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월드비전 합창단 지휘자 권영일 / 음악춘추 2017년 2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8. 2. 4. 10:31

월드비전 합창단 지휘자 권영일
합창단에는 소통, 배려, 나눔이 있어야 합니다.


새 노래로 그를 노래하며 즐거운 소리로 공교(工巧)히 연주할찌어다 시편 33:3

1950년 한국의 전쟁고아와 미망인을 돕기 위해 한경직 목사와 밥 피어스 선교사가 창립한 월드비전을 통해 1960년 8월 월드비전 합창단(구/월드비전 선명회 합창단)이 세워졌다. 해외에 있는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시작된 해외 연주는 1978년 영국 BBC 주최 세계합창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외국 음악 전문가들로부터 '천상의 메아리'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소프라노 홍혜경, 강혜정, 카운터테너 이동규 등과 같은 세계적인 음악인을 배출한 월드비전 합창단은 57년의 오랜 전통 위에 새로운 시도와 노력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영상과 함께하는 공연, 퍼포먼스와 연출력을 겸비한 공연을 만들어 가며 합창문화의 수준 높은 장을 열어가고 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고통 받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되어 매년 3,000여명의 아프리카와 제 3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월드비전 합창단의 부산 초청연주는 월드비전 합창단 졸업연주로 기획되었다. 월드비전 합창단 연주반은 중1부터 중3으로 구성되어,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활동하게 되는데, 이번 연주는 중학교 3학년 단원들에게 졸업 전 마지막으로 갖는 홀 연주인 것이다. 올해는 특별히 부산기독교총연합회의 초청을 받아 2월 16일(목)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주를 갖게 된다. 우정출연으로는 작년 졸업연주 때부터 함께한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한다. 프로그램은 작년 한해 월드비전 합창단의 베스트 레퍼토리만 골라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2016년 제11회 헝가리 칸테무스 국제합창제 그랑프리상을 수상했던 이현철의 「Dona Nobis Pacem」, Zoltan Kodaly의 「See the gypsies」, Gyorgy Orban의「Gloria (Mass no.6중)」와 함께 Otmar Macha의 「Hoj, hura, hoj (목동의 노래)」, David J. Elliott의 「Old MacDoodle had a Band (맥두들의 밴드)」 등을 연주한다. 피날레는 월드비전 2016 세계어린이합창제 메인무대와 헝가리 니레지하저 (Nyiregyhaza)의 민속음악경연대회에서 2,000여 명의 청중 투표에서 1등상을 수상했던 이현철 편곡의 「도라지 판타지」를 한국무용과 함께 선보이는 등 부산 관객들에게 수준 높은 합창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될 것이다.
강서구에 위치한 월드비전 합창단 건물에 들어가 보니, 아이들의 노래가 들린다. 지휘자 권영일이 월드비전 합창단의 새로운 상임지휘자로 취임하였다. 그와의 인터뷰를 지면에 담아본다.


동덕여대 교수와 월드비전 상임지휘자가 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성악과 교수로 2015년 임용되어 현재 만 2년째 동덕콘서트콰이어와 동덕레이디스싱어즈를 지휘하며, 지휘법, 화성학, 시창·청음 등 음악이론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강단에 서있는 교수님들을 보며, 음악가로서의 저의 미래를 꿈꾸었듯이 학생들이 저를 보며 ‘미래를 꿈꾸고 상상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임교수로서 첫 걸음을 잘 내딛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좋은 학생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합창지휘를 시작하면서 연습지휘자로 처음 월드비전 합창단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명회합창단으로 불리던 시절, 강서 교육반 지휘자, 연주반 지휘자를 거쳐 현재 상임지휘자가 되기까지 총 3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2016년 3월부터 월드비전 합창단 연주반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졸업생들로 구성된 비전 싱어즈도 함께 지휘하고 있습니다. 또 다섯 개의 지역반 지휘자들과 동역하며 일하고 있으며, 월드비전 합창단의 전체 음악적인 기획 및 연주를 구상하며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 해, 월드비전 합창단에서 2000년도부터 매 3년마다 세계 정상급 청소년 합창단 5~6팀을 초청하여 개최하는 월드비전 2016 세계어린이합창제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바로 헝가리로 건너가 제11회 칸테무스 국제 합창 페스티벌에 참석하여 합창경연대회 그랑프리상을 수상하는 등 기쁘고 감사한 한해였습니다.


