서바토리 아카데미 형식으로 되어 있 음악대학, 음악과가 과거 우리나라가 처음 대학이라는 것을 설립하면서 미국처럼 일반 대학에 들어오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외국의 경우, 학문을 연구할 사람은 대학을 가고, 직업을 바로 갖고자 하는 사람들은 직업교육을 하는 고등학교를 진학한 후 직업을 바로 갖습니다. 독일 같은 경우는 학문을 순수하게 공부하는 Universität가 있고, 대학과 같은 수준의 Hochschule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직(Musik) Hochschule라고 하면, 음악을 직업으로 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배우는 학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학교가 취업의 전 단계로 되어있습니다. 대학교를 평가할 때, 학교 내에서 학문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수업의 내용이 어떻게 되는지를 따지지 않고, 이 학교를 나왔을 때의 취업률을 가장 중요시 합니다.

몇 년 전부터 구조조정을 하면서, 취업률이 가장 낮은 작곡과와 국문학과를 없앤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뉴스에 등장하였습니다. 국문학과, 작곡과는 학교로 인해 취직을 하는 것이 아니고, 순수학문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이와 함께 오늘 우리가 다루어야 할 문제는 강사료, 수업료에 대한 것입니다. 정부에서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동결한다는 약속을 하고, 실제로 3~4년 동안 등록금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학교들이 꽤 있었습니다. 나라에서 부여하는 장학금이 100%라면, 30%는 등록금이 동결된 학교로 먼저 지급되게 된다 합니다. 학교는 등록금을 받아서 운영됩니다. 반면에, 강사료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제가 20년 전에 학교를 졸업하였는데, 그때 제가 내었던 등록금과 지금 국립 대학교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이 비슷합니다. 등록금을 못 올리게 하니 대학본부는 강사료를 줄이려하고, 강사료를 줄이려는 계획에 어느 학교나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가성비가 떨어져 보이는 예체능 계열의 11 수업입니다.

 

2. 시수에 대한 문제

김충희: 학교 운영하면서, 돈 쓸 곳이 많을 것입니다. 건축공사도 해야 하고, 자재비도 매년 올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등록금만 그대로 머물러 있으니, 학교 측에서는 가지고 있는 돈으로 운영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렇게 되어, 타겟이 된 것이 음악과, 한국음악과, 체육교육과 등에 있는 1:1 수업입니다.

대학에서 수업을 관리하고 분류할 때, 시수, 학점, 시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학점은 대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공부해야 할 점수입니다. 과목의 중요도나 전공에서 차지할 비중에 따라서 같은 한 시간이 1학점일 수도 있고, 3학점일 수도 있습니다. 그 학점과 시간을 보았을 때, 강사료가 지불되는 개념을 시수라고 합니다.

인문계 수업이나, 이공계 수업 교수는 강의를 적게는 20~30, 많게는 100~200명에게 합니다. 이공계, 인문계 수업 강사나 교수들도 왜 예술분야 전공실기는 선생 한명이 학생 한명만을 가르치냐고 말합니다. 이것이 오늘날의 문제입니다.

 

윤병길: 예술 교육은 등록금으로부터 오는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김충희: 인문계, 이공계열 교수와 강사는 한 수업에서 여러 명을 가르칩니다. 그런데 전공실기는 한 시간당 한 사람을 가르칩니다. 결국 본부 측은 이것을 시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사람으로 생각하여 가성비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른 학과들은 ‘15명이 한 클래스로 하여 다 같은 노래를 부르면 안되냐’, ‘1:1 수업이 된다면, 2:1도 되지 않느냐라고 합니다. 예술 교육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는 얘기지요. 일반적으로 전공이라는 건 대학에 입학하면서 공부하게 되지만, 예체능 계열은 빠르면 초등학교를 들어가기도 전부터 시작하게 되며, 대학 입학을 위해 점차적으로 그 수준을 높이고 11의 전문 교육을 받아가며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입학 준비도 그렇게 하는데 정작 전문 교육을 받기 위한 대학에서는 그 시간이나 전문성을 줄이려 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윤병길: 1시간을 갖고 2~3명을 하게 되면, 그만큼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줄어듭니다. 여러 명이 모여서 할 수 있는 과목, 전공실기적인 과목에서 학생 마다 가르치는 디테일이 틀립니다. 전공 실기는 디테일함을 하나하나 가르쳐줘서 이 학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과목 클래스는 공통적인 부분을 가지고, 같이 공유를 해서도 충분히 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마다 소리의 색깔, 스타일이 틀리고, 가르쳐야 할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공통적인 방법으로 음악을 가르쳐줄 수 없습니다. 2명이든, 10명이든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전공 실기입니다.

