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 & 이승희 / 음악춘추 2013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3. 5. 22. 18:26

춘추 초대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 & 이승희
음악으로 나누는 우정의 무대

 

중학생 시절 같은 스승의 문하에서 바이올린을 배우며 꿈을 키워나간 두 소녀가 있었다. 그녀들이 그 시절을 떠올릴 때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함께 참가했던 음악 캠프이다. 더운 여름 시골 한옥에서, 낮에는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연습하고, 밤에는 대청마루에 모여 가진 연주회에 대한 기억뿐만이 아니다. 먹다 지칠 정도로 많은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고, 밤에 밖에 있는 화장실에 혼자 가기가 무서워 함께 손을 잡고 갔던 기억 등, 그 시절, 그 나이에만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추억들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후 대학교에 진학하며 서로 다른 곳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면서도 돈독한 우정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오는 6월 2일, 처음으로 함께 선보이는 두오 리사이틀을 앞둔 그녀들은 어느새 풋풋한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설레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가천대 음대 교수, ‘콰르텟 21’ 멤버)와 이승희(미국 센추럴 미시간대학교 교수, 한양대 음대 출강, Lansing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 Arcos Trio 멤버)의 두오 리사이틀이 6월 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무대의 프로그램은 J. M. Leclair의 「Sonate No. 5 for Two Violins」, C. Sinding의 「Serenade No. 2 in A Major, Op. 92 for Two Violins and Piano」, D. Milhaud의 「Sonata for Two Violins and Piano, Op. 15」, M. Moszkowski의 「Suite in g minor for Two Violins and Piano, Op. 71」이다(피아노: 강자연).

 

***이번 두오 리사이틀은 어떻게 계획하게 되었나요?


김현미_ 중학교 때 김남윤 선생을 사사하며 만난 저희는 당시 음악 캠프에 참가하며 촌스러운 옛날을 같이 보냈어요(웃음). 이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첫 음악 캠프라고 할 수 있는데, 김남윤 선생님과 첼리스트 나덕성 선생님께서 공동으로 마련한 것이었지요. 지금처럼 좋은 숙박시설에서 한 것이 아니라 전라도 고창에 있는 민가를 빌려서 했고요.

 

이승희_ 그 캠프에서 김남윤 선생님의 제자였던 오빠들과 함께 피구도 하며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밤에는 캠프 파이어도 했고요.

 

김현미_ 함께 먹고, 자고, 연습하며 나름대로 고생도 했지만 평생의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그때 같이 지냈던 사람들은 삼사십 년이 지난 지금도 만나면 가깝게 느껴져요.
이승희 선생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자주 볼 수 있는 사이는 아닌데, 몇 년 전에 이승희 선생이 한국에서 리사이틀을 해서 수십년 만에 연주하는 것을 보고 반했어요. 그전에도 실력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연주자로서 자기 관리를 잘 하고, 훌륭하게 연주하는 것을 보며 ‘나중에 함께 연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작년에 제가 활동하고 있는 ‘콰르텟 21’의 제2바이올린 주자가 손이 아파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되어 이승희 선생에게 혹시 대신 연주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흔쾌히 한국까지 와주었고, 즐겁게 연주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두오 리사이틀을 하면 좋겠다는 말을 꺼냈는데 마침 이승희 선생이 올해 안식년이라 이번 무대가 성사된 것입니다. 사실 바이올린 두오 리사이틀이 흔치 않고, 외국에서는 형제 바이올리니스트, 부부 바이올리니스트처럼 다른 관계보다 더 특별한 관계인 연주자들이 갖곤 하지요.

 

이승희_ 김현미 선생이 대학교에 다니던 중 유학을 가서 오랜 시간 못 보다가, 저 역시 오랜만에 김 선생의 리사이틀을 보고 같이 연주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친구를 옆에 두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낯간지러운데(웃음) 친구의 연주를 듣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같이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더 특별한 일이잖아요. 마침 이렇게 기회가 되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어떻게 선정하셨나요?


김현미_ 이승희 선생은 바이올린 두오 연주 경험이 몇 번 있지만 저는 전혀 해본 적이 없어서 프로그램 선정에 관해서는 거의 이승희 선생의 의견을 따랐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연주할 작품들이 상당히 길고, 쉽게 연주할 작품들은 아닙니다. 특히 신딩의 작품은 바이올린 두오 레퍼토리 중에 최고로 꼽히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문기 부장

 

- 기사의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음악춘추 2013년 5월호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