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첼리스트 박진영(Angela Park) / 음악춘추 2017년 2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8. 2. 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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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초대 ∥ 첼리스트 박진영
한국과 독일을 넘나드는 연주활동


첼리스트 박진영은 만14세의 나이로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하였다. 그녀는 최근까지 서울시향의 2수석으로 활동하며 한국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쳐왔다. 서울시향에서 활동하던 와중,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객원수석으로 초정되어 서울시향에서 객원수석으로 머무르며 한국과 독일을 넘나들며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진영은 오는 3월 6일 예술의전당에서 귀국독주회를 열어 자신의 음악세계를 한국의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박진영을 만나 서울시향에서의 활동과 독주회 이야기를 들어본다.


독주회에 대한 이야기
3월에는 제가 귀국한지 28개월이 되지만 귀국 독주회는 이번에 처음 열게 됩니다. 사실 귀국하여 여러 차례의 독주회를 도전적인 프로그램으로 해왔었지만, 그 연주들은 연구의 의미가 더욱 깊었습니다. 이번 독주회만큼은 더 캐노닉(canonic) 하면서도 저에게 소중한 레파토리들로 구성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독주회가 되겠습니다. 독주회를 준비하면서 ‘귀국독주회’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의미를 따지다가 조금 시기가 늦어지기는 했지만, 제가 유학하며 배운 것들을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곡 해석이나 연주스타일,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로 꾸미는 무대 같은 것들 말이에요(웃음). 사실 아직은 그 정의를 잘 모르겠지만, 우선 이번 연주를 위해 제 스스로 그렇게 정의를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형식인 무반주곡으로 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싶었지만 귀국독주회가 여태까지 제가 공부한 것들을 폭넓게 들려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150년 정도를 넘나드는 작곡가들의 첼로 곡들을 연주하게 됩니다.


서울시향 이야기
저는 14살 때부터 학교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 학교의 오케스트라는 프로들과 비교가 될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죠. 제가 커티스에 입학했을 때, 제가 너무 어려서 오케스트라에 끼워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근데 당시에 지휘자인 에센바흐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에 막 취임했으니, 저희 학교에 와서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연습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매니저에게 부탁해서 꼭 하고 싶다고 간청했습니다. 저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했듯이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죠. 하지만 운이 좋게 나이 많은 언니 한명이 개인사정으로 빠지게 되면서 제가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4악장부터 리허설을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당시 어마어마한 소리 속에 푹 빠지는 것 같아 너무나 신났습니다. 음악이 시작되면서 현악기의 연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금관파트에서 폭죽같이 터지는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었습니다. 이 엄청난 에너지에 저는 바로 매료 되었습니다. 그런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스케일과 레파토리의 매력에 반하고 학교 밖에서는 스무 살 때부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객원단원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보면 한국에서 음악을 시작한 사람으로서 드문 케이스이기도 할 것예요. 적어도 제가 첼로를 처음 잡은 1996년에는 모두들 장한나나 요요마와 같은 솔로이스트가 되길 원했고, 마치 오케스트라나 실내악을 하기를 원하면 편견을 가진 눈빛을 보냈겠죠. 저도 처음 첼로를 시작했을 때에는 솔로가 아닌 다른 길을 몰랐고요. 그런 한국에 서울시향이라는 국제음악계에서 경쟁력 있는 단체가 있는 것은 음악가로써 자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서울시향 덕분에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도 오케스트라의 진미를 알아보는 것 같아서 뿌듯하고요. 이러한 서울시향에서 단원 공고가 떠서 지원하여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울 시향 객원 수석으로 활동을 바꾸게 된 이유
아시다시피 어느 상황이던 항상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죠. 그리고 어느 직장이든 직장이어서 줄 수 있는 안정과 규칙적인 생활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저처럼 직장에서 하는 일을 즐긴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겠죠. 
하지만 직장이 주는 안정감은 본인의 자유와 교환해야 하죠. 결국에는 본인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가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시향에서, 특히 첼로 파트에서 저를 너무나 따뜻하게 대해 주셨기에 활동을 바꾸게 된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고민하던 찰나에 마침 프랑크프루트 오페라 객원수석 등 독일 쪽에서 새로운 제안을 받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시향에서 이러한 저를 생각해주셔서 필요한 때 함께 연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나는 어떤 연주자인가
기쁨은 나누면 두 배, 슬픔은 나누면 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음악이란 기쁨을 두 배로 하고 슬픔을 반으로 줄이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저의 음악을 듣고 즐겨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그러한 역할을 하는 음악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쁨은 함께 두 배로 누리고, 슬픔을 반으로 나누는 역할이요.