예술 실기는 부족한 부분이 다른 학생들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가르쳐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1:1 레슨이 필요한 것입니다.

 

김충희: 본부 측은 1:1 수업을 2:1이나 3:1 수업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합니다.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1:1 수업을 하되, 시간을 줄이는 것은 어떻겠냐고도 합니다. 50~1시간을 수업을 20~30분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것이 실시되고 있 는 학교도 있습니다.

성악과 학생들은 10분정도 되는 노래를 레슨시간 동안 노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아노과, 기악과 같은 경우, 한 곡이 30분이 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레슨은 아무런 티칭도 없이 한 번 연주하면 수업이 끝납니다. 그보다도 일반적인 학문은 칠판에 적어두고 혹은 실험을 하면서 그 결과가 남아 있지만, 예체능의 움직임이라는 건 그 시간 그 때에 보고 듣는 것을 놓치면 수정을 해줄 수 없습니다. 그것이 11 교육의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따져보면, 선생님들의 피해보다는 학생들의 피해가 더 큽니다. 본인들이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못 받는 것입니다.

 

김충희: 대학 측에서는 학점과 시간이 줄어들면, 결국에 다른 것들을 더 많이 배우면 되지 않느냐고 합니다. 그렇게 학점을 채우라고 합니다. 그런데 전공이 예술인 학생들은 전공 자체를 잘해야 합니다. 그래야 연주가로써의 실력을 인정받고 대학측에서 원하는 취직도 잘 됩니다. 1주일 전체 수업에서 전공수업을 30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학생의 미래를 도와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과, 음악대학의 한 교수가 분반을 받았을 때, 적게는 10명 많게는 20명의 학생들을 받습니다. 결국에 교수 또한 시수를 채우려면 20명 가르치는 사람은 40명의 학생을 받아야 합니다. 학생의 수가 많지 않은 첼로, 플루트인 경우는 학생만으로 기본 시수를 채울 수가 없습니다. 그럼 결국 교수들은 더 과도하게 수업을 맡아서 해야 합니다. 그럼 그 수업들은 어디서 가져와야 합니까? 강사들의 수업을 가져오고, 강사들의 일자리 또한 줄어들겠지요. 또 다른 방안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시간은 50분을 유지하고, 시수를 0.5로 줄인다는 것입니다. 이는 강사료, 교수임금을 노동시간을 유지한 채 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며, 앞 서 말한 현행유지를 할 경우 일주일 수업을 40시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교수가 자기 연구 시간을 포기하며 자가 발전 없이 20-40시간의 수업을 할 수 있을까요?

 

윤병길: 선생들의 입장에서, 2배로 일하고, 월급을 똑같이 받으라는 것입니다.

 

김충희: 이렇게 학교가 바뀌게 된다면, 결국 우리나라의 대학교에서 예술교육은 없어집니다.

 

윤병길: 국립대가 흔들리면 일반 사립대들도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립대가 흔들리지 않아야 학생들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선생님 또한 좋은 환경에서 가르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환경, 좋은 음악가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무시하는 것 같습니다. 베이스가 흔들린다면, 예술자체가 줄어들 것입니다.

 

김충희: 일반인, 공무원들은 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전반적인 예술계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이해를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예술계 베이스 부분을 건드리면 예술계 전체가 무너져버립니다.

 

윤병길: 대학 측에서 들고 오는 자료, 등록금의 기획 등을 본다면, 그곳에는 교육의 질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시수와 시간이 줄어들면, 어느 한 강사나 교수가 나머지 시수를 채우게 됩니다. 그 만큼 강사들의 숫자도 줄어들게 됩니다.

