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 음악춘추 2013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5. 15. 12:00

춘추초대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경기 필과 ‘작곡가 류재준의 밤’에서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

 

“사실 협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시간적 여유도 없는데다가 처음으로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려니 걱정도 되었습니다. 물론 현대곡은 해석하는 데에 따라서 여러 가지 버전이 나올 수 있는 매력이 있지만 곡을 이해하는 것에 충분한 시간과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 걱정이 무색하게 오케스트라는 충분한 연습을 가져서인지 저와 멋지게 호흡을 맞췄고, 특히 지휘자 구자범 선생님께서는 이번 연주에 공을 많이 들이신 것으로 보였으며, 오케스트라도 진지하고 학구적인 분위기라 제게 여러 면에서 공부가 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서울대 음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기획한 ‘작곡가 류재준의 밤’(4월 6일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에서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협연하여 호평을 받았다. 이 날 무대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국내 작곡가의 창작곡에 집중한 특별한 연주회로, 작곡가 류재준의 대표작 「진혼교향곡」, 「'장미의 이름' 서곡」을 비롯해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이 연주되었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미국 커티스 음대와 줄리어드 음대 대학원 및 맨해튼 음대, 프랑스 파리 국립음악원의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였고, 2000년 뉴욕 Young Concert Artists 국제 오디션에서 450여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승하여 그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뉴욕과 워싱턴에서의 성공적인 데뷔 독주회와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 악단과의 협연으로 현지 평론가와 음악가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국제적인 연주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앙상블 오푸스의 리더를 맡으면서 작곡가 류재준과 여러 차례 음반 작업과 공연을 가졌다는 그는 “공연 후에는 늘 그렇지만 이번 연주를 마치고 나서 제 욕심만큼 충분히 준비하여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는 게 무척 아쉬웠어요. 류재준 선생님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아무래도 현대곡인지라 다루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낭만적인 곡이었죠. 그리고 눈여겨볼 것은 이번 연주에 오케스트라 편성을 굉장히 크게 하셨다는 것인데요, 류재준 선생님께서 추구하신 방향도 바이올린이 혼자 돋보일 때도 있지만 완성도에 있어 오케스트라 파트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좀 더 심포닉하게 쓰시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 곡은 웅장하고 멋진 장면이 많은 곡으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피어난 로망스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네요.”라며 오랜만에 청중과 호흡하는 시간을 가져 기쁘고, 힘들게 준비했지만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과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뿐 아니라 그 동안 작곡가 류재준의 「마림바 퀸텟」, 「피아노 트리오」, 「바이올린 소나타」, 「카프리치오」 등 여러 곡을 연주 및 녹음하였다는 백주영은 계속해서 그의 작품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전한다.
이제는 수많은 무대에 서면서 쌓인 연륜 덕분에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순간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무대에서 연주에 몰입했을 때, 객석의 기(氣)가 본인에게로 흡입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의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고, 그러한 매력에 연주자로서 무대에 오르는 보람과 음악을 하는 이유를 더욱 알게 된다고.
또한 테크니컬한 부분에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건 맞지만, 관객과 공유한다는 느낌은 조용한 선율을 연주할 때이며, 그 때 진정으로 음악을 통해 숨쉬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그는, 흔히 클래식 감상은 조용한 부분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선율부분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다.

 

글_이은정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5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