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국립오페라단 단장 임명 문제점 및 한국 오페라 제작 현실
일시: 2014년 2월 10일 오후 6시
장소: 예술의 전당 음악당 지하1층 심포니 카페
진행: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패널: 이강호(라벨라 오페라단 단장,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 위원)
김시형_작년부터 음악춘추에서 음악계의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2015년 3월부터는 각 전공에 대한 대담보다 한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바쁘신 가운데 라벨라 오페라단 단장이면서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계신 이강호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지금 가장 음악계의 가장 큰 이슈인 국립오페라단 단장 임명에 대해 말씀을 나눌까 합니다.
이강호_대한민국 오페라는 1948년에 시작하여 67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오페라단은 공공오페라단과 민간오페라단으로 나눠져 있는데 공공오페라단은 서울시립과 국립오페라단을 지칭하며 나머지 약 120여개의 오페라를 민간오페라단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우리나라 오페라의 역사는 국·공립오페라단에서 이끌어 간 것은 아닙니다. 민간오페라단은 국가의 지원을 거의 못 받는 상태이고 국립오페라단이 유일하게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이제까지 전 정은숙 단장이전에는 단원이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단원들 사이에서 단장이 임명되었습니다. 따라서 누가 추천하는 제도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국립오페라단 단장에 대한 법적기준은 ‘문체부장관이 임명 한다’라는 한 줄로 되어있습니다. 오페라 단원들이 바라는 것은 제대로 된 단장이 와야 한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오페라단 단장이 없는 10개월이라는 긴 공백 기간 동안 단장을 뽑지 않다가 지난 11월에 한예진 단장이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성악과 협회에서 한예진 단장에 대한 자료를 입수하고 70명?80명이 반대서명을 하여 문체부에 전달을 했습니다. 하지만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1월2일에 한예진 단장이 임명된 것입니다. 경험과 오페라제작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단장이 되었기 때문에 문체부에 물었습니다. “어떠한 검증을 거쳐서 한예진이 단장이 되었느냐?”, “누가 추천했느냐?”라고 물었는데 문체부에서는 “나름대로 검증을 했으며, 누가 추천해줬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라는 대답이 왔습니다. 그래서 한예진에 대한 소동이 일어났고 저희는 “그것을 검증하자.”라며 투명한 인선과정에 대해 정식공문을 통해 물었고, 문체부 담당직원과 실무자에게 설명해 달라 말하였지만 전혀 그것에 대한 설명이 없었습니다.“그럼 우리는 비·대위를 결성하겠다. 분명히 이것은 잘못된 인사고 한예진 단장의 철회를 요구하겠다.” 이렇게 오페라인들이 대모를 하는 것은 오페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비·대위를 결성하여 다시 물었지만 똑같은 대답이었습니다. 처음에 문체부에서 한예진 단장은 세계적으로 존경받고 풍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임명했다고 말했지만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한예진 단장은 “오페라 제작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단장자리에서는 못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지켜봐달라는 이야기죠.
김시형_한예진 단장은 본질을 벗어 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 생각으로는 한예진 단장이 돌파구였다면 기자 간담회 때 “나는 부족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까지만 말했어도 괜찮았을 거란 말이죠.
이강호_한예진 단장이 솔직하게 “오페라계에 종사하는 분들을 50명 정도 초대해서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까지 왔습니다. 도와주세요.“ 라고 말했다면 상황이 달라 질 수도 있었겠지요. 한 사람에 대해 개인적으로 공격하고자 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점에서 여러 가지 행보가 잘못되었다. 자진사퇴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김시형_그래도 한예진 단장이 우리나라 음악계의 고질병이 학연과 지연이라며 청사진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그러한 청사진에 대해서는 어떠한 의견이신가요?
이강호_지금까지 국립오페라단은 학연과 지연으로 운영한 적이 없습니다. 실력을 통해 뽑았습니다. 국내 성악가와 국립오페라단은 실질적으로 커다란 관계는 없습니다. 국내 성악가는 거의 조연을 맡는게 거의다고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성악가나 외국성악가들이 주연을 했습니다. 국립오페라단에서는 1년에 5작품을 기본적으로 합니다. 5작품 중에서 한국창작오페라를 하나 하고 나머지 4개의 작품은 지휘자도 연출자도 다 외국인인데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저희가 계속 문제로 제기했는데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습니다.
김시형_문화사대주의인 것 같네요. 현재 세계로 나가서 우리나라 음악가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데 역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음악가들을 안 키운다는 거네요.
이강호_맞습니다. 예를 들면 오페라에서의 우리나라 성악가들은 세계적인데 연출가와 지휘자는 아직 부족한 상태이고. 4작품 중에서 2작품은 세계적인 연출가과 지휘자를 데려오면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작품에서는 국내의 음악인들 중 발굴해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사실상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거죠. 민간 오페라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휘자, 연출가, 성악가를 전부 외국에서 데려옵니다.