젊은 연주자들(자신 포함)에게 할말, 성공을 하려면.
성공이 본인에게 무엇을 뜻하는지 확실히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보통 성공의 정의를 피라미드의 윗부분, 즉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하지만 소수라는 개념 자체가 굉장히 상대적이에요. 피라미드의 윗부분은 그 아랫부분이 차곡차곡 튼튼히 쌓여야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과 비교로 인해 얻어지는 성공은 비참하다고 생각해요. 비교할 상대가 없어지면 성공도 없어지는 것이 되겠죠. 스스로가 무엇이 중요한지, 자신에게 어떤 것이 성공으로 생각되는지를 비교의식 없이 알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첼리스트 박진영(Angela Park)
2012년 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최고의 연주로 심사위원들로부터 ‘진정한 Musician’ 이라는 평과 함께 준우승과 가장 유망한 한국연주자에게 주어지는 故박성용영재특별상을 수상한 박진영은 이미 미국에서 두 차례에 걸쳐 크리스토프 에센바하의 지휘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미국무대에 데뷔하였다.
만 14세의 나이로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한 그녀는 커티스에서 학사 학위를,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석사학위와 연주자과정을, 그리고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최고연주자과정 (Konzertexamen)을 마쳤다.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TIMF 앙상블, 슈투트가르트 챔버오케스트라 등 다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으며 금호에서 주최하는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 등에 초청되어 다수의 리사이틀을 했고, 오스트리아 짤츠부르크 미라벨 궁전 금호의 밤, 불가리아 문화원 초청 리사이틀, 독일 Bach in Berlin 초청연주 등 유럽과 미국, 그리고 한국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으로 왕성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이화콩쿠르와 KBS 한전콩쿠르를 비롯한 십여 개의 콩쿠르에서 대상 또는 1등을 석권하였으며, 영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와 Gabrielli Cello Competition 등 세계적인 국제콩쿠르에 상위 입상하였다.
실내악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2002년부터 해마다 세계적인 실내악 페스티발에 초청되어 참여하였으며 특히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Marlboro Music Festival에 3년 연속참가 연주하여 Boston Globe지로부터 ‘eft and sophisticated’(능숙하고 지적인)라는 호평을 받으며 2017년 시즌에 상주음악가로 재 초청되어 연주할 예정이다. 안네 소피 무터,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브루노 카니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의 실내악 연주를 통해 음악적 영감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고음악 거장 안너 빌스마의 요청으로 그의 바흐 무반주 조곡에 대한 책을 한글로 번역한 바 있다.
오케스트라에서도 큰 열정이 있는 그녀는 오랜 기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객원단원과 말러쳄버오케스트라 객원수석 그리고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준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최근까지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발탁으로 서울시향 2수석으로 활동했다. 그녀는 외국에서의 활동과 병행하기 위해 서울시향 객원수석으로 머물며 동시에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오케스트라 객원수석으로 초청되어 활동을 한다.
홍성은, 임경미, Orlando Cole, Peter Wiley, Laurence Lesser, Peter Jens Mainz 를 사사하고 Curtis Summer Fest faculty와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재원 강사를 역임한 첼리스트 박진영은 미국에서의 고악기 앙상블인 Gamut Bach Ensemble의 멤버로 필라델피아와 뉴욕에서의 연주가 예정되어있으며, 국내에서는 Cello Project와 첼리스타 첼로 앙상블의 멤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글_ 김진실 기자. 사진_ 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7년 2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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