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첼리스트 조진영 / 음악춘추 2012년 3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2. 28. 23:48

 

첼리스트 조진영
‘Turning pooint’

 

‘실로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것은,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 삶의 매 순간마다 적용될 수도 있는 의미심장한 단어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또 다른 나를 열어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에...’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는 한 사람으로서 점차 클래식 음악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보고자 전향적인 시리즈 연주의 그 첫 장을 마련하였고, 프로그램도 다양한 형식이 만연하던 20세기의 음악 스타일을 재창조하는 ‘Neo- Classicism’의 영향을 받은 곡들로 구성하였는데요. 저의 음악인생은 물론 음악 역사의 한 전환점을 그리고자 하는 의미로 이번 독주회의 주제를 ‘Turning Point’라고 정하였습니다.


첼리스트 조진영이 ‘Turning Point’라는 부제로 3월 20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프로그램은 드뷔시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스트라빈스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이탈리아 모음곡」, 풀랑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이다.


서정적인 선율로 매력적인 음악세계를 선보이고 있으며, 1990년 부산 독주회를 시작으로 영산아트홀 개관 기념 초청 독주회, 스트라드 초청 Young String Player Series 독주회, New York, Baltimor, Natick, Massachusetts 등지에서의 독주회 등 꾸준히 솔리스트로서의 자리를 다져온 그는 Korean Soloists Ensemble과 부산 심포니에타(BSO)의 수석주자를 역임한 바 있다.


그가 말하는 ‘터닝 포인트’는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생겨난 새로운 음악형식들의 이해를 돕는다, 또는 그 한계점에서 초심으로 돌아가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번 독주회에서 그가 연주할 드뷔시와 스트라빈스키, 풀랑의 곡은 ‘Neo- Classicism’의 일종으로 ‘Neo- Classicism’은 옛 음악으로 돌아가되 현대식으로 해석한다라는 뜻이다. 조진영은 그 시대의 작곡가들이 현대적으로 해석하되 옛 음악을 변형시킨 ‘Neo- Classicism’의 음악들을 레퍼토리로 구성함으로써 프로그램 자체에 전환점이라는 의미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그 동안 트리오 싸이클론 창단 연주회를 비롯하여 실내악 그룹 ‘오감’에서의 활동이 시리즈 음악회를 기획하는데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오감’은 청소년 음악회를 위해 2005년에 창단된 단체로, 음악회에 해설을 가미하며 많은 이들과 소통의 장을 만들어 왔는데요. 제가 대다수의 해설을 맡으면서 관객뿐만 아니라 제 자신도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이러한 계기로 대중과 공감하고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요.”


이번 독주회를 시작으로 대중과 좀 더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음악회를 집중적으로 가질 예정이라는 조진영은 ‘Myostis’(물망초)=‘Forget-Me-Not’을 주제로 유명한 작곡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곡, 그리고 예전에 많이 연주되었지만 현재는 잘 연주되지 않는 곡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또한 오는 4월 해설음악회와 다양한 초청 연주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그는, “해설음악회라 하면 대부분 잘 알려진 곡들을 레퍼토리로 기획하곤 하지요. 저는 현대곡에도 해설을 곁들여 색다른 음향과 음색의 이해를 돕고자 하는데, 이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간다면, 현대곡의 매력을 알리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음악은 어려운 음악이 아닙니다. 간혹 일부 작곡가들의 작곡기법이 낯설다는 것뿐이지, 현대음악이 고전음악보다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지요. 연주자들의 경우를 예로 들면, 고전음악의 작곡가들은 연주자의 몫을 남겨놓고 작곡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주자 자신이 많이 생각하고, 느끼고, 연구해야 하지요. 반면에 현대 작곡가들은 작곡가 자신이 원하는 음악적 표현을 일일이 악보에 기재하기 때문에 작곡가의 의도대로 연주하면 정말 멋있는 곡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은 새로운 표현기법을 배우는 자세를 가지고, 곡을 연주하기에 앞서 곡의 배경과 작곡가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조금 더 노력을 기하기를 바랍니다.”라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

 

글·장혜령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장소협찬 / 한·스트링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