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작곡가 장민호 / 음악춘추 2016년 11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7. 5. 22. 18:49

춘추초대 / 작곡가 장민호
뉴미디어음악을 작곡하고 개발하다


디지털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음악소비 또한 그 모습을 바꿔가고 있다. 기존의 공연을 통해 음악을 즐기던 소비자들은 모바일 또는 PC에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즐기고 있다. 이에 발맞춰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을 바꿔 나가고 있는 음악가들이 점차적으로 그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이다. 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 뉴미디어음악과 학과장인 장민호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뉴미디어음악과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뉴미디어 음악은 그 분야가 다양하고 넓어서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새로운 매체이고요. 19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중들에게 음악을 알리는 방법은 공연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1800년대 후반부터 축음기가 발명되면서, 현재에 비해서는 그 퀄리티가 떨어지지만 공연장뿐만 아닌 가정에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점차적으로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서 스튜디오에서 녹음도 이루어지게 되고 엘피판, 테이프, 엠디, CD를 거쳐 지금은 MP3 기반의 스트리밍 구조로 발전 되었습니다. 결국 음악가의 소통 방법에서도 기술 발전과 디지털화로 인해 많은 변화가 있어 왔는데 뉴미디어 음악은 그런 방법 혹은 인터페이스의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활용하는 것이죠. 
전통적인 구조에서 작곡을 한 사람들이 현재의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저희 과에 오는 이유가 악보로 곡을 쓰면 연주자를 섭외해서 연주를 실현하지 않으면 쉽게 대중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죠. 연주비용도 꽤 부담스럽겠고요. 물론 사보프로그램도 있지만 음질이나 연주의 수준이 떨어집니다. 이러한 극복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결국 작곡가들이 자신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들려주기 쉽지 않다는 것이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나타난 것이 컴퓨터를 이용해서 실제 악기를 시뮬레이션하는 MIDI입니다. MIDI를 통해서 대중들과 자신의 음악을 소통하려면 믹싱과 마스터링도 알아야하고 퍼블리싱도 알아야합니다. 또한 소리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수학, 물리학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융합적인 사고방식을 할 수 있어야합니다. 이러한 음악가를 키우는 것이 저희 과의 목적입니다.
많은 분들이 뉴미디어음악이 실용음악이 라는 생각을 하시는데요. 저희 과의 커리큘럼을 보면 화성학, 리하모니제이션, 월드뮤직 , 즉흥반주, 밴드앙상블, 클래식 오케스트레이션, 뮤지컬 제작 같은 음악적인 수업과 기술적인 수업인 믹싱과 마스터링 수업, 레코팅수업, 미디오케스트레이션, 가상악기에 대한 수업이 있고요. 퍼블리싱과 법에 대한 수업인 저작권 수업, 그리고 영상 매체 및 컨텐츠 제작에 대한 1인 컨텐츠 제작 수업까지 다양한 수업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수업들을 통해서 융합형 인간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 테크널러지를 이용하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표현하고 그 음악을 가지고 자신만의 컨텐츠를 만들어 대중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음악가를 배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김대진 선생님 책에 “우리는 앞으로 음악만 잘하는 사람을 뽑지 않는다.”는 줄리어드 학장의 말을 인용한 부분을 읽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고 저의 가치관 맞는다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복합적인 그리고 상업적으로 컨텐츠를 만드는 경쟁력 있는 음악가를 만드는 것이 과의 목적입니다.