김시형_문화예술에서는 돈을 써야 할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물론 외국의 공연을 우리나라에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금액을 가지고 음악계를 키워나가야 합니다.
이강호_굉장히 중요한 지적해주셨습니다. 작년에 예술의 전당에서 예술대상을 만들었는데 그 오페라 대상후보에 3개의 작품 바그너의 「파르지팔」,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푸치니의 「투란도트」가 올라갔습니다. 그중 한 작품만 국내 프로덕션이고 나머지 두작품은 모두 외국인이 공연하였지요. 오페라대상은 국립오페라단의 바그너의 「파르지팔」이 받았습니다. 제작비가 워낙 많이 들어갔으니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파르지팔」은 외국의 작품이지 우리나라의 작품이 아닙니다. 프로덕션 자체가 외국이었으니 헐리우드 영화를 수입한 것과 별반 다른게 없지요. 상을 준다는 자체가 웃긴 겁니다. 게다가 국립오페라단에서 그러한 일을 했고요.
김시형_원점으로 돌아오면요. 결국에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단장이라는 거죠.
이강호_그렇습니다. 지난 국립오페라단 단장들이 임명되어 맨 처음 하는 일이 어떤 오페라들을 무대에 올릴지 설문조사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인기 있었던 몇 작품의 오페라들을 쳇바퀴 돌듯 계속해서 공연합니다. 하다못해 대한민국 5월에 하는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있습니다. 민간오페라단은 4개의 작품을, 국립오페라단은 하나의 작품을 하여 총 5작품이 무대에 올라갑니다. 그때도 민간오페라단과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을 통해 우리나라의 오페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국가의 지원을 받는 국립오페라단이 민간오페라단과 상생하여 한국오페라의 비전을 제시하는 오페라단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 한예진 단장을 데려다 놨다는 거죠.
김시형_한예진 단장의 가장 큰 문제는 뭔가요?
이강호_경력이나 해왔던 일들이 자격미달이라는 겁니다. 또한 한예진 단장이 그동안 인터뷰나 보도를 통해서 한국오페라의 문제가 무엇인지 단 한 번도 제시한 적이 없습니다. 한 번이라도 제시했었다면 “아, 이 사람도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할 텐데 객관적으로 오페라단 단장으로서의 자격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김시형_성악가로서의 영향은 어떤가요?
이강호_괜찮은 성악가죠. 연기도 잘하고 중간정도의 성악가라고 생각합니다.
김시형_그렇다면 지금의 문제는 예술적인 면을 떠나 행정적인 면에서 이야기를 하는 거네요.
이강호_소프라노서의 행적을 가지고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립오페라단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이 이 사람한테는 아무것도 없다는 거죠. 국립오페라단 하나의 그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오페라를 그려놓고 전체를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성악가가 없으면 전 세계에서는 극장이 운영이 안 될 정도인데 세계 제일의 성악가 배출국 대한민국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냐는 겁니다. 우리는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그 자원을 통해 오페라의 산업화와 일자리 창출을 못하느냐는 점이지요. 세계최고는 아니더라도 동북아의 오페라 허브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립오페라단에서는 다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해결하며 다양성을 제시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시형_지금 국립이라고 지칭되어지는 오페라단에서 성악가들에 대한 고용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나요?
이강호_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전 정은숙 단장님이 상근단원을 어느 정도 유지했었습니다. 그런데 후에 이소영 단장이 새로 임명되면서 합창단과 같이 없어졌습니다. 또한 지방에 있는 민간오페라단에 줄 수 있는 작은 음악회라도 그 조차도 주지 않고 국립오페라단이 독점 했습니다. 그러니까 국립오페라단이 민간오페라단이나 대한민국 오페라를 위해서 해준 것은 미비하며 혼자만 잘살려 했다는 점이지요.
김시형_현재 상근직원이 얼마나 되죠?
이강호_행정직원이 40명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인원입니다. 서울시립오페라단의 상근직원이 3명인데 국립오페라단에는 불필요한 인원이 너무 많습니다. 구조조정이 아주 시급한 실정입니다.
김시형_그럼 국립이라는 말에 맞게 서울에서 아닌 지방에서도 연주회가 많이 열리나요?
이강호_지방에서도 조금씩 합니다. 근데 그것도 지자체에 스폰서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김시형_결국 국립이 아니네요. 예술의 전당의 극장오페라단과 다를 게 없네요.
이강호_그렇습니다. 아무의미가 없습니다. 저희가 바라는 것은 예산을 받는 국립오페라단에서 민간오페라단과 상생하여 대한민국의 오페라시장을 주도해주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는 거였습니다.
