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창작 오페라 2013 ‘손양원’ 제4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참가작 / 음악춘추 2013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5. 15. 12:11

뮤직 레이더
창작 오페라 ‘손양원’
제4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참가작

 

2012년 3월, 전체 4일간의 공연이 개막 3일전에 매진되며 성공적으로 세계초연을 마친 창작 오페라 「손양원」. 이 작품의 놀라운 행보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5월에는 총회 설립 100주년 기념 전국목사장로대회 오프닝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고, 6월에는 여수세계박람회의 초청으로 공연을 갖기도 했으며, 10월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창작 사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그리고 올해에는 5월에 개최되는 제4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선정작으로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다. 올해 작곡가 베르디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제4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베르디 작품들이 선정되었으나, 유일한 창작 오페라로 「손양원」이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뜻깊다.
인류 역사에 남겨질 최고의 사랑과 용서를 실천한 민족 지도자 손양원 목사의 일대기를 그린 창작 오페라 「손양원」이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총 4회 공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무대는 예술감독 겸 지휘 이기균, 연출 이회수, 음악감독 장기범을 비롯해 손양원 역의 테너 이동현·정의근·윤병길, 정양순 역의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송윤진·김정미, 손동인 역의 김동원·정재환·양인준, 손동신 역의 바리톤 박찬일·공병우·조상현, 손동희 역의 소프라노 이현정·오미선·정성미, 안재선 역의 바리톤 곽상훈, 한정현 등이 출연하며, CMK교향악단(악장: 김대환), 포천시립합창단(지휘: 박용기)이 함께 한다.

박재훈 박사가 작곡한 창작 오페라 「손양원」의 1막은 손양원 목사가 나병환자촌 애양원에서 목회했던 내용을 그렸으며, 2막은 여수·순천사건에서 손양원의 두 아들 손동인, 손동신이 좌익청년들에 의해 총살당했으나 이들을 죽인 원수를 양자 삼은 용서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4월 중순, 숭실대 근처의 한 카페에서 고려오페라단의 이기균 단장과 작곡가 박재훈 박사, 그리고 극중 손양원 목사의 가족 5명을 인터뷰 자리에서 만나 보았다. 손양원 목사 역의 테너 이동현, 손양원 목사의 아내인 정양순 역의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손양원 목사의 딸인 소프라노 이현정은 작년 초연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손양원 목사의 맏아들 손동인 역의 테너 정재환과 둘째아들 손동신 역의 바리톤 조상현은 올해 새롭게 영입되었다.

 

박재훈_ 「손양원」이 지난 해에 초연되었으나 시간에 쫓겨 작곡한 것이다 보니 작곡가인 저로서는 아쉬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올해에도 아직 완성된 상태는 아니에요.
작년 초연 후 작품에 대한 평을 읽어보았는데 제가 작품에 대해 아쉽게 생각했던 점이 같더라고요. 우선 1막 손양원 목사님이 옥중 생활을 하며 부르는 아리아가 길고 지루한 감이 있어 절반 정도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일반인이 나환자촌을 방문하려면 가운, 장화, 마스크, 장갑을 갖추고 들어가는데, 손양원 목사님은 그런 것 없이 가서 환자들을 자신의 형제 대하듯 했다는 당시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제가 직접 가사를 써서 곡을 붙였어요.
그리고 손양원 목사님은 두 아들이 순교할 당시 다른 교회에서 집회하고 계셨다고 해요. 그래서 집회 도중 소식을 접한 후 방에서 홀로 울면서 하나님을 원망하는 내용의 아리아도 새로 작곡했습니다. 당시 애양원에서 전도사로 함께 사역했으며, 손양원 목사님의 친구이기도 한 이인제 전도사님께서 손양원 목사님이 우는 것을 밖에서 듣고 “동인이와 동신이는 당신의 아들이기 전에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하자 손 목사님이 “나도 알지만 자식을 잃은 아버지로서 눈물이 나는 것을 멈출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해요. 그리고 그것이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란 것을 깨닫는 내용으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신 골고다 언덕을 보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그렸습니다.
또한 동인, 동신을 죽인 안재선의 아리아도 추가되었습니다. “나는 살인자, 죄인이다, 나도 알 수 없는 악의 세력에 휘말려서 죄악을 범했다”는 고백과 함께 “나를 사랑하는 당신은 누구인가”라고 묻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고치는데도 가사를 기다리고 작곡하느라 반년이 걸렸어요. 나도 고생했지만 이기균 단장님도 이 오페라를 위해 많이 고생하고 있지요.

 

이기균_ 작년에는 세계초연이라 백지에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준비했고, 하나님의 은혜로 아주 성공적으로 끝나 감사했습니다.
이 작품은 박재훈 목사님께서 작년 여수 세계 박람회에서 공연하기 위해 작곡하신 것인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첫 공연을 해 큰 관심을 받았어요. 그리고 「손양원」이 아무래도 기독교적인 작품이다 보니 작년 총회 설립 100주년 기념 전국목사장로대회의 오프닝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모이시는 이 행사는 부산 수영로 교회에서 열렸는데, 5,000석인 이 곳에 6,500∼7,000명이 모였답니다. 그리고 여수 세계 박람회 때도 공연 효과를 보았고요.
작년에는 저희가 자체적으로 공연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제4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참가작으로 무대에 올라 뜻깊습니다. 작년에 만든 무대도 좋았지만 올해 새로 무대를 디자인했기 때문에 작년에 이 오페라를 접하셨던 분들도 색다른 무대를 감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연출 면에서도 다른 연출가가 올해 함께 하고요.

 

이동현_ 처음 이 오페라를 접했을 때, ‘내가 과연 손양원 목사님 역을 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에 몰입하며, 그리고 목사님과 관련된 책을 읽고, 직접 애양원을 방문해 그 분의 사진을 보는 등 목사님의 삶을 알면 알수록 내가 이런 훌륭한 분의 역을 맡는 것에 십분의 일이라도 자격이 있나 싶었고, 지금도 그런 마음입니다.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오신 손동희 권사님(손양원 목사의 딸)께서 공연 후 제 손을 잡고 “아버님의 모습을 극중에서 보는 거 같았다”면서 우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 작품은 신앙적인 마음가짐을 정비하지 않고는 임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5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왼쪽부터 조상현, 정재환, 이동현, 이현정, 양송미, 이기균 지휘자, 가운데 박재훈 목사

 

 

 박재훈 목사, 이기균 지휘자

 

오페라 손양원 2012년 공연

 

오페라 손양원 2012년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