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테너 최승태 / 음악춘추 2012년 10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0. 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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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최승태
제자들과 함께 하는 정년 퇴임 기념 음악회

 

국내의 남성 성악 전공자 중에서는 정식으로 처음 독일 유학에 오른 테너 최승태 교수. 연세대 음대 교회음악과를 거쳐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1978년부터 모교에서 후학을 양성(음대 학장 역임)한 그가 지금까지 길러낸 제자의 수만 해도 100여 명이 넘으며, 그 중에는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거나 외국 유명 극장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제자가 많다. 이런 최승태 교수가 내년 2월 정년 퇴임을 앞두고 제자들이 마련한 정년 퇴임 기념 음악회에 출연한다는 소식이다.
10월 2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개최되는 이 날 무대에는 최승태 교수를 비롯해 그의 제자들인 소프라노 김애연, 도희선, 배기남, 양재희, 김경원, 테너 김병호, 박광원, 박상혁, 박웅, 백인수, 안형렬, 이동환, 이장원, 이정원, 조창후, 최상호, 바리톤 김대수, 김종홍, 박병욱, 이영문, 정찬경, 한민권, 베이스 김윤식, 박형하, 그리고 피아니스트 김소강, 이호정, 이현정이 함께 한다.


이 날 무대에서 최승태 교수는 그 동안 좋아하고 즐겨 부른 가곡들 중 슈베르트의 「그대는 나의 안식」, 베토벤의 「아델라이데」, 리스트의 「조상의 무덤」을 노래하며, 그의 제자들은 슈만, 멘델스존, 브람스의 가곡을 비롯해 벨리니의 「청교도」, 비제의 「진주조개 잡이」, 푸치니의 「라 보엠」, 베르디의 「오텔로」, 「돈 카를로」,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운명의 힘」 등의 중창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정년 퇴임 음악회라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정년 퇴임이라는 것은 나이가 되어서 교수 직을 그만 하는 것뿐인데 마치 내 음악이 끝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자들이 이번 음악회를 마련한다고 했을 때 사양하기도 했지만, 자신들의 도리라 생각하나 봅니다. 내가 제자 농사를 잘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하는 제자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긴 한데, 이는 내가 잘 가르쳐서라기보다는 좋은 제자가 내게 왔고, 제자들이 스스로 열심히 하며 끝까지 음악을 하려는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지요.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인데, 음악을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무대에 서 기쁘기도 합니다.”
최승태 교수는 유학 후 지금까지 독일 가곡으로만 서른 번의 독창회를 가졌고, 덕분에 ‘리트의 왕’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그의 독일 가곡 표현법은 모범적이며 탁월한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 독창회는 항상 듣는 사람을 염두에 둬야 하며, 남에게 들려주기 위한 무대, 그리고 자신이 공부하는 무대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한 최승태 교수는 그렇게 봤을 때 서른 번의 독일 가곡 독창회 중 스무 번은 자신을 위한 무대, 그리고 나머지는 대중을 위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4월에도 브람스의 연가곡 「티크에 의한 마겔로네의 사랑 이야기」로 독창회를 가진 바 있다.


“독일 유학시절 오페라와 가곡을 모두 졸업했지만 특히 독일 가곡에 흥미가 많았습니다. 제가 그 동안 독일 가곡만 노래해 왔어도 수많은 독일 가곡의 일부만 했을 뿐이지요. 그리고 그 많은 작품을 다 공부해 보고 싶다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면서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해 노래했고요.”
덧붙여 그는 음량이 풍부하고 특징 있는 소리를 지닌 성악가가 주로 오페라 가수를 하게 되고, 가곡은 어떤 특별한 소리를 정하지 않고도 자기 나름의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 어떤 면에서는 자유스럽고, 음악을 표현하는 폭이 오페라보다 훨씬 넓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곡과 오페라 중에서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가 아니라 자신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스스로 즐기기 위해 독일 가곡을 해 온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9일 독일가곡연구회의 정기 연주회에 출연하며, 10월 4일 독일에서 독창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재작년 독일 하노버에서 독창회를 한 후 재초청 받아 내년 2월에도 같은 무대에 설 예정이다. 특별히 이번에는 한국 가곡과 독일 가곡을 반씩 노래할 계획으로, 그가 음악회에서 한국 가곡을 부르는 것은 처음이다. 최승태 교수는 정년 퇴임 후 문화예술에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 노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동참할 뜻을 갖고 있다.
부인인 오르가니스트 채문경 교수(이화여대 음대)도 내년 2월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으며, 딸인 최세원은 현재 피아노 반주 전공으로 유학 중이다. 그리고 최승태 교수의 동생인 지휘자 최승한 교수(연세대 음대 학장)의 가족 역시 음악 가족을 이루고 있어, 기회가 된다면 함께 가족 음악회를 여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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