김시형_국가에서 지원 받는 예산으로 오페라단들이 상생하면서 앞으로의 오페라가 부흥 할 수 있게 되고, 예산을 민간오페라단과 나눠서 오페라를 한다고 해도 숨통이 트일 수 있지 않습니까. 오페라는 박물관 안에 들어가야 하는 장르라고 말하는 예술가도 있거든요. 심지어 지금 뮤지컬한테도 밀리고 있고요. 제가 저번에 이강호 선생님의 글에서 “왜 어려워해야만 하는가?”라는 말을 읽었습니다. 대중화라는 것이 남들이 다 하는게 대중적인 것은 아니거든요. 무언가 사람들한테 다가갈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오페라시장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라보엠」, 「라 트라비아타」등 해오던 오페라만 계속 하니까 지루하고 요즘 트렌드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거죠. 또한 오페라단 무대 자체가 어떻게 보면 성악가들에게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예술가로서 지낼 수 있는 무대가 되어야 하는데 그게 무너진다는게 정말 아쉽습니다. 두 번째로는 한국성악가인데 왜 무대에 세우지 못하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컸습니다.
이강호_제가 재밌는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국가에서 운영하는 모태펀드가 있습니다. 문화펀드의 일종이죠. 제가 자금을 받으려고 거기에 갔습니다. 제가 “이러한 공연을 만들어서 오페라를 하려고 하는데 펀드를 좀 해주십시오.” 라고 말하였는데 대답이 “대단히 죄송한데 오페라는 종목에 없습니다.” 라고 말하더군요. 국가나 정부차원에서 오페라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이 크다는 점입니다.
김시형_이게 바로 국립·시립오페라단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스마트폰 하나 있으면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입니다. 그러다보니 ‘클래식음악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돌파구와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강호_대중성과 예술성은 해결하기 참 어려운 과제이지만 분명 오페라는 변해야 합니다. 우선 오페라를 산업화 시켜야 합니다. 산업화가 안 되면 그냥 박물관에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오페라는 하향산업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왜 이거를 해야만 하느냐.”라고 말하는 예술가들이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오페라인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페라를 산업화 시켜야합니다. 또 오페라는 종합예술로 예술성도 있어서 예술적인 가치가 굉장히 높고 우리의 유산으로 존재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오페라가 재미없어.”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재미없습니다. 왜? 그것은 했던 오페라를 계속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우리만의 대중이 좋아하는 창작 오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베르디가 「리골레토」를 만들었을 때 사람들이 그 오페라를 보고 나가면서 극 중에 나왔던 만토바의 노래를 흥얼거렸다고 합니다. 우리는 베르디의 오페라처럼 흥얼거릴 수 있는, 기억할 수 있는 창작오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럼 대중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김시형_작곡가들도 변해야 하고 사람들의 귀에 들어갈 수 있는 음악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오페라를 구성하는데 베르디, 푸치니, 저의 작품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베르디와 푸치니의 작품에서는 연기력을 평가하는데, 제 작품이 흥미롭고 멜로디도 사람들이 흥얼거리게 된다면 이때부터는 성악가들의 연주력보다는 “이 곡이 좋았어.”라고 말이 나온다는 거죠. 그러다보면 성악가들도 이전에 자주 연주되었던 작품이 아니니 비교에 대한 부담도 덜 가지게 됩니다. 또한 생각의 전환을 통하여 오페라를 상품으로 만들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페라가 상품이 되면 한번만 연주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계속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강호_제가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예를 들면 푸치니의 「라보엠」을 무대에 올렸어요. 올려서 그 산업성은 한정되어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창작품은 컨텐츠로서 엄청난 산업성을 지녔기 때문에 성공하면 그 경제성이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눈을 못 돌립니다. 이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작곡가의 부재라는 겁니다. 이 말은 작곡자가 극을 이해하지 못하고 썼다는 겁니다. 음악은 흘러가는데 연기자는 벌써 연기가 끝났어요. 그러면 그것은 극이 안 되는 거죠. 성악가는 연기가 끝났으니 계속 멈춰있어야 합니다.
김시형_소통의 부재라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이강호_그렇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음악하는 사람들은 음악이 어려워야 좋아합니다. 그래서 작곡가들이 무조성으로 작곡하는데 이것 또한 올드한 트렌드라고 봅니다. 무조성을 현대음악요소라고 본다면 갈등구조나 어떠한 감정 구조에서 나와야지 처음부처 끝까지 나오면 듣기 힘들어진다는 점이지요.
김시형_국립오페라단이 그러한 점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줘서 항상 하던 공연들이 아닌 창작물로 공연을 한다면 민간오페라단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생기고 성악들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요.
