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초대 / 트럼페티스트 브루스 C. 배리(Bruce C. Barrie)
서울대학교 기악과에 취임
지난 3월, 그래미 상의 수상자이자 체스트넛 브라스 컴퍼니의 멤버인 트럼펫 연주자 브루스 C. 배리가 서울대학교 교수로 취임했다. 24개 이상의 음반과 책을 통해서 자신의 음악세계와 교육철학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제주국제관악제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유쾌한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학생들을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 자신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십시오.
저는 뉴욕 도시 밖에서 태어났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다녔던 학교에서는 4학년인 9살부터면 한 사람당 하나씩 악기를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음악가들이 학교에 찾아와서 다양한 악기들의 연주를 보여주었는데 그때 제가 듣기에 트럼펫의 연주가 최고라고 느꼈고, 그를 계기로 트럼펫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트럼펫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것이죠. 학교밴드에서 활동하기 시작했고 부모님께서는 제가 더 연주를 더 잘할 수 있게 개인레슨을 시켜주셨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피아노를 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라는 내내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었죠. 그렇다고 해서 라디오나 오디오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챙겨 듣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여름에 퍼레이드가 열리는데, 그곳에서 금관밴드의 좋은 연주를 통해서 음악을 들 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9살에 트럼펫을 시작했을 때, 지금까지 이 악기를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트럼펫이 아닌 다른 악기도 배운 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음악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피아노도 칠 줄 알아야했기 때문에 피아노도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짧지만 클라리넷, 플롯, 색소폰도 연주했지만 결국은 트럼펫이 저를 가장 즐겁게 해주는 악기이기 때문에 전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음악에 영향을 주신 분은 누구인가요?
제가 고등학교 때 뉴욕에서 개인레슨을 받았는데, 그 당시 저를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은 팔이 하나밖에 없는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매우 좋은 선생님이었고 최고의 연주자이었습니다. 그분은 저에게 음악적으로 그리고 저의 생각에도 많은 영향을 주셨고요. 저에게 해주셨던 많은 말씀 중에 최고의 말은 “네가 정말로 원하면, 넌 뭐든 할 수 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그의 삶에선 분명히 많은 어려움과 역경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그 어려움들을 잘 극복하였고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제가 대학갈 나이가 되었을 때 선생님은 공부할 대학과 선생님들 추천해주셨고, 저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저에게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이 3분인데, 그분들은 James Burke, Samuel Krauss, Frank Kaderaek입니다. 이 세분 모두 훌륭한 연주자입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음악적 성향을 가진 좋은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저도 그 영향을 받아서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는 밑거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와 소감
제가 처음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제주국제관악제 콩쿠르 심사와 저희팀 연주를 위해서 입니다. 제가 속한 그룹은 체스트넛 브라스 컴퍼니(Chestnut Brass Company)로, 금관5중주 팀입니다. 저희 팀은 필라델피아에 있는 어느 거리의 이름을 따서 짓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팀의 의 특별한 점은 현대음악의 연주는 물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금관악기들을 수집하고 시대별 악기소리를 재현하는 일들을 통해 고악기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르넷, 내추럴 트럼펫, 키 나팔(keyed bugle) 등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시대에 쓰였던 악기들을 가지고 연주를 합니다.
저는 연주뿐만 아니라 책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2달 전에 나온 이 책은 포레의 곡을 트럼펫 곡으로 편곡하여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트럼펫 연주자들이 연습할 때 피아노 반주가 필요한데, 피아노반주가 CD에 녹음되어 있어 플레이를 하고 혼자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3년 전에 쓴 책은 연습곡 책으로, 매일 연습할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이런 것들이 한국에 알려지게 되었고 10년 동안 5번 정도 제주국제관악제에서 연주를 했습니다. 매번 올 때마다 3~4번의 콘서트를 가졌었고 공영방송에도 출연하였습니다. 그리고 호른전공의 김영률 교수님을 만나게 되어, 때마침 서울대학교 트럼펫 교수직이 공석이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15년 동안 필라델피아에 있는 템플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력서와 그래미에서 녹음한 20개의 CD를 모아서 제출했습니다.
저는 1997년도부터 금관5중주 팀의 멤버로 있었고 미국에 있는 모든 주를 순회하면서 연주를 했습니다. 또한 14개의 나라에서도 연주를 가졌었죠. 이러한 많은 연주경험과 오랜 레슨경험이 쌓이고 이곳에 오기 위한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여 스카이프로 인터뷰를 끝냈고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번년도 3월에 취임하여 1년가량 되었습니다.
***한국 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 학생들은 매우 열심히 연습하고 재능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매우 즐겁습니다. 아직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연주 이외에 연주를 들을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학생들의 실력이 상당한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학교 내에서 금관5중주 연주를 가르쳤고 트롬본 학생들과 트럼펫 학생들의 이중주를 지도 했었습니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재능을 가졌고 평균적인 연주 수준의 학생들도 매우 연주를 잘하지만 그 와중에도 놀라울 정도로 잘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시험들이 학생들을 곤란하고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시험으로 인해서 학생들이 힘들어 보이지만 그만큼 빠른 시일 내에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위클리를 통해서 가끔 학생들의 연주를 듣는데 다들 매우 잘 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학생들과 함께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
저희 학생들은 매우 뛰어나고 이미 연주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졸업한 학생만 해도 이미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양성을 가르쳐 주기 위해 노력하려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문제가 닥쳤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저와 함께 논의하기 위해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모든 학생들이 연습도 열심히 하고 항상 준비된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오케스트라든 어디든 연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가 언제나 열려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타이밍이 맞을 때 학생이 그것을 해낼 수 있게끔 준비시키는 것이 저의 할 일 입니다. 저는 일말의 의심의 여지도 없이 우리 학교 학생들이 훌륭한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펫티스트 브루스 C. 배리(Bruce C. Barrie)
그래미 상의 수상자인 트럼펫 연주자 브루스 C. 배리는 필라델피아의 템플 대학교와 펜실베니아의 웨스트체스터 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현대의 트럼펫을 포함하여 피콜로 트럼펫, 키 나팔(keyed bugle), 색스혼, 내추럴 트럼펫, 코르넷 등을 연주한다. 배리의 연주는 24개 이상의 음반들에서 들어볼 수 있는데, 그가 참여한 앨범들 중 호평을 받은 것들로는 ‘Philadelphia Virtuosi Chamber Music of George Antheil’과 ‘Buxtehude Project’, 그리고 독일 작곡가 마르쿠스 로이터(Markus Reuter)의 ‘Todmorten 513’이 있다.
배리는 미국, 한국,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이슬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교육 및 연주활동을 해왔다. 또한 그는 책 ‘Daily Routines for the Student Trumpet Player’을 저술했으며 가브리엘 포레의 ‘Songs without Words’를 트럼펫 버전으로 편곡해서 출판했다. 배리는 1999년 그래미에서 “Best Classical Crossover”을 수상한 앨범 ‘Hornsmoke : the Music of Peter Schickele’을 연주한 체스트넛 브라스 컴퍼니의 창립 멤버이다.
글_김진실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6년 11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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