 

김충희: 예를 들어, 한 강사나 교수가 4명의 학생을 받았었다가, 시수를 채우기 위해 8명의 학생들을 받는다면, 학생 4명을 데리고 있던 강사의 일자리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몇 년 전부터 시행하려던 나라의 강사법이 잘 이행되지 않는 이유도 이와 비슷합니다. 강사 몇 몇의 권리를 보장하고 대우를 개선해주는 만큼 이에 선택되지 않은 강사들은 일자리 자체를 잃게 되는 시스템이지요.

 

윤병길: 아이들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강사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김충희: 예산을 줄인 만큼, 실제로 절감의 삭감 효과가 있을까요? 아닙니다. 학생들은 줄어든 만큼 다른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음악인들이 조금 더 단합해야 합니다. 강사, 교수, 현직 음악가 등 예술 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의 음악교육에 대한 부분을 지켜주기 위해 대학 측에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실기 1시간을 지켜야 합니다.

 

3. 문제의 해결

윤병길: 예술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술인들과 대학 측은 서로 소통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교육을 못 받으며, 선생들은 선생들대로 대우를 못 받습니다. 그렇게 되면, 예술의 질은 떨어집니다. 교육의 질이 우선이어야 하는데, 본부와 교육부 측에서는 질보다는 수치를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교육의 질을 신경 쓰지 않아, 현실에 몸담고 있는 예술인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김충희: 대학을 졸업하고 이 사람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라고 생각한다면, 인문계, 이공계열은 현실을 생각하지만, 예술가들은 감성적인 부분을 생각합니다.

 

윤병길: 이공계, 인문계열은 취직률을 갖고 학교의 등급을 매기지만, 예술은 취직률보다 나만의 예술을 생각하며 공부합니다. 그렇게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졸업한 후 유학을 가서 공부합니다.

유학을 다녀온 저는 40세에 귀국하였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대학교를 졸업하여 25~28이라는 나이에 취직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10년 이상 뒤에 일을 하게 됩니다. 사회는 예술과 일반과를 똑같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취직이 아니라, 개인의 재미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술가들은 오랜 시간동안 자신을 갈고 닦아서 빛이 날 정도로 보석을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의대의 일반 전공의 친구를 보면, 그들은 40이라는 나이에 벌써 자리를 잡고 있더라고요. 사회에서 시간적인 부분, 환경적인 부분이 틀리다는 것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예술적인 질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시간적, 경제적인 부분들은 투자하여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사회는 왜 너희들은 다른 학과 같지 않나라고 생각하지 말고, 저희를 다르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 문제점은 해결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라에서 문화예술 쪽에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예산안이 통과가 되면, 삭감이 되는 쪽은 예술 쪽입니다. 그러다 보니, 예술인들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문제가 진행이 되면, 예술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김충희: 우리나라가 문화적 선진국이 되어 예술 계통의 교육을 취업과 돈의 논리에서 분리하여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윤병길: 이탈리아에서 9년 동안 살면서 지내온 시간을 보면, 어느 도시를 가도, 문화적인 부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그만 동네에서도 오페라를 할 정도로 예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을 보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삶의 질을 누리기 위해 노력하지, 다른 것을 그만큼 중요하게 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교육의 질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솔직히, 아이들에게 한 시간을 가르쳐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그 시간을 반으로 줄이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라는 것인지 가슴이 아픕니다.

 

김충희: 대학본부에서는 음대 전공자들을 문화센터 수강생 취급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얘기해도 이해 못하는 대학본부에 비애를 느낍니다. 그리고 나 자신 뿐 아니라 같이 예술 공부를 했을 많은 예술인들이 이러려고 수십년을 준비하고 외국에서 한국인으로 당당하게 예술적 케리어를 만들었는지 슬픔을 느낍니다. 이것은 부산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문제에 대해 다같이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후배 예술가들과 함께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단합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_ 구수진 기자 / 사진_ 김문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