이강호_국립오페라단에서 해야 할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작은 극장에서 오페라를 올려 그 안에서 잘하는 사람을 주연으로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럽의 성악 콩쿠르에 80명이 나오는데 60명이 한국 성악가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도 굳이 유학을 가지 않고도 콩쿠르에 나가도 요즘은 다 입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굳이 유학을 갈 필요가 있냐는 거죠. 유럽은 20대 초반이면 무대에 다 데뷔 합니다. 근데 왜 우리나라는 유학을 다녀와야 ‘성악가’라는 칭호를 주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김시형_대학생 중에서도 무대에 올라가면 잘할 수 있는 학생도 많을 텐데요. 결국 화수분시스템이 필요한 거네요. 학교에서의 음악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거든요. 요즘은 대학에서도 음악의 산업화에 눈을 떠야 하지 않나 클래식음악에서의 산업은 ‘오페라’거든요. 그럼 이러한 이야기들은 위에 말씀해보신적이 있나요? 대안을 제시하면서 이렇게 바꿔보자고요.
이강호_누구한테 이야기를 하죠. 문화관광부의 실무자를 비롯하여 오페라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냥 그 사람들은 공무원입니다. 아무도 오페라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요.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어떠한 연결 고리도 없습니다. 다 각개전투입니다.
김시형_그럼 그런 것에 대한 부재도 많이 느끼셨겠네요.
이강호_그렇습니다. “우리는 왜 그런 대우를 못 받을까.”, “왜 우리 밥그릇을 남한테 맡길까.”라는 질문을 한 적도 있습니다.
김시형_우리나라 영화는 스크린 쿼터제로 한국영화를 키워나갔잖아요. 우리나라 스크린쿼터제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영화가 그 자리까지 간 건데 그래서 저도 항상 창작음악에 대한 쿼터제를 주장하며 작곡가들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음악을 현장에 맞게 쓰면 분명히 상품화가 되고 그렇게 된다면 음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오페라단 단장과 이야기 할 수 있지 않나요? 어차피 현재 오페라단 단장으로 임명이 된 상황이잖아요.
이강호_단장이 되었지만 한예진 단장을 인정할 수 없고 일단 대한민국의 성악가들이 수치심을 느끼는 것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역사라는 것이 그냥 이루어 지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어느 정도는 오페라인이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단장이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거죠. 단장이 없는 10개월 동안도 국립오페라단은 잘 운영되었습니다. 굳이 오페라에 대한 대표성과 기대되는 요소가 없는 사람을 데려다 놓았다는 거죠. 이번 기자간담회도 뜬구름 잡기죠. 뭔가를 잘하려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지켜야 될 것만 국립에서 해 달라는 겁니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국내에서 오페라를 만들게 되면 국내 성악가와 스텝, 지휘자들이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게 저희가 바라는 겁니다. 아주 단순한 겁니다.
김시형_만약에 지금 상황에서 한예진 단장이 안내려오고 ‘계속 한다‘라고 가정한다면 이렇게 반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해결책을 가지고 계신건가요?
이강호_해결책은 없습니다. 정부에서 굳이 임기를 채워야 한다고 하면 채워야 하겠죠. 하지만 저희는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일을 하는지 감독을 철저히 해서 잘못된 점들을 이야기 하고 문제제기를 할 것입니다.
김시형_제가 알기로는 국가에서 비·대에서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전혀 반응이 없고 임명안 철회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을 안 하고 있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 어느 정도 선까지 진행하실 건가요?
이강호_저희는 한예진 단장이 내려올 때까지 끝까지 할 겁니다.
김시형_그럼 임기가 끝날 수도 있잖아요.
이강호_끝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끝나도 우리는 한예진 단장에 대해 끝까지 반대 할 겁니다.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의 시정을 확인할 겁니다. 이번에 한예진 단장의 사퇴제기가 저희 오페라인들에게는 자성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시형_어느 정도 대안도 말씀해주셨는데 어떻게 해서든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길 바랍니다. 향후는 어떻게 되나요.
이강호_향후 계획은 법적인 조치를 몇 가지 더 취할 겁니다. 또한 한예진 단장의 사퇴와 상관없이 저희는 한국오페라의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등지려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오페라를 더 발전시키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안도 할 것입니다. 또 압력단체도 만들고 싶습니다.
오페라인이 원하는 방향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또 실현할 생각입니다.
정리_김수현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5년 3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이강호(라벨라 오페라단 단장,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 위원)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이강호(라벨라 오페라단 단장,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이강호(라벨라 오페라단 단장,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 위원)
김시형(명지대 음악학부 교수)
이강호(라벨라 오페라단 단장,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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