***어떻게 뉴미디어음악을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저의 음악적인 DNA가 복잡한편입니다(웃음). 저는 학부를 음악을 전공하지 않고 외국어를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그런 것들이 감사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인물이 요한 세바스찬 바흐입니다. 바흐는 음악을 독학했고 교회를 배경으로 음악을 한 음악가이며, 처치(Church)뮤직을 세큘러(Secular)뮤직보다 더욱 수준 높게 만든 사람이라고 평가 받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 교회에서 반주를 하게 되면서 반주나 교회음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을 전공할 생각은 없었지만 음악을 사랑했습니다. 어릴 때, 요술공주밍키라는 만화영화의 한 장면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인 쇼팽의 「녹턴 2번」을 듣고 반해서 악보를 사서 한곡씩 혼자 연습하였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냐는 질문에 X=YZ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X는 말을 적게하고 Y는 즐기고 Z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는데, 저는 Y에 해당했던거 같아요. 음악을 정말 즐겼고 쇼팽의 음악을 외울 정도로 많이 연습하고 귀로 들으면서 익혔습니다. 당시에는 테이프를 많이 들었었는데, 누나가 선물로 사다준 토마스 바사리, 크리스챤 짐머만의 연주를 들으면서 귀로 듣고 악보를 통해서 익혔습니다.
대학을 진학하게 되었을 때, 음악대학을 갈 형편이 되지 않았고 당시 시대상황상 공산권이 개방되는 시기여서 폴란드어를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물론 쇼팽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기도 했고요(웃음). 학교 다닐 때 리사이틀을 학교에서 연적이 있습니다. 한시간정도 프로그램으로 두 번 정도 했었는데, 그러한 기회를 주신 교수님들께 감사합니다.
또한 기독교 동아리 안에 있는 CCM 밴드를 하면서 신디사이저에 심취하게 되었습니다. 신디사이저는 다양한 음색을 낼 수 있는 악기인데, 당시 시퀀스라고 16개의 트랙을 녹음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콘체르토 악보를 보면서 한 트랙 한 트랙씩 오케스트라의 파트를 녹음하여 오케스트라 반주를 만들고 열심히 피아노를 연습해서 그 반주에 맞추어 피아노 협연을 했었죠.  그것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노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한 것이죠.
또한 컨티네탈 싱어즈라는 미국 기반의  음악 선교단 에서 활동하면서 미국적인 음악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고  군대에서는 군악대에 들어가 브라스 편곡도 많이 하며 배웠습니다. 군대내의 사단교회에서 성가대 지휘도 하였구요 제대한 후에는 오라토리오 합창단 활동을 했었고 사랑의교회 헵시바 찬양단에서도 반주자로 활동했습니다. 당시에 홀리프레이즈라는 챔버를 만들어서 목요 정기 콘서트를 열어서 챔버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그 수익금으로 고아원에 피아노 보내기 운동도 하였고 중국등 국내외 선교 활동도 많이 하였죠. 한번은 온누리 교회 오케스트라와 함께 50여명이 넘는 연주자들이 지하철 역에서 콘서트도 했었습니다. 당시에 악보가 충분하지 않아서 영화 음악을 듣고 카피해서 총보와 파트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클래식 곡 같은 경우 몇 천 정도에 파는 포켓용 총보를 사서 컴퓨터로 총보를 그대로 그리게도 했죠. 컴퓨터로 총보를 그리면 파트보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니까요. 비싼 악보를 구입할 형편이 안되 그랬느데 지금 생각하면 그러한 경험이 좋은 자산이 된 것 같아요. 삶 속에서 음악을 하였죠.
또한 석?박사로 음악을 전공하면서 학교에서 강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습니다. 백석예술대와 숭실대, 서울시립대, 서울장신대, 단국대, 명지대, 청운대, 상명대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커즈와일 신디사이저 대회에서 대상을 타고 잡지에 기고도 하면서 신디사이저에 대한 전문가로 인식되면서 커즈와일과도 인연이 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디동호회 대표인 장태화씨의 도움으로 컴퓨터 음악에 몰입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활동
우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지금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요. 또한 2011년부터 영창악기 특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커즈와일은 신디사이저를 만든 회사인데 영창악기에서 인수하여 운영하다가 2000년도 초반에 현대가 인수를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현대가 음악 관련 회사가 아니다 보니 미국 보스톤에 있는 커즈와일 연구소 연구원들과 소통할 사람이 필요했고 제가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그 일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매니지먼트 일을 하다가 제가 악기도 알고 영어를 하다보니, 보스톤 연구원들과 신뢰가 생겨 개발하는 부분까지 맏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악기의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과 사운드 디자인까지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악기가 Artis ,Artis SE, Forte, Forte SE 라는 신디사이저입니다. 또한 Andante라는 디지털  피아노 개발에도 참여하였고요.
