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베이스 박광우, 소프라노 김계현 / 음악춘추 2012년 3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2. 28. 23:53

 

베이스 박광우, 소프라노 김계현
창작가곡으로 청중에게 즐거움 선물

 

그 동안 오페라 「카르멘」을 비롯한 ‘말러 서거 100주년 기념공연’, 오케스트라 협연 등을 통해 환상의 호흡을 자랑해 온 이들이 있다. 3월 22일 오후 8시 반포아트홀 M에서 열리는 오페라 M ‘멋진 연주자 시리즈’에서 베이스 박광우, 소프라노 김계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데, 무대를 앞두고 나눈 그들과의 대화를 지면에 옮겨본다.

프로그램은 이소희의 「풍장」, 윤용하의 「보리밭」, 이흥렬의 「꽃 구름 속에」, 이래근의 「하늘 동생에게」, 「그런 곳에 가고 싶다」, 「그대 따뜻한 눈빛만으로」, 이영조의 「엄마야 누나야」, 이원주의 「베틀노래」, 김성태의 「이별의 노래」 등이다.

 

▶오페라 M ‘멋진 연주자 시리즈’ 3월 무대에 함께 오른 이유가 있다면요.


박광우_ 신금호 선생님의 소개로 이번 ‘멋진 연주자 시리즈’무대에 서게 되었는데요. 관객분들에게 보다 색다른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베이스 혼자 무대를 꾸미기에는 대중성도 떨어질 수 있고, 레퍼토리 구성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온 김계현 선생님과 함께 무대를 마련하게 되었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김계현 선생님과 저의 색깔이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두 개의 다른 소리가 합쳐지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질감을 느끼게 할 법도 한데, 김 선생님과 저는 소리의 색깔이 비슷해 청중에게 편안함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프로그램을 구성하다 보니 듀엣으로 하는 곡이 없어서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김계현_ 그 동안 박광우 선생님과 많은 작업을 해왔지만 리사이틀은 처음이라 기대가 되는데요. 한국 창작가곡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해 설레는 마음이 큽니다.

 

▶프로그램을 한국가곡으로만 구성했는데요.


김계현_ 반포아트홀의 관객들은 대부분 고정적으로 오시는 클래식 마니아 층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보통 프로그램이 가곡과 아리아, 그리고 한국가곡으로 짜여져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노래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과 좋은 한국가곡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박광우 선생님과 함께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을 위주로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박광우_ 네, 레퍼토리가 창작곡으로 이루어져서 ‘난해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실 수도 있는데요. 의외로 관객분들께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구성했고요. 특히 저는 창악회 작곡 콩쿠르 가곡부문 대상 수상곡인 이소희(경원대 재학)의 「풍장」이라는 곡도 노래합니다. 이 곡은 일전에 창악회 결선무대에서 불렀던 노래입니다. 죽음에 대한 70여 개의 시를 각각 다른 관점에서 바라 본 「풍장」은 베이스를 위한 곡으로 작곡하였고, 주제가 ‘죽음’이라고 해서 무겁거나 심각하기보다 해탈의 경지에 다다른 상태를 나타내었다고 하는데, 참 매력있는 곡입니다.
제가 처음 이 곡을 접했을 때는 그저 ‘잘 불러야지!’라는 테크닉적인 부분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시인과 작곡자가 하려고 했던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곡을 대하니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들이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고요. 당시에도 작곡가에게 미안한 마음에 다시 기회가 된다면 이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선보이게 되네요(웃음).

 

김계현_  무대의 첫 시작은 박광우 선생님이 문을 엽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곡, 그리고 김소월 시에 이영조 교수님이 쓰신 서정적인 멜로디의 곡들로 이어지지요. 특별히 저와 박광우 선생님은 작곡가 이래근 선생님의 곡을 3곡씩 노래하는데요. 이래근 교수님께서는 해마다 좋은 창작가곡을 많이 작곡하시고, 성악가들의 음역대와 발음의 상관관계를 배려하여 곡을 쓰셔서 관객분들이 듣기에도 편안하게 들으실 수 있는 곡들이라 생각됩니다(웃음).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박광우_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와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출연할 예정이고, 다양한 창작곡 연주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작곡가 성용원 등 다섯 분이 작업하신 창작 음악극 「비빔밥」에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많은 공부가 되었고, 재미있는 장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도 있었고요. 이러한 창작 음악을 알리는데 좀 더 힘쓰고 싶습니다.

 

김계현_ 저도 역시 오페라를 준비하고 있고, 작년 ‘말러 서거 100주년 기념’처럼 올해도 주제가 있는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Jecohow’라는 엔터테이먼트 사에 소속되어 있는데요. 얼마 전 창단연주를 가졌고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인사드리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박광우 선생님과 저는 청주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연주가 많은편이예요. 덕분에 새로운 분야의 창작 음악들도 많이 접하게 되지요. 앞으로도 어느 한 부분, 한 영역에만 속한 것이 아니라 다방면에서 활동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것이 박광우 선생님과 저의 바람입니다.

 

글·장혜령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베이스 박광우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도독하여 국립 에센 폴크방 음대에서 전문연주자과정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이후 서독일 방송교향합창단 객원단원을 역임하였고, 겔젤 키르헨 오페라하우스에서 정단원으로 2년간 몸담았다. 오페라 「라 보엠」, 「피델리오」, 「피가로의 결혼」 등 20여 편의 오페라에 주·조역으로 출연한 바 있는 그는 현재 서울대, 서원대, 충북예고에 출강하고 있으며, 동시에 독일가곡연구회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소프라노 김계현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마치고 독일 국립 슈투트가르트 MHS에서 KA과정을 밟으며 오라토리오와 리트를 공부했다. 그 동안 슬로바키아 페스티벌 초청콘서트, 북헝가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연주해 온 그는 국내의 경찰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충북도립 오케스트라, 청주시립, 평택시립, 충청필 등과 아리아, 뮤지컬, 가곡 등을 협연한 바 있으며, 「라 트라비아타」, 「돈 조반니」 등의 여러 오페라 주연으로도 출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