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악춘추

지휘자 최혁재 / 음악춘추 2012년 6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5. 3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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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최혁재

외유내강의 젊은 마에스트로

 

현재는 국내 여러 대학에서 지휘를 공부할 수 있지만 불과 십여 년 전 만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지휘자를 꿈꾸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국내 음대의 다른 과에서 수학한 뒤 유학을 가서야 본격적인 지휘 공부가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휘자 최혁재는 달랐다. 1995년 서울대 음대 학부에 신설된 오케스트라 지휘전공 첫 학생으로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 그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 전공 1, 2 디플롬을 취득한 것외에 합창 지휘-오페라 코치를 수료했으며, 현재 추계예대, 수원대에 출강하는 한편, 금천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4살 때 피아노를 시작해 취미로 배워 오다가 사춘기였던 중학생 때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감상했어요. 그 때 카라얀이 지휘하는 모습을 비디오에서 보고 반해 지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지요. 지휘를 하기 위해서는 피아노도 잘 쳐야 해서 서울예고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카라얀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니 '카리스마 넘치고 독단적인 성격'이었다는 알게 되었는데, 자신은 그런 성격이 아니어서 나중에 번스타인을 더 좋아하게 됐다며 웃었다.

 

"서울대의 김덕기 교수님은 오페라, 임헌정 교수님은 오케스트라 지휘에 강하시죠. 저는 김덕기 선생님을 통해 지휘 기초를 닦았고, 임헌정 교수님의 오케스트라 리허설을 보면서 음악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4학년 때는 박세원 교수님께서 이끄신 서울대 오페라 연구소에서도 지휘 경험을 쌓았고요."

 

빈 국립음악대학에서 레오폴트 하거(Leopold Hager)와 우로스 라요비치(Uros Lajovic) 교수를 사사한 그는 유학 초창기에는 스승의 조교였던 요지 유아사에게 지휘를 배우기도 했다. 요지 유아사에게 하드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당시 '한 마디 이상을 지휘해 본 기억이 없다'며 웃은 그는 "덕분에 기초는 확실히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레오폴드 하거 선생님과의 마지막 수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평소에도 수업시간에 단 1분도 늦지 않으셨고, 서너 시간되는 수업시간 동안 대단한 집중력을 보여주셨죠. 마지막 수업 때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5을 리허설하셨는데, 학생 오케스트라를 본인이 원하시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열정적으로 지휘하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는 200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바흐 주간 지휘자에 선정됐고, 2007년 룩셈부르크 필하모니 독일 자선 연주 지휘자로 선정됐다. 룩셈부르크 국립교향악단과 베를리오즈의 오라토리오 아기 예수, 게힝거 칸토라이와 바흐의 요한 수난곡을 연주하는 등 대규모 합창곡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저는 특히 오라토리오에 관심이 많은데, 가까운 일본만 해도 고음악, 종교 음악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국내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레퍼토리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 그런 것이겠지만 국내에서도 교향악단과 합창단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져서 기획 연주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그는 비엔나 캄머 오케스트라, 룩셈부르크 필하모니, 바흐콜레기움 슈트트가르트, 체코 리브레츠 극장 오케스트라, 서울시 오페라단, 부천시향, 원주시향, 울산시향, 필하모니아 코리아, 인씨엠 필하모니 등을 객원지휘했으며, 서울시오페라단 연수 지휘자, 경기필하모니 부지휘자를 역임하기도 했다.

 

"지휘자로서 악보에 충실한 지휘를 하고, 단원들의 신뢰를 받는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까지 독특한 이력의 구자범 선생님이 이끄시는 경기 필에서 활동하며 개성있는 연주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요. 저는 지휘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기초를 충실히 다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다른 음악적 경험 없이 처음부터 지휘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지휘를 하기 위해서는 피아노, 작곡 등의 공부가 충분히 되어 있어야 합니다. 지휘 공부를 일찍 시작하려 하기보다는 음악적 기초를 더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가 20106월 창단 때부터 이끌고 있는 금천교향악단(단장: 신지훈)은 연 6회 이상의 정기 연주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서울시 허가 등록된 비영리 민간 단체로 문화소외계층의 벽을 허물고자 금천구 소재의 사회복지시설, 학교, 병원 등을 방문하여 ?찾아가는 음악회?를 갖기도 했다. 또한 교육사업으로는 아동 정서발달에 도움을 주는 엘 시스테마 제공 기관으로서 독산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운영을 지원하고, 20112012년 보건복지부와 금천구청 주관 사업인 '금천 아이 사랑 클래식 케어링'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배주영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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