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베이스 바리톤 신금호 / 음악춘추 2012년 10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0. 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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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바리톤 신금호
의미있는 작품들로 관객과 소통

 

그 동안 몇 차례 신금호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신금호는 ‘베이스 바리톤’이기보다는 주로 오페라 M의 대표, 기획자, 연출자였다. 그렇기에 오페라 M의 멋진 연주자 시리즈의 일환으로 그가 독창회를 갖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낯설면서도 반갑다. 베이스 바리톤 신금호의 독창회가 10월 11일 오후 8시 반포아트홀 M에서 개최된다(피아노 남기혜).


“멋진 연주자 시리즈를 6년째 해오면서 저도 2년마다 한 번씩은 독창회를 했는데, 제가 반포아트홀 M에서 독창회를 갖는 것은 처음이네요. 그 동안 여러 작품을 접했지만 주로 하는 레퍼토리만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작품과는 멀어져 있더라고요. 익숙한 레퍼토리로 무대에 서는 것은 마치 장수가 무딘 칼을 휘두르는 기분이지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칼을 가는 느낌으로, 제가 하고 싶은 곡들로 프로그램을 채워봤습니다.”
그는 그가 이번에 택한 노래들은 아주 오랫동안 묻어놨던 곡, 유학시절 익힌 곡 등 그 동안 무대에서 잘 부르지 않은 곡을 위주로 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무대는 Aria Antiche, French Chanson, English Songs, Wagner Arias로 나뉘어, 프로그램은 G. Bononncini의 「Per la Gloria」, G. F. Handel의 오페라 「Berenice」 중 ‘Si, trai ceppi’, V. Bellini의 「Vaga luna che in argenti」, G. Faure의 「Apres un reve」, J. Martini의 「Plaisir d’amour」, Roger Quilter의 「Go lovely rose」, Vaughan Williams의 「Silent noon」, 바그너의 음악극 「탄호이저」 중 ‘Wie Todesahnung. O du mein holder Abendstern’,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중 ‘Die Frist ist um’이다.
그가 이번 독창회에서 특별히 의미있는 작품으로 꼽은 곡은 바그너의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다. 이는 악마에 영혼을 판 죄로 영원히 바다를 떠도는 벌을 받게 된 유령선의 네덜란드인 선장에 대한 동명의 전설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극 중 주인공인 네덜란드인처럼, 10여 년 전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신금호에게 이 작품은 고통이자 구원과도 같았다.
“영국 유학 시절 두 번째 학교에 학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지원받는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할 당시 목소리의 테크닉을 잃어버려 반년 넘게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하나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되던 노래가 갑자기 안 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즉 슬럼프에 빠진 것이지요.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불렀던 노래가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 나오는 곡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어려워서 부르다가 죽을 거 같은 기분이었다며 웃는 그는 지금도 편하게 이 작품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 연습해 보니 10년 전 기억들이 되살아난단다. 당시 신금호는 이 곡으로 슬럼프를 벗어남은 물론 영국의 오페라 에이전시에 들어가고, 콩쿠르에서도 입상하게 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독창회는 성악가 자신이 하고 싶은 레퍼토리를 선보이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요(웃음). 그래서 저는 자막을 제공하거나, 중간중간 곡에 대한 해설도 곁들여 편안한 음악회로 만들고 싶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오셔서 문화적인 체험을 하고 돌아가시는 무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페라 M의 대표이자 반포아트홀 M의 예술감독인 그는, 지난 7월 ‘신금호와 함께 하는 이탈리아 음악 기행’을 다녀왔으며, 9월에는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에서 연출가로 「팔리아치」를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올 가을에는 반포아트홀 M에서 건강 강좌와 함께 하는 런치 콘서트를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그는 아시아나 기내의 예술잡지인 〈아츠 앤 컬처(Art & Culture)〉에 ‘신금호의 오페라 이야기’를 매월 기고하고 있으며, 자선 음악회에 출연해 재능 기부도 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가 근래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집필 작업이다. 내년 초 출간을 목표로 하여 오페라 칼럼 서적을 준비 중인 그는 대부분의 오페라 관련 서적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과 달리 문화, 음식, 관광, 와인 등 오페라와 융합된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해 실제로 공연에도 응용될 수 있도록 쓰고 있다고 전했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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