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추계예대 음악학부 교수 안희찬 / 음악춘추 2012년 10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0. 11. 11:37

추계예대 음악학부 교수 안희찬
긍정적인 에너지로 학생들과 교류

 

국내에서 가장 왕성한 연주활동을 하는 트럼피터라고 하면 가장 먼저 안희찬을 떠올리는 이가 많을 것이다. 몇몇 교향악단의 수석으로 활동한 한편, 수 차례의 독주회를 가졌으며, 여러 국내외 오케스트라, 관악합주단과 협연했고, 일본의 나고야 음대, 중국의 북경 중앙음악원, 하문대학, 연변대학, 텐진 대학에서 마스터 클래스와 독주회를 개최하는 등 화려한 연주 이력을 자랑하는 그이다. 그리고 현재 코리아브라스콰이어 리더, 코리아브라스퀸텟 리더, 분당윈드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그가 올해 3월부터는 추계예대 강단에서 학생들과 사제의 정을 쌓고 있다.
“선생은 학생들에게 정답을 요구하기보다는 먼저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연구실이 교문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에 연습 소리가 밖에서 잘 들려요. 누구보다도 많이 연습하고 공부해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웃음)”
다양한 음악장르와 연주 영역의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안희찬은 교육자로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며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연주활동에 주력해 오던 제가 교단에 서니 스스로도 어색하고 어려웠습니다. 제가 교수로는 초년병이다 보니 매우 큰 사명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추계예대가 명문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내적 요인은 충분하기 때문에 그 잠재력을 어떻게 키워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가시적인 효과를 보여줌으로써 좋은 방향으로 빨리 발전을 추구하려는 욕심도 있고요.”
추계예대 최초의 금관 전임교수로 선임된 안희찬은 우선 관악 합주 수업을 통해 우선 학생들과 소통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굳어 있다고 판단해 흥미로운 레퍼토리로 수업을 진행했으며, 악기가 아닌 혼성 4부 합창을 하기도 했다. 시창·청음 수업보다 합창이 더 효과적이고, 서로의 연주를 들을 수 있으면 악기 합주는 쉽게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는 학생들이 각자의 기량은 물론 합주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해서 보람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한 안희찬은 추계브라스콰이어를 창단해 학교에서 창단 연주회를 갖고, 그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기 위해 함께 연변국제관악제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들은 또한 대구와 경기도 광주에서 초청 연주를 가졌으며, 이번 달에는 영월에 간다. 특히, 11월에는 그 달 말에 있을 추계윈드오케스트라의 정기 연주회를 앞두고 6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북경에서 연주회를 가질 계획이기도 하다.
“제가 교수로 처음 만난 학생들이고, 특히 4학년과는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좋은 선물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추계예대 역사에 없었던 외국 연주를 계획한 것이지요. 이런 연주를 통해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고, 학교가 명문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쌓은 기반을 바탕으로 학생들과의 외부 연주회를 추진하고 있는 그는 이러한 활동이 학생들에게 “내가 학교를 통해 성장한다”가 아니라 “나를 통해 학교가 성장한다”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유머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친구같은 스승이 되고자 하는 안희찬은 제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지금까지의 학교 분위기를 보다 더 밝게 조성하고, 긍정적인 자세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학생들에게 솔직히 말하기도 했는데, 사실 저는 학창시절 꿈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자’, ‘그 날 정한 숙제는 그날 꼭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매일을 즐겁게 살고자 했습니다. 제가 즐겁지 않으면 하지 않는 성격인데, 트럼펫을 한다는 것이 즐거웠기에 많이 연습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덧붙여 “어떤 학교의 어떤 학생이든 그들의 잠재력을 믿는다”는 그는, 교수의 역할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다가가 소통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내년에 학교에서 독주회를 개최할 안희찬은 새로운 장르의 반주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할 생각이다. 그리고 크리스천을 위한 두 번째 성가곡집도 발매할 예정이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