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첼리스트 이강호, 피아니스트 이민영 / 음악춘추 2012년 3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2. 28. 23:41

 

첼리스트 이강호, 피아니스트 이민영
아름다운 음악 인생

 

“사랑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가의 길을 걸으며 서로 영감을 주고 받는 첼리스트 이강호와 피아니스트 이민영 부부의 모습은 아름다운 동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내가 저보다 더 학구적이어서 함께 연주하면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첼리스트들이 주로 하는 레퍼토리, 전통 같은 것이 있는데, 아내는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 작곡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들을 보게 해주기도 합니다.”(첼리스트 이강호)


“좋게 말하면 학구적인 것이고, 사실은 제 고집이 센 거겠지요?(웃음) 예전에는 독주 위주로만 공부했고, 연주 활동도 그랬는데 결혼 후에는 남편과 자주 무대에 오르면서 실내악 연주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호흡을 맞추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많이 편해졌어요. 덕분에 제 실력도 많이 향상되었고요. 음악을 통해 남편과 또다른 커넥션을 느낄 수 있어 좋고, 함께 공부하는 과정이 즐겁습니다.”(피아니스트 이민영)


예일대 대학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그들은 코네티컷 주립대에서 함께 교수로 재직하며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이강호는 2010년 하반기에 한예종 음악원의 교수로 선임되어 영구 귀국했으며, 이민영은 일년 후 한국에 들어 왔다. 그들이 2010년 발매한 음반 『시네마 첼로』와 2011년 발매한 『브람스 첼로 소나타』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이민영은 3월 17일 오후 7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순간과 영원’이라는 부제로 독주회를 갖는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 베토벤에 대한 존경이 담긴 슈베르트의 「알레그레토 다단조 작품915」,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한 「소나타 제20번 가장조 작품959」, 신고전주의적 면모가 듬뿍 담긴 프로코피예프의 「순간의 환영 작품22」, 미국 현대작곡가 리버만의 「Gargoyels 작품29」 등이 연주된다.
“음악을 ‘시간 예술’이라고 하는 것처럼, 연주자는 연주하는 순간마다 원하는 소리와 감정을 표현하고, 청중과 그 순간들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다른 예술과 구분되고,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순간들이 영원으로 승화되는 것 같고요.”(피아니스트 이민영)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떠나 17년간 미국에서 생활했지만 그 동안 한국에서 대 여섯 번 정도 독주회를 가진 이민영은 앞으로는 독주 무대를 꾸준히 갖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지난 해 10월 19일 금호아트홀에서 ‘가을 연가’라는 부제로 독주회를 열었던 이강호 역시 오는 5월 17일 금호아트홀에서 전반부에는 폴 바즐레르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버전으로 편곡한 쿠프랭의 「콘서트 소품」, 드뷔시의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인터메조 L.27」,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스케르초 L.26」,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라단조 L.135」를 연주하며, 후반부에서는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가장도 M8」를 쥘 델사르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버전으로 편곡한 곡을 연주한다. 이는 금호아트홀에서 드뷔시 탄생 15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기획공연인 드뷔시 시리즈의 여섯 번째 무대이다.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를 중심으로 하여, 그의 영향을 받았을 쿠프랭과 프랑크의 작품을 포함시켜 프랑스 음악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이번에 연주할 프랑크의 작품은 아내와 함께 연주해 본 적이 없는데,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저를 괴롭힐지 궁금하네요.(웃음)”(첼리스트 이강호)


이민영은 3월 독주회 외에도 11월에 ‘재회’라는 부제로 한 번 더 독주회를 열 예정이며, 6월부터 7월까지 미국 버몬트 주에서 열리는 Green Mountain Chamber Music Festival에 이강호와 함께 참여하여 연주 및 티칭을 한다.
그리고 이강호는 4월 17일 교향악축제 청주시향의 무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재광과 브람스의 「더블 콘체르토」를, 8월 30일과 31일에는 KBS교향악단 정기 연주회에서 슈트라우스의 「돈 키호테」를 협연하고, Just Vivace Ensemble 연주회(9월 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Tonus Trio 연주회(11월 6일)를 갖는다. 또한 금호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멤버인 그는 6월 7일 링컨 센터 연주를 비롯해 금호아트홀에서 네 차례의 무대에 출연한다.


이강호와 이민영의 두오 무대는 4월 7일 낙원상가 내 ‘멋진 하늘’에서 있을 ‘시네마 첼로’를 비롯해, 5월 10일 강동아트센터 브런치 콘서트, 5월 15일 대전문화회관 브런치 콘서트로 이어지며, 두 차례의 음반 작업도 계획 중이다.

 

글·배주영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