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첼리스트 박노을 / 음악춘추 2012년 12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12. 15.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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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박노을
‘All Beethoven Program’

 

 금호아트홀은 지난 11월 15일부터 한 달간 ‘예술가의 초상’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피아니스트 유영욱,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 바이올리니스트 임재홍, 첼리스트 박노을, 비올리스트 윤진원 등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실력파 음악가 5명의 예술적인 지향점과 이상향이 펼쳐진다.
12월 6일 오후 8시 ‘예술가의 초상’의 네 번째 주자인 첼리스트 박노을이 이번 무대를 위해 아껴두었던 ‘All Beethoven Program’을 꺼내 들었다. 이는 2009년 귀국 독주회로 야심차게 선보였던 ‘The Beethoven Session Ⅰ’의 후속편이기도 하다.


“독일에서 12년을 보냈기에 베토벤은 저에게 친숙한 작곡가였습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귀국 독주회를 한 작곡가의 작품만으로 연주한다는 것이 굉장히 큰 모험을 한 것이더라고요(웃음). 금호아트홀은 특히 현악기에게 편안한 음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아껴두었던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를 주저 없이 꺼내들게 되었습니다. 마침 이번에 피아노를 맡아주신 김정은 선생님께서도 베토벤 음악을 좋아하셔서 더욱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그가 연주할 베토벤의 작품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1번 바장조 작품5/1」, 「제4번 다장조 작품102/1」, 「제5번 라장조 작품102/2」이다. 박노을은 “베토벤의 험난한 인생에 대한 생각은 뒤로 하고 그의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에 녹아들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소망을 전하며, 한 작곡가의 작품만으로 연주되기에 자칫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무대에서 세 작품 각각의 특색을 살려 연주함으로써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첼리스트 박노을의 예술적인 지향점, 이상향은 무엇일까. 그녀는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음악”이라 답했다.
“추구하는 지향점은 저의 상황에 따라, 그리고 생각에 따라 계속해서 변합니다. 가령 과거에는 정답위주의 음악을 추구했습니다. 귀국 독주회 때까지만 해도 제가 배운 것, 제가 옳다고 믿는 것에 청중이 공감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었거든요. 그 동안 변한 것이 있다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청중과 공감대를 이룰 수 있고, 또한 누군가의 동의를 얻고 싶어하는 연주가 아니라 그저 누군가의 마음을 살며시 위로해 주는 연주가 되기를 바라고 있지요.”


박노을은 세계일보, 중앙일보 콩쿠르 입상 및 조선일보 콩쿠르 1위, 한국일보 콩쿠르 대상 등 실력을 인정받은 유망주였다. 이후 서울대 음대 재학 중 뮌헨 국립음대로 건너가 최고연주자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빈 국립음대 솔리스트 과정을 최고점수로 마쳤다. 또한 바르샤바 첼로 국제 콩쿠르 4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명예상, 하이든 국제 콩쿠르 2위 및 청중상 등에 올랐으며, 독일의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객원단원 및 아카데미 단원, 뮌헨 심포니 오케스트라 종신 수석보 첼리스트를 역임하고,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부수석과 싱가포르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첼리스트로 초청된 바 있다. 이렇게 독일에서도 소위 잘나가던 그녀가 귀국을 결정한 것은 남편인 비올리스트 에르완 리샤(강남대 독일바이마르음악학부 교수)가 한국의 파견교수로 발령이 났기 때문이었다.
“독일의 오케스트라는 종신제여서 자리가 나는 일도 드물고, 특히 두 사람이 같은 도시에 자리 잡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2시간 거리의 비교적 가까운 도시에서 오케스트라의 주자로 활동하였기 때문에 부부 연주자로서는 매우 좋은 조건이었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1, 2년만 살다가 다시 독일로 돌아갈 계획이었는데, 저와 남편 모두 한국에 매료되어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그녀는 수원시향 수석 첼리스트이자 금호아트홀 체임버뮤직 소사이어티 객원단원, 코리아나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 단원으로 활동하며, 예술의전당 영재아카데미, 서울예고,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등에 출강하고 있다.
“문득 ‘음악이 먹고사는데 무슨 도움이 되나’라는 생각이 들어 제가 하고 있는 음악이 세상과 동떨어진 일인 것만 같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요. 이것을 전공이나 직업으로만 여기지 않고 저 또한 음악을 즐기게 되고 나니 ‘사람들도 음악을 통해 이러한 위안을 얻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앞으로도 저의 음악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글_박진하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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