Forte는 세계적으로 큰 악기 박람회에서 시연하기도 하고 TEC 어워드에서 최종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또한 Forte SE는 제가 직접 256개정도 사운드 디자인 작업을 하여서 개발하였습니다.
2001년에는 피아노 연주앨범을 냈고요. 다양한 국내외 행사음악,  영화음악도 참여했었고 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CCM작업도 많이 했습니다. 또한 3년 전부터는 터칭 리더쉽 센터의 정영희 대표가 기획한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럼에서 강연과 음악회를 융합한 해설이 있는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뉴미디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저는 클래식과 실용음악을 양분화 시키지 않고 한 선상에서 다양한 융합 및 상호 보완의 관계로 놓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실용음악을 대중음악으로 한정짓고 장르를 국한 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용음악이라는 용어 자체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영화 음악의 경우 클래식의 기반이 강한데 실용음악이라고 말하기도 힘들지요. 저희 과의 많은 사람들이 현재 국내외의 많은 영화 음악을 담당하거든요. 하지만 그 분들은 전통위에 테크널러지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요즘 학생들의 경우 음악을 너무 편식하는 것 같기도 해요. 특히 클래식은 많이 외면하죠. 최근 대중음악은 패턴위주의 음악이 많고, 재즈의 경우 창의적 감각이 키워지고 귀가 발달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클래식을 공부하면서 더 좋은 기초를 다지면 다양한 음악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가장 좋은 스승은 자신을 감동시키는 음악이라고는 생각하는데 폭넓게 음악을 접하면 음악을 하는 학생들이 더욱 뿌리가 든든한 음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뉴미디어 발전에 대한 이야기
음악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이라는 컨텐츠가 굉장히 저평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대중들에게 발표할 수 있는 융합적인 음악가들이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점점 공연장을 가기 쉽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 기반의 음악이 발달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음악이 발달하게 될 수밖에 없고요. 뉴미디어라는 자체가 계속적으로 변하고 있고 앞으로는 어떻게 변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 모든 체계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계속 활동할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갈수록 더 디지털화 되고 모바일화 될 것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큰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는 각 영역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디지털기반의 테크널러지를 바탕으로 창의성을 가진 사람들이 플랫포옴을 활용하여 많은 수익의 창출과 각 분야의 리더가 되기에 뉴미디어 분야가 더욱 중요한 분야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작곡가 장민호
작곡가 장민호는 보스톤 커즈와일 사운드웨어팀 메니져 역임하고 Kurzweil  Forte, Artis, Artis SE, Forte Se 신디사이저 기획 개발했다. 또한 피아노 연주 음반 '인센스' 출시, 영화 '한경직' 음악 감독(CGV 상영), SBS 다큐멘터리 '소리 없는 세상' 음악 감독 등 영화 및 다큐, 뮤지컬  음악 다수 작곡하였고 뉴욕 카네기홀 , 스코틀랜드 애딘버러 페스티벌 등 작곡 발표하였다. 그가 개발한 악기인 Forte는 미국 2014 TEC AWARDS 전자악기 부분 기술 혁신상 최종 Nominated(Nominees for the 30th Annual NAMM TEC Awards for Outstanding Technical Achievemen)되었다. 현재는 영창 특별고문, 상명대학교 뉴미디어음악과 교수, 한국 뉴미디어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_김진실기자. 사진_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6년 11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김문기의 포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