지휘를 하실 때 어떤 점을 중점을 두려 하시나요?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제가 관객의 입장이라면, 지금 제가 지휘하는 곡을 공감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관객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음악을 100% 맞출 수 없지만 그 가운데 공통분모를 최대한 맞추기 위해 고민하며 지휘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연주를 준비하면서 단원들과 가능한 많은 대화를 통해 곡에 대한 이해와 감동을 먼저 나누려고 노력합니다. 프로그램을 결정할 때도 조화(blending)와 균형(balance)을 생각하며 특히 ‘tempo rubato' 라는 용어처럼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섞어서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무대를 꾸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어떠한 합창 지휘자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올해로 만 50입니다. 제가 학생 때는 지금 제 나이의 교수님들을 보면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현재 한국합창지휘자협회와 한국교회음악협회 이사로 있지만, 나이로 보면 거의 막내에 속합니다(웃음). 아직은 제 스스로를 어떠한 지휘자라고 말씀드리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지휘자하면 카리스마가 먼저 떠오르잖아요. 저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지휘자로 불리고 싶습니다. 제자들과 합창단원들에게 제가 합창지휘자로서 경험하고 배워왔던 음악적 지식을 함께 공유하며 나누는 지휘자와 스승이 되길 소망합니다. 학교와 합창단에서도 아이들에게 격이 없이 가르쳐 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편하게 잘 따라주더라고요.


합창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합창은 여러 사람들의 마음과 소리를 모아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며, 또한  조화롭고 균형 있는 아름다운 소리와 화음을 만들기 위한 수고와 노력의 열매들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과 큰 감동을 나누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악적인 지식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음악의 기초인 시창?청음, 음악이론 등이 부족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좋은 소리와 하모니를 이루어가는 것과 더불어 이론을 병행하여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합창지휘자로서의 철학
우리 사회가 서로의 인간관계를 맺고 살듯이 합창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하모니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합창에는 소통, 배려, 나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합창은 옆에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하고, 옆에 사람을 위해 내 소리도 줄여야 하고, 옆 사람을 끌고 나가는 힘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인생처럼 서로 같이 공유하는 모습이 합창인 것 같습니다. 합창은 한 마디로 서로 배려와 나눔이 있는 작은 세상입니다.


지휘자 권영일
2016년 월드비전 합창단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권영일은 섬세한 사운드 창조와 명료한 곡 해석 그리고 정확한 바톤 테크닉의 소유자로 감동적이면서 세련된 합창을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지휘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에서 합창지휘와 작곡을 전공하였으며 졸업 후 과천시립어머니합창단 (현/과천시립여성합창단) 초대 상임지휘 및 선명회합창단 (현/월드비전 합창단) 연주반 지휘 등 국내 유수의 합창단을 지휘하였다.
2000년 도미하여 University of Louisville 음악대학 대학원에서 합창지휘와 오케스트라지휘를 전공하였으며, 특히 전액 장학생으로 현재 미국 내 합창지휘자의 리더 중 한명인 Dr. Kent Hatteberg 교수의 지도아래 합창지휘법과 문헌을 그리고 Prof. Kimcherie Lloyd 교수에게 오케스트라 지휘법을 사사하였다. 유학시절 University of Louisville Collegiate Chorale, University of Louisville Symphony Orchestra 그리고 Louisville Youth Orchestra 부지휘자로 수년간 합창 및 오케스트라 경험을 쌓으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지휘하였다.
2005년 5월 귀국하여 월드비전 선명회합창단 (현/월드비전 합창단) 상임지휘 및 수원시립합창단을 객원지휘 하였으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마산시립합창단 (현/창원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였다. 중앙대학교, 협성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한세대학교 및 동덕여자대학교에서 합창 및 합창지휘법을 가르쳤으며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성악과와 한세대학교 일반대학원 합창지휘전공 겸임교수로 재직하였다.
현재 월드비전 합창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성악과 교수로 후학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한국교회음악협회와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글 _ 구수진 기자 / 사진 _ 김문기 부장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7년 2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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