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테너 심송학 / 음악춘추 2014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4. 6. 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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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테너 심송학
농민정신의 순수함 깃들어 있는 독일가곡과 한국가곡 애창

 

현재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의 교수로 재직(학장 역임)하며 한국가곡회, 대구독일가곡연구회의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지역 음악계의 발전에 헌신을 해온 테너 심송학 선생. 오랜 세월 동안 성악가로서 한결 같은 길을 걸어온 선생은 특히 독일가곡에 깊은 애정을 갖고 연구와 발표에 힘썼다. 그 면면을 살펴보자면, 음반 작업으로는 슈베르트 탄생 200주년, 브람스 서거 100주년 기념 가곡집 CD 제작(독일 하이델베르크, 1997), 음대 입시생을 위한 독일가곡 선집 CD 출반(총 39곡, 음악춘추사, 1998년),  토스티 가곡집 CD 3집 출반(서울 지구레코드사, 2001년), 슈베르트 작곡 「겨울 나그네」 전곡 CD 4집 출반(서울 지구레코드사, 2003년), 슈만 작곡 「시인의 사랑」 전곡 외 30곡 CD 5집 출반(서울 지구레코드사, 2004년)이 있으며, 번역서 『19세기 독일가곡』(음악춘추사, 1998년), 『토스티 가곡 선집』 편찬(음악춘추사 2002년 6월 30일)의 경험도 있다. 그리고 1974년 서울대 음대 콘서트홀에서 가진 첫 독창회에서 슈만의 「시인의 사랑」과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로 정훈모 교수의 정년 퇴임에 바치는 무대를 가진 이래 지금까지 슈만,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볼프, 브람스 등의 작품으로 스물 여섯 번의 독창회를 가졌다.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경북대에서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심송학 선생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수로서 학교 생활을 하는 한편, 독창회를 앞두고 있어 바쁜 가운데에서도 정성스럽게 작성한 인터뷰 답변들을 읽어보니 한결 같은 독일가곡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은사 정훈모 선생에 대한 각별한 애정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독일가곡과 은사 소프라노 정훈모 선생
그 동안 많은 독일 작곡가들의 가곡을 노래한 심송학 선생은 독일가곡의 매력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했다.
“독일가곡에 담긴 자연의 모습을 통한 사랑의 표현 방법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지극히 인간적이고 평범하게 사는 삶으로 인도하지요. 매우 내면적이고 철학적인 표현까지도 말하지만 그것은 모든 욕심을 내려 놓았을 때 인간의 본성으로 음악을 연주해야 감동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심송학 선생이 독일가곡 중에서도 가장 사랑하는 작품은 슈베르트의 농민적 가곡이다. 슈베르트의 인간적 모습은 아직도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추억하게 만든다는 그는, 요즘 특히 괴테의 시에 의한 「방랑자의 밤노래」에서는 느끼는 바가 많다며 말을 이었다.
“슈베르트의 음악을 들으면 삶의 고통으로 힘들 때 마음을 달래주고 위로하며 희망을 갖게 해줍니다. 슈베르트 자신은 아무런 욕심, 그리고 자신의 불행한 운명을 헤쳐 나가려는 의욕도 없이, 그저 묵묵히 순응하며 살았고, 그렇게 작곡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음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심송학 선생이 독일 하이델베르크-만하임 음대에서 리트를 전공하고, 독일가곡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게 된 데에는 서울대 음대 재학 시절 사사해 평생의 은사로 마음속 깊이 존경하고 있는 정훈모 선생의 영향이 크다. 국내 최초의 소프라노인 정훈모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독일가곡 독창회를 개최하고 7번의 독창회를 가진 역사적 인물이다.
심송학 선생은 “정훈모 선생님의 제자로서 특별히 독일가곡의 내면적 분위기에 빠져서 독일가곡을 사랑하게 되었다.”며, “선생님의 퇴임까지 마지막 제자로서 인간적 사랑을 받으며 대학 생활을 하였고, 특별히 선생님께 배운 슈만과 슈베르트의 독일 연가곡에서는 아직도 선생님의 따뜻한 영혼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독일가곡의 정서는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태안의 아름다운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충청남도 촌놈인 저는 진정으로 선생님을 존경했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선생님을 추억하고 살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17회 독창회까지는 꼭 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7회 독창회밖에 못했다’고 늘 서운해 하시며 ‘너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많은 독창회를 해라’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계획을 세워놓고 2년에 한 번씩은 독창회를 꼭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이제 26회 독창회까지 왔네요.”

경북대에서 31년간 후학 양성 및 국제 교류 이끌어
심송학 선생은 1983년부터 경북대에서 31년간 후학을 양성해 왔으며, 오는 8월 31일부로 국립대학교 교수 직을 내려놓는다. 그는 “처음 교수로 부임할 때 마음먹었던 순수한 열정을 늘 기억하며 성실하게 생활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다.”며, “늘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은 음악이 갖는 순수한 정신이었고, 또 대학 때 지도해 주신 소프라노 정훈모 교수님”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에서 정훈모 교수님께 4년간 매우 성실하게 수업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과 저는 교수와 학생관계가 아닌 어머니와 아들 같은 모든 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선생님은 그렇게 저에게 소중한 분이셨고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도록 늘 타일러 주셨습니다.”
지금도 은사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품고 있는 심송학 선생은 지난 2008년에는 정훈모 선생 서거 30주년을 기념하는 추모 독창회를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개최하기도 하였다.
심송학 선생은 “이 곳 경북대 제자들에게 정훈모 선생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것처럼은 아니더라도 인간적인 마음으로 최선을 다 했다고 자부한다.”면서도 “지금 내가 생각하는 나의 교수법을 생각하면 지난 세월 학생들에게 지금 같은 성숙한 교수법으로 지도할 수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순수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많은 인내와 성실함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공부해야 합니다. 늘 자연과 더불어 자신을 반성하고 자연 속에서 더 큰 삶의 철학을 배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음악은 이 사회 속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므로 당연히 사회를 긍정적으로 보고 배워야 하며, 사회를 위해서 음악으로써 언제나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또한 사회 속에서 모범적인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심송학 선생은 1990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경북대와 일본 나가사키 대학과의 교류를 이끌어 낸 주역이기도 하다. 양국을 오가며 학생 30여 명과 교수들이 2박 3일간의 방문에서 합동 연주회, 마스터 클래스 등을 개최해 왔으며, 제20회 한·일 국제교류음악회가 내년에는 경북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런 홈스테이 교류를 통하여 양국간 문화체험을 하고 친목을 도모하는데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일본 대학의 주선으로 일본 문부성 장학금을 받도록 하여 그 동안 약 10여 명이 1년간의 단기 유학생 혜택을 받았다.
“경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상대적으로 서울보다는 여러 다양한 음악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고, 또한 어떠한 자극도 필요한 시점에서 일본 국립 나가사키 대학 교수와의 친분으로 교류를 추진한 것이었습니다. 서양음악을 하는 같은 동양인으로서 서로를 통해 배우고 느껴서 자신의 큰 음악 발전을 모색함은 중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 교수들이 참으로 진실하게 학생들을 지도하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학생들 또한 때묻지 않은 순수한 자세로 교수님을 존경하는 모습에서 먼 세월 제가 교수님께 하던 그런 추억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